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 휴먼 스페이스의 기하학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후루야마 마사오 지음, 김미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안도 다다오 라고 하면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는 건축가 중의 한 사람이다. 일본인으로서 건축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지 않고 전문 복서로 활동을 하다가 건축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이력도 무척이나 독특하다. 아무튼 극도로 장식을 절제하는 그의 건축은 다른 건축가의 작품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가장 깊이 남아있는 건축물 중의 하나가 '빛의 교회' 일텐데, 그러한 인지도 때문인지 이 책의 표지도 해당 교회의 내부 사진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책의 뒷표지에는 그의 얼굴 사진이 아주 크게 들어가 있다. 아마도 안도 다다오의 건축 세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멋진 책이기 때문에 이러한 디자인을 취한 듯 싶다.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는 타셴으로 예술서적으로 상당히 유명하기도 하다. 그래서 스케치 작업이나 상세한 디테일도 중간중간에 들어가 있는 것이 꽤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안도 다다오의 이름을 많이 알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그의 약력이나 작품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니 간단하게 그의 이력과 작품세계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일단 이 책의 구성은 그의 일대기와 작품위주의 설명으로 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사진을 보니 참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의 건축 디자인을 보면 차가운 철근 콘크리트로 마감을 한 경우가 많아서 상당히 엄격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상상되었으나, 실제로 사진을 보았을 때는 순박해보이는 것이 약간은 의외였다. 그래도 소박해보이는 인상은 극도의 절제미를 갖춘 그의 건축물과 많이 닮은 것 같다. 그의 이력을 소개한 후에는 연대순으로 그의 작품이 모두 컬러 도판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작은 건물은 무시를 하고 가장 대표적이라고 생각될 만한 작품을 위주로 실어놓았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뒤 쪽에는 그의 작품이 있는 장소들이 표시된 지도도 함께 실려 있어서 나중에 안도 다다오 작품을 주제로 여행을 할 사람이라면 참 많은 도움이 되겠다.

 

모더니즘이 극도로 성행하던 시대에는 새로운 샛별로 인정을 받을 만한 그의 디자인이다. 물론 건축가마다 자신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그의 디자인 형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는 하지만, 이 건물을 사용하는데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소요되는 건축물이라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다. 단순히 콘크리트로만 마감을 하면 단열재가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콘크리트 자제만으로의 열로는 내부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대규모의 난방이 필요한 건물은 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겠다. 건물 소개에서 나오는 글들은 그 건물의 형태와 클라이언트의 요구, 그리고 감상하는 사람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도 그런 천편일률적인 소개가 들어가 있는 점은 조금 아쉽다. 물론 디자인의 영역에서만 건물을 다루었기 때문에 읽기 쉽기는 하지만, 사용자적인 입장에서 쾌적성도 다루었다면 좀 더 심도있는 작품집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건축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건축세계를 만든 건축가로서 그의 아이디어는 훌륭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다룬 책도 많이 나와있기도 하다. 하지만 비전문가나 전문가 모두 두꺼운 책을 읽기에는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아닌 이상 어렵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일단 그의 작품에 대한 간략한 이해라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딱 적당한 두께와 크기를 가지고 있다.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그의 작품을 생생하게 사진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건축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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