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라 다른 교육
하승우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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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동이 중요한 이유는 노동이 그냥 먹고사는 힘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힘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에요. 내가 뭔가 기반이 있어서 먹고살 수 있을 때, 자립할 수 있을 때 남을 향해서 자기 목소리도 내는 거잖아요. -p249 
나는 교육공동체 벗의 조합원이다. 말만 조합원이지 연수에 참여한 적도 없고 돈만 열심히 내려고 노력하는 그런 조합원이다. 그래도 무언가 힘들거나 공감을 통한 지지를 받고 싶을 땐 다음 카페를 찾아가 푸념도 늘어놓곤 한다. 가끔 들러도 동네 사람인듯 마냥 편하게 환대해주는 조합원들 덕분에 뭔가 희미하나마 조합원으로서의 소속감을 지니고 있다.

 

해서 벗에서 나오는 책들은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번 책은 '불온교사 양성과정 두 번째 이야기'로써 첫번째 책 '불온교사 양성과정'에 뒤이은 책이다. 학교에서 불온한 교사가 되기 위해 강연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니 뭔가 솔깃 하지 않은가? 가까운 곳에서 강연을 했더라면 참여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출판된 책을 통해 그 아쉬움을 달랜다.

 

책의 내용에는 오늘낧 학교 사회의 의미와 지금의 학교 형태를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이 결국 충성스럽고 순종적인 국민을 만드는 공간이고, 혁신, 창의성 교육은 무한 경쟁적 잦본주의를 반영한 곳이 되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교육의 현장에서 몸의 배제되어버리고 지식만을 주입하는 교육이 실현되다 보니 교육의 현장이 지금과 같다는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했다,

 

특히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몸이 배제되었다는 이야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몸은 정신과 함께 자라면서 한 사람을 이루는 하나의 신체로서 존재하는데 몸과 관련된 교육 내용은 일체 배제되고 그저 이론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공간이라는 것과 노동을 통해 몸에 대해 생각하고, 몸과 관련된 교육 또 실시 되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거기다 교육 내용 또한 홀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 -지금으로서는 돈을 버는 일에 한정된- 즉 무언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또한 교육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움과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 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고 교육의 현장을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공감을 했다. 학교라는 공간이 감옥과 같이 끊임없이 가두어 두고, 규율과 규제를 통해 통제받는 공간이라면 공간의 의미 또한 다시 생각해보고 구성해야한다는 말도,

 

교육이 문제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커다란 논의가 드물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지금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당장 무얼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이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고쳐서 바꾸어 나가자라는 생각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의 나부터 조금씩 교육의 현실과 다른 대안들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한 교사라는 것은 현재 교육 현장을 조금이라도 개선하여 나은 방향의 교육을 지향하는 교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 현장이 왜 이렇게 답답한 곳이 되었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신다면 읽어보시기 바란다.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교사는 배우는 존재가 되어야 하고, 두 번재는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는 학습공동체가 필요합니다. -P72

 

불온함이란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똑같아지기를 거부하고 늘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양식이라고 봅니다. -P88

 

교육이라는 개념은 특정한 시기에 사회적으로 구성된 개념이에요. 사적 공간인 가정에 의존하던 양육 시스템이 산업혁명 이후 학생들을 모아서 가르치는 대량 교육, 대중 교육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교육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P89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학교 교육 속에서 제도화되면서 비인격적 지식이 강조되었습니다. 비인격적 지식이란 한 번 외우면 여기서도 써먹고 저기서도 써먹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 유식한 말로 전이를 일으키는 지식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함께 실천하며 지식을 형성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지식을 형성하는 사회적 맥락이 제거되는 겁니다.-P90

 

발전해야만 하는 인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못 하는 인간이어도 소중하다고 인정해 주는, 공부 못해도 그대로 사랑받고 실패해도 괜찮은, 좀 더 분발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문화가 필요합니다. -P93

 

