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내면에 있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단순히 사회적인 영향 때문만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면 과연 그런 유전자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아직 아이가 없고 가임기에 있는 여성으로서 이런 주제는 무척 흥미롭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불안 유전자가 발생하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지 궁금했다. 

일단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의 성향은 정해지기 시작한다. 임산부가 임신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감을 느끼면 태아도 그런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전달받아서 나중에 항상 불안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가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임신 기간동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한 번 유전자가 발현되면 그것은 그 아이에게 평생 짊어지고 갈 숙제를 주는 셈이니 말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의 말씀에 따르면 임산부는 항상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해야한다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다. 

또한 생후 1년은 아이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무척 중요한 기간인데, 이 기간동안 제대로 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아이에게 불안 유전자가 생긴다. 이미 태어났다고 해서 유전자 생성이 끝난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들이 생성된다. 따라서 갓난 아기들에게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지속적인 사랑을 주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주변의 도움을 꼭 받을 것을 추천한다. 육아 도우미나 조부모, 사회 기관 등 부모가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뿐만이 아니라 생후 4~5년 간은 아이들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기간이라, 끊임없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른 나이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한 아이와 부모와 오랜 시간동안 함께 있었던 아이들의 정서는 차이가 있다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두 그룹의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 때는 아이들이 사리분별을 할 때라, 제대로 된 가정 교육이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정서 발달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폭넓게 불안을 벗어날 수 있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도 상당히 높다. 그러고보면 전 생애에 걸쳐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사람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무척 소중한데, 이런 내용들을 알고 나면 과연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한한 인내심과 애정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인데, 좋은 부모가 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보면 새삼스럽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말미에는 좋은 아이를 키우기 위한 환경을 위하여 단순히 개인만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함을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개인주의가 팽배한데, 이같은 환경 때문에 사회적인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을 조장한다고 한다. 이는 비단 미국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도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를 낳기 전이나 낳고난 후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라면 보다 잘 키우고 싶은데, 사회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만이 아니라, 복지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진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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