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여씨는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아득한 과거 친척과 형제, 남편과 아내, 남자와 여자, 또한 윗사람과 아랫사람, 어른 아이가 도리나 구별 없이 얽혀 살던 시대가 있었다. 물론 어미는 있으나 아비는 몰랐음이 당연하다.”
신라 시대 <화랑세기>에 기록되었던 인물 미실.
여인 미실은 위와 같은 배덕한 모순 속에서 생생한 삶, 추악하고 어지러울 수 있으나 결코 단죄할 수 없는 여성 본능의 자연스러움이 신비로움으로 느껴지게 하는 색공지신(세대 계승을 위해 왕이나 왕족에게 색으로 섬기는 신하)의 가문에서 태어난다.
24대 진흥왕, 진지왕, 26대 진평왕에게 색공을 했으며 그 밖에 수많은 화랑과 몸을 섞는 일을 작가는 혼신을 다해 예술을 승화시키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모든 남자들이 미실의 몸을 탐하기 위해 윤리와 순리를 버렸고, 자신이 지닌 색으로 한 시대의 권력을 움켜진 그녀의 음모와 계책의 남자에게조차 아낌없는 정열과 순정을 바치는 모습은 오히려 주어진 생을 충실하게 사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여인의 몸으로 도덕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당당한 남성을 이겨낸 미실은 움이 트는 연록의 봄에 흐르는 물과 스치는 바람 속에 마음을 담아내듯 조용히 세상을 떠난다.
2007년 3월에 중국에서 이 책을 읽었으나 정리한 2009년 6월 11일 즈음에는 TVㅇ서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었다. 제목은 ‘선덕여왕’.
여왕역엔 이요원, 미실역엔 고현정.
책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어차피 픽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