근대의 모델이 '과거-현재-미래'잖아요. 현재는 미래를 위해 존재해요. 지금은 노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뭐죠? 지금 행복하지 않지만 미래에 부자가 되기 위해서지요. 공부를 하는 이유는 뭐죠?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에요. 꿈이라는 게 지금의 결핍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과거와 미래를 깨 버리고 현재만 남게 되면, 미래와 과거를 다 불러와서 현재ㅑ화시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학교의 모든 활동이 놀이가 됩니다. 옛날 귀족들에게는 꿈이 없었어요, 귀족들이나 왕에게는 늘 현재만 존재합니다. 현재만 존재한다는 건 모든 것이 놀이이고 결국 지금 행복하다는 거에요. 학교의 모든 활동이 놀이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잠재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서 지금을 희생해라. 열심히 공부해야 대가가 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 놀면서 행복해라'라고 말해야 합니다. -P123

 

오히려 필요한 건 정말 몸으로 먹고살아 갈 수 있는 농사 같은 기술이지요., 그런데 그런 기술에 대한 교육은 지금까지 계속 폄하되어 왔고 심지어 학교 교육과정은 그런 일은 무가치하다고 가르치면서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퇴행적인 사람으로 취급해왔어요. 그래서 노동자 아이들도 노동을 천시하고 그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꿈을 키우는 곳이 근대 학교, 지금의 학교에요. 학교에 보내 놨더니 자기 뿌리와 공동체를 배반하는 사상과 이념에 물들어서 오는 거에요. -P241

 

애국심을 가르치는 목적은 국가를 사랑하는 인간을 기르는 게 아니라 복종에 길들여진 인간을 기르는 것입니다. 어던 명령을 내리든 순종하는 인간!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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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0-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온교사 양성과정>눈독 들이고 있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어요. 저도 이런 류의 책 좋아하거든요.
교사는 반성적 실천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 200%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교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파란놀 2013-10-03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인데, 이 가을에 도시에 있는 학교든 시골에 있는 학교든,
가을걷이와 벼말리기 거들러 가을방학 내어
며칠쯤 숲바람 마시며 들판에서 땀을 흘리도록 해 본다면,
아이들과 교사들 스스로 어떤 '새 길' 찾는 실마리
얻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청춘의 커리큘럼 - 고민하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공부의 길
이계삼 지음 / 한티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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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 복잡한 게 필요 없다. 기도할 수 있는 정신과 노동할 수 있는 몸이 있으면 된다는 거죠. 저는 이것을 근대적 교육 언어로 번역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인문학'과 '농업'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p 328~329

 

이계삼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무언가 마음이 경건해진다. 그의 글에서는 종교적이지 않으면서도 어떤 종교적인 힘이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글과 삶의 일치에서 오는 힘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분을 꼽으라면 이분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이계삼 선생님의 글에는 삶이 있고, 생각이 있고, 행동이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 무언가 마음 둘 곳이 필요했다. 학교라는 공간이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여유롭고 한가한 직업이 아니라는 걸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은 잘 알것이다. 일관성 없고 산만한 일들. 아이들의 감정을 이리저리 돌보고 살펴야 하는 감정 노동, 게다가 이해할 수 없는 공문에 업무들까지. 이런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의미를 두려면 무언가 의미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와중에 이계삼 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이계삼 선생님께서 쓰신 글들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글들을 통해서 알게 된 선생님의 명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은 나를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게다가 같은 교직에 있으시면서도 끊임없이 삶의 현장을 다니시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이야기해주고, 가르쳐 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교사로서 너무나도 존경스러운 분. 마음 속 한 구석에 존경하는 교사, 본받고자 하는 교사의 표상으로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다. 그래서 일까? 선생님의 사직이 너무나 안타깝고 허무했다. '저런 분도 학교 현장을 떠나시는데 나같은 교사가 현장에 남아 있는 게 무슨 의미일까?' 싶은 생각에 한동안 참 허탈했었다. 학교의 교육불가능성을 이야기 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지켜야 한다. 아이들 곁에 있으면서 아이들 손을 잡아줘야 한다 하셨는데.....

