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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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별로 책을 읽는 편인지라 좋아하는 작가가 책을 내면 예약구매가 개인적 관행이다. 박완서,공지영,에쿠니 가오리, 올리버 색스 등... 기다리느라 담금질 되는 기대의 파편들이 너무 예쁘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자필 사인이 들어가 있는 이 책은 그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일단 작은 판형에 책 편집이 넘 귀엽고 앙증맞아 한 손에 쏘옥 들어온다. 그리고 전작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연장선상인 듯한 느낌은 있지만 역시나 사서 읽을 만한 비야님의 책이라는 데에는 개인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싶지 않다. 

'첫사랑 이야기'에서는 괜히 내가 달뜬다. 진부한 그렇고 그런 얘기가 아니라 묘한 반전이 있는 얘기이니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 이정도...무엇보다 독서광인 그녀가 추천한 책 목록이 너무 놓아 줄 좍좍 그어가며 행복해 하고 있다. 특히나 '정약용'에 대한 묘한 호감도 공통분모이고... 

그녀가 소속되어 있는 월드비전이 그녀덕에 수많은 사람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기독교단체임이 부각되어 선교에 치중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몇 몇 있었는데 이 책으로 그런 오해가 많이 풀렸다. 개인적으로 이미 고유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에게 물질적 원조를 얹어 타종교를 강요하는 행위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월드비전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타종교에 가지는 유연한 관념과 존중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주었다. 

그녀의 나이는 한국나이로 벌써 쉰이 넘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미국에서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난 그래서 그녀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녀만 보면 무언가 지금이라도 금방 저지를 수 있을 것 같고, 그래도 인간들은 기본적으로 선의를 가지고 타인을 사랑하는 존재라는 데에 의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사랑으로 연결된 지구적 공동체...화두가 하나 생긴 셈이다. '나'보다는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이 더 아름답기에 나는 오늘부터 샤워시 물을 좀 덜 틀고 간헐적으로 해 오던 미약한 기부를 조금더 저돌적으로 해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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