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생각보다 얇고 글씨가 커서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면서 또 아쉬웠다. 그런데 그렇게 가독력이 좋은 책은 아닌 듯...1부에서 미하일과 한나의 만남부터 그들의 관계를 그린 부분이 번역본의 한계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썩 재미있지 않았다. 그러나 2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이 소설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자칫 자극적인 로맨스 소설로 그칠 뻔한 작품이 독일 전후 세대들의 해결되지 않는 미진한 감정의 편린들의 원류와 가해자와 피해자,또 방조자들이 형성해 내는 역사의 구도가 가지는 의미와 그 의미를 내면화해내야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을 여실히 그려내고 있다. 

스토리라인이 굉장히 파격적이고 진부하지 않은 점이 훌륭하다. 그러나 자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육체적인 관계에서 시작된 허무로 종결되야 할 것 같은 관계가 결국 인간 대 인간의 애정이었다는 깨달음..그리고 눈물이라는 도식이 골격이어서 그런 것일까 싶다.  

이제 소설을 읽고 온전히  빠지고 온전히 느끼기에는 넘 내 마음이 노쇠했나 보다. 예전 소설 한 권을 손에 쥐면 밤을 새어 울고 웃던 시간들의 잔상이 아프다. 독일 소설은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강추한다. 재미와 감동이 어떻게 함께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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