 

사직 후 선생님께서는 고향인 밀양의 송전탑 건설 반대현장에서 활동하시고, 작은 귀농학교에서 일하시고 계신다 하셨다. 얼마 전 송전탑 반대 운동과 관련해 텔레비전 뉴스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뵈었더랬다. 이 책은 학교를 사직하기 전 학교에서 마직막 해동안 야자감독을 하시며 쓴 글이다. 그동안 선생님께서 읽은 책들과 영화들에 대한 감상과 그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현대 사회에 비추어 쓰셨는데 앉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세를 바르게 하게 되는 글들이었다.

 

'공부의 이유'와 '이 시대를 공부하다'. '희망을 공부하다' 3부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앞으로 사회에 나아갈 청년들을 위한 글이라고 하셨다. 현대사회가 파멸을 향해 나가는 체제임을 똑바로 인식할 줄 알고, 공동체와 농업에의 희망과 믿음을 바탕으로 삶을 다시금 가꾸어 나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는 슈마허의 노동론에 기초하여 '복지'의 관점을 재구성해야 한다. 국가와 자본에 의해 주어지는 행복의 물질적 기초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직접 행복하게 노동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인간 관계의 문제로 복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복지를 동사무소와 시청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생산과 노동의 현장에서 직접 누리는 '헹복'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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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는 '좋은 노동'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모든 신체기관이 동우너되는 육체 노동이며, 생산의 전 과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노동이다. 그것은 이웃과 함께하는 작은 규모의 일터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의 노동이며, 이윤 창출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의 실제 필요를 충족시키는 노동이다. '좋은 노동'은 결국 슈마허의 기술론과 슈마허의 경제학이 하나로 만나는 곳, 슣마허가 꿈꾼 '좋은 삶'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다. -p31~32

 

슈마허는, 우리들 인생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행복이라고 단언한다. 그것은 부르지아적 안락이 아니라 '주체적 자아의 소멸'로서, 일상적 삶의 지평을 초월함으로서 이루어지는 행복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슈마허에 의하면 '명상'과 '노동'이다. -p37

 

참으로 지성적인 것은 흙과 농토, 산물과 인간까지 포괄하는 시선, 말하자면 농민의 시선이다. -p48

 

탐욕과 이기심 같은 악덕을 제어하지 않고 그것을 더욱 부추김으로써 성장의 동력으로 삼은 근대 자본주의 경재학의 논리 그 자체가 고통의 원인임을 지적하는 것은 여전히 대책 없는 이상주의로 매도당할 것이다.

새삼스럽게도 나는 사상의 힘을 생각한다. -p77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욕구, 할 수만 있다면 그 자유의 영역을 넓혀가려는 충동은 인간의 뿌리 깊은 본능이다. -p106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한계를 아는 것이 윤리다. 총체성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는 지성이란 무슨 의미가 있는가. -p134

 

조너선 코졸은 교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신봉하는지를 아이들에게 정직하게 드러내자고 제안했다. 교사는 자신의 경험에 따라 거짓 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낸 의무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 또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 행동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p231

 

조너선 코졸이 제시하는 최종의 결론은 '행동'이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행동하기 시작한다면 부적절한 자책감에 시달려야 할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코졸은 이런 거대한 문제에 맞선 '직은 행동'을 안내하고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것 또한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p235

 

누구나 다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과 자신만이 부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몸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학교 교육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면서 자기의 몸으로 자기의 시간을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이것이 근대 학교 교육이 안겨다주는 가장 큰 비극입니다. -p316

 

  선생님의 책을 읽는 것은 한없이 기쁜 배움의 기회이지만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마음을 먹는 것은 하나의 고통이다. 선생님 만큼 양심적이지도, 활동적이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이 글도 그러하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감상문을 남겨야 하는데 어줍잖은 말들로 책의 내용에 누를 끼칠까 걱정이다. 부디 청춘들이 이 책을 많이 읽고 현대적 삶과 우리가 살아가야할 앞으로의 꼴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리고 삶에서 인문학과 농업을 통해 자신의 삶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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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1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2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9월도 다갔다. 이젠 10월 이젠 정말 가을.

