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게리와의 대화 - 어느 복잡한 천재 건축가와의 유쾌한 만남 닮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wannabe series 1
바버라 아이젠버그 지음, 이상근 옮김 / 위즈덤피플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프랭크 게리라고 하면 현대의 유명한 건축가 중의 한 사람이다. 물론 이 사람의 이름을 알지 못하더라도 그가 지은 디즈니 음악홀이나 구겐하임 미술관은 사진에서나마 본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직선형을 가진 건물과는 달리 그의 건축은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해지는 불규칙적인 곡선의 형태를 띄고 있다. 지금 게리의 사무실에서는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의 사무실도 그가 만든 건축물과 같이 정돈되지 않은 혼란함이 현존하고 있었다. 아마도 건축가의 생각과 그가 만든 건축물은 닮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필연적인 관계인 듯 하다. 미국에서 그가 만든 건축물을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로 보고도 상당히 놀라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보통 건축물과 건축가를 다룬 책을 보면 조금 딱딱하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건축물들은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건축가들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르다. 프랭크 게리와 인터뷰를 하는 사람간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좀 더 친근하게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형태를 갖추지 못한 건축물은 효율이 떨어진다. 외부와 접촉하는 면이 많아서 그만큼 건물의 에너지를 밖으로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만 보았을 때는 확실히 다른 건물들과 구별이 되기 때문에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건물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그의 능력 덕분에 좀 더 유명해지지 않았나 싶다. 아마 프랭크 게리가 아니라면 이런 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미 그의 스타일로 굳혀졌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사람이 그의 디자인과 비슷한 건물을 지으면 그저 2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건물을 설계할 때 그가 그린 스케치들도 함께 실려있는데, 솔직히 나는 이 스케치를 보고 건물의 형태를 전혀 상상할 수가 없다. 하지만 완성품을 보면 개성있고, 볼륨감있는 건물이 되어 무척이나 신기하다. 건축을 배우기는 했으나,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그가 이 인터뷰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이 예술쪽에 더 가깝다. 사용하는 사람을 배려하기는 하지만 그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 있어서 그의 건축을 볼 때마다 매스의 미학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사람같다. 이런 건축가는 다른 사람의 것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나중에는 어떤 것을 차용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만큼 건축가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일게다.

 

인터뷰 내용이 프랭크 게리의 생애 시기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시기별로 그가 했던 생각이라든지, 건축물의 유래 등 다양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들을 수 있다.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참고해볼만 하다. 또한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컨셉을 풀어가는지에 대해서 방법 또한 엿볼 수 있으니 좋은 공부가 되겠다. 유명한 건축가의 생각을 꼼꼼하게 읽어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 건축학도나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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