대학교 1학년 때 교양 수업으로 마케팅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다. 의류 관련 수업도 듣기는 했지만, 패션 마케팅은 마케팅 분야 중 특수한 분야라 별도로 공부해본 기억은 없다. 하지만 평소에도 계속 입는 것이 옷이고, 워낙 인터넷에 패션 관련 사이트들도 많다보니 과연 이런 마케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러던 와중에 굉장히 매력적인 제목을 가진 책이 나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학교에서 듣는 마케팅 수업과는 조금 차별화 된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름대로 의욕적으로 책읽기를 시작했다. 일단 이 책을 다 읽은 느낌은, 학교에서 배우던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다. 물론 딱딱한 교과서는 절대로 아니고, 초보자도 혼자서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책의 내용들은 대학교 1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배우는 패션 마케팅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실 좀 더 실질적인 패션 시장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다. 그래도 제대로 패션 마케팅에 대해서 개념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었고, 실전에서 어떤 이론들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정리가 된 것도 사실이다. 만약에 이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이론적으로 확실하게 정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도 이 책보다 더 쉽고 정확하게 쓰여진 책도 드물 듯 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패션 마케팅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케팅의 기본 개념만은 확실하게 잡고 갈 수 있다. 고등학교 참고서로 따진다면 내가 고등학교 때 한창 인기를 누리던 '누드 교과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전문가가 제대로 이해를 한 상태에서 어려운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은 좀 더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패션을 다룬 책 답게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과 내부 편집도 인상적이다. 물론 내부의 도판도 모두 컬러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는데 편안했다. 다양한 도표 자료와 실제 마케팅 사례들도 참고해 볼만 하다. 덕분에 어려운 내용들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사실 알고 보면 마케팅이라는 것도 사람들의 구매욕구와 소비심리를 어떻게 자극하느냐의 방법을 연구한 이론이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공통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패션 상품이라는 것은 필수재와는 다르게 하나를 가지고 있어도 또 다른 하나를 구입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서 마케팅만 제대로 하면 많은 돈을 벌 수도 있다. 물론 자원의 낭비를 막아야 하겠지만,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일은 상부상조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옷을 구입할 때 디자인을 바탕으로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알고보면 마케팅 효과에 의해 구입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시장에서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고 마케팅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두는 것도 꽤 재미있는 상식이 될 것이다. 쉬운 패션 마케팅 이론 서적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