가을을 제촉하는 비가 내린다. 내일 날이 개고 나면 더 쌀쌀해지려나?

해가 짧아지면서 이불 속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좋아진다. 더불어 달고 따뜻한 음료도.

 

내일 출근. 잠자리 들기까지 한 두 시간 정도 남았다. 아깝다.

내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간. 이 시간들이 가버리는 게 아깝다.

학교 가서 아이들과 또 씨루어야 할 생각을 하면 힘이 쭉 빠진다.

예의 없는 아이들. 배려 없는 말들. 나는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가끔 궁금하다.

다들 좋은 직업이라고 하는데, 다들 그만한 스트레스는 받는다 하는데

모르겠다. 사람을 같잖게 바라보는 그 눈길들을 마주하는 것이 과연 견딜만한 스트레스인지.

 

혼자서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일러스트레이터도 좋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도 싶고. 능력만 있으면 작가도 되고 싶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외부에서 바라 봤을 때 좋은 거겠지.

안에서 해보면 거기에도 힘든 점들이 많겠지. 힘든 일 하나 없는 일이 어디있으랴?

 

한가하고 게을렀으면 좋겠다.

늦게 일어나도 되고, 하고 싶은 일만 해도 되고.

의무감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에도 쓴 것 같은데...

 

ㅋ 게으르구나. 한심하구나.

우리 신랑이 나보고 소파라는 나무에 늘어붙어 책이라는 잎파리를 먹고 사는 한 마리 나무늘보 같단다.

아... 그럼 얼마나 행복할까?

 

게으른 나무늘보는 내일 또 일하러 가야한다. 내일 제일 힘든 반이 첫 수업.

내일은 말 좀 잘 들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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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9-3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속으로 푸르게 빛나는 꿈을 곱게 안으면
이 꿈을 앞으로 차근차근 이룰 수 있어요.

가장 즐거울 모습을 기쁘게 그려서
그 꿈을 안으며 하루하루 씩씩하게
누리시기를 빌어요.

그림도 글도 책도 모두
아름답게 일구실 수 있으리라 믿어요.

여름 2013-09-30 15:02   좋아요 0 | URL
예쁜 말들이 조롱조롱 달려있는 느낌이네요.
삶도 요렇게 예쁜 말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는데
어찌 그리 거친말들만 난무하게 되는 걸까요? ㅎ

네이버 헌책방 기행 때부터 조금씩 블로그를 엿봤었답니다.
이렇게 덧글까지 달아주시니 영광이에요.
앞으로 사는 이야기 보러 많이 들릴게요. 감사해요.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 때론 삶이 서툴고 버거운 당신을 위한 110가지 마음 연습
서천석 지음 / 김영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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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음유시인인 레너드 코헨의 노래 <찬가 Anthem>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틈이 있다네. 그 틈이 있어 빛이 들어오지.'

 

완벽하게 틀어막은 곳엔 어떠한 빛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너무 맑은 물엔 고기가 모이지 않듯 사람도 틈이 있어야 정을 붙일 수 있습니다.

내 부족한 부분이 곧 내 결함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 삶의 원동력일 수 있습니다.

부족함이 없어야 완벽한 것도 아닙니다. 부족함이 있기에 우린 비로소 인간입니다.

내게 있는 틈,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듭니다.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이 나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최근 구입한 책들을 보면 마음을 위로(?), 분석(?) 하는 책들과 교육관련 책들이 주를 이룬다. 선정된 책들을 통해 나를 요약하면 '지치고 우울한 교사?' 그렇군.

