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다갔다. 이젠 10월 이젠 정말 가을.
가을을 제촉하는 비가 내린다. 내일 날이 개고 나면 더 쌀쌀해지려나?
해가 짧아지면서 이불 속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좋아진다. 더불어 달고 따뜻한 음료도.
내일 출근. 잠자리 들기까지 한 두 시간 정도 남았다. 아깝다.
내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간. 이 시간들이 가버리는 게 아깝다.
학교 가서 아이들과 또 씨루어야 할 생각을 하면 힘이 쭉 빠진다.
예의 없는 아이들. 배려 없는 말들. 나는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가끔 궁금하다.
다들 좋은 직업이라고 하는데, 다들 그만한 스트레스는 받는다 하는데
모르겠다. 사람을 같잖게 바라보는 그 눈길들을 마주하는 것이 과연 견딜만한 스트레스인지.
혼자서 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일러스트레이터도 좋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도 싶고. 능력만 있으면 작가도 되고 싶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외부에서 바라 봤을 때 좋은 거겠지.
안에서 해보면 거기에도 힘든 점들이 많겠지. 힘든 일 하나 없는 일이 어디있으랴?
한가하고 게을렀으면 좋겠다.
늦게 일어나도 되고, 하고 싶은 일만 해도 되고.
의무감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에도 쓴 것 같은데...
ㅋ 게으르구나. 한심하구나.
우리 신랑이 나보고 소파라는 나무에 늘어붙어 책이라는 잎파리를 먹고 사는 한 마리 나무늘보 같단다.
아... 그럼 얼마나 행복할까?
게으른 나무늘보는 내일 또 일하러 가야한다. 내일 제일 힘든 반이 첫 수업.
내일은 말 좀 잘 들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