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다.
요즘 소위 잘 나가는 남성 작가들의 아내는 대부분 예쁜가 보다.
김영하의 아내도 아주 예쁘다고 한다.
사진을 본 적이 없으니 그냥 주워들은 얘기들을 확정할 수는 없는 것 같아서.
그래서 박민규가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 인터뷰에서 아내를 되게 좋아해서 나와서 글을 쓴다는 그
얘기 하나 만으로 얼굴이 대단히 이쁠 것이고 신혼일 거라고 괜히 단정짓고 합리화했다.
질투하나 보다. 웃긴 것은 그들의 아내가 부러운 것이 아니고 그냥 그런 아내들을 두고 글을 마음껏 쓰는
그들이 괜히 부러웠다. 왜냐하면 나도 퇴근할 때 아내가 있었음 했기 때문이다. 물먹은 스펀지처럼 흐물거리며
퇴근해서 산적한 집안일들이 반갑게 나를 마중나온 문지방은 넘기 싫었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인지라
내가 하기 싫은 아내의 역할을 나는 받았으면 하는 판타지를 갖고 있었다는 고백은 참으로 불쾌한 것이다.
각설하고,
대체로 잘 나가는 남자 작가들은 담배 연기로 그득찬 방문 앞에서 아내를 막 밀어낼 것 같은데,
예외없이 반대로 아내에 대한 찬탄으로 침방울을 튀긴다.
특히 박민규의 아내에 대한 찬탄은 참으로 간지러운 것이면서도
그지없이 부럽기도 하고. 게다가 둘째까지 보고 남았을 결혼연차라니 신혼도 아니니 이건 모 공격할
건수도 없고. 많이많이 좋아해 주고 싶단다. 주름살 하나도 행복한 각도로 잡히게 하고 싶단다.
그런 아내...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위해,
"어머니를 둘째라 생각하자"며 딸을 너무너무 낳고 싶어하던 그를 달랬다던 대목은,
사랑은...결혼 이후 지속되는 사랑은,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짐을 덜어
내 어깨에 이고 괜히 씩씩한 척 하며 앞질러 갈 수도 있는, 그런 아픈 배려를 담보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들의 사랑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아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