 

솔직히 이번 책은 살까말까 고민했더랬다. 서천석 선생님의 트위터를 팔로잉 하고 있어 관련 에피소드들을 몇 편 읽어봤기 대문이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지치고 힘든 마음과 생각을 달래주는 글이라고 할까? 그래도 한 번 읽어보자 싶어서 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말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위의 글귀.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나로서 그로 인한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완벽해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항상 우울하고 스트레스 받는. 하지만 틈이 있어야 빛이 들어오고,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든다는 말이 나를 많이 위로해주는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은 과학적 실험 및 근거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의 원인을 분석하고 위로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거나 지루한 것이 아니라 옆에서 성격 좋은 의사 선생님이 조근조근 이야기해준다는 느낌이랄까? 한 꼭지당 분량도 많지 않아 읽기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어느 페이지든 펴서 봐도 상관없다. 일반 대중서로써의 장점이 많다.

 

계절성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도 있던데 지금 내가 딱 그런 상황인 것 같다. 힘이 쭉쭉 빠지고 우울한게... 한 알만 먹으면 의욕이 넘치고 힘이나는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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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후유증을 절감한 일주일었다. 다른 날들 보다 어찌나 일주일이 길던지...

밤이 되면 오늘이 아쉽고 내일이 안왔으면 했지만 꾸역꾸역 시간은 또 흘러가더라.

시간이 흘러가면서 낯선 학교에도 조금씩 적응해가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생기고.

뭐든 시간이 흘러가면 되는 것 같다. 아픈 것도 힘든 것도 나아지는 것도.

 

가을이 되어 버스커 버스커가 돌아왔다. 차트를 앨범 전곡으로 도배해버리는 위엄이란.

음원깡패라는 말도 하더군. 노래는 아직 귀에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흥얼거리긴 한다.

10월 3일 콘서트도 예매했고.

사실 버스커버스커버보다 아마도 이자람밴드 '데뷰' 앨범이 더 마음에 든다.

이자람의 내지르는 목소리며 위트있는 가사와 독특한 곡들이 귀에 착착 감긴다.

'우아하게'는 쿡쿡 웃음이 나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게 되는 노래.

전작들도 참 좋았는데 이번 앨범도 좋다.

 

아침, 저녁 바람이 이젠 쌀쌀하다. 여름 원피스가 춥게 느껴졌다.

계절이 어쩜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더운 여름에 지칠만 하니 가을이 쨘 하고 나타난 느낌?

아이스 커피 보다 따뜻한 커피가 더 좋은 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중학교 제자를 만났다. 까불까불하던 아이가 스무살 어른이 되어 나타났다.

대학 다니냐 물으니 일한단다. 열일곱에 가족이 모두 인도로 떠났다가 일년만에 돌아오고 열 여덟살부터

일했다고. 고등학교도 안가고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 갈 생각도 별로 없다며 계속 일할 거라고 한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 또래 아이들과 달리 빨리 철이 든 것 같다고 한다.

어른스러운 목소리와 태도에 많이 놀랬더랬다. 또 알고 인사하고 이야기 나눠줘서 고마웠고.

아이가 아닌 청년의 중학교 모습을 떠올려 본다. 개구지던 그 아이가 어른이 되었구나...

그동안 나는 뭐가 되었을까? 뭐가 바뀌었을까?

 

시장을 잔뜩 봐왔다. 신랑 저녁거리와 샐러드 거리.

먹고 사는 건 다들 똑같을까? 돈을 벌고, 장을 보고, 찬거리를 마련하고, 밥을 하고, 차리고, 치우고, 씻고

먹는다는 게 참 큰 일이구나 싶다.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다보니 먹는 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삶은 결국 먹고 살아가는 일인데 말이지.

 

하루 또 이렇게 가는 구나. 오늘 저녁엔 책 좀 읽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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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9-30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어른이 된 제자를 만나는
예쁜 어른이 되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