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 민식이 라이프~~~수다맨은 조심하라.
흔히 말조심 하라고 한다. 내가 던진 돌이 조약돌이라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바윗덩어리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입이 심심해 하던걸?
영화는 크게 전반과 후반으로 나뉠 수 있다. 오대수가 15년 동안 갇혀 있다가 풀려나와 이우진을 대면하게 되는 장면까지. 이우진이 제시한 5일 동안 왜 15년이 지난 뒤에 풀어주었던가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 전반부는 SF적이기까지 하다. 개미가 오대수의 피부를 휘집고 기어다니는 장면은 몽환적인 상상과 현실의 접합점을 제대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걸출한 장면은 자신이 갇혀 있던 수용소를 헤집고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장면은 게임이나 만화의 한 장면과도 같다. 이 작품이 일본 만화에서 시놉시스를 가져온 것은 이미 알고 있을게다.
후반부 부터는 미스터리와 호러의 중간계에 놓여 있다. 화면에 정성을 들이기 보다 인물의 섬세한 묘사에 집중해 있다. 올드 보이 촬영 후 최민식 앞에 유지태가 무릎을 꿇었던 것은 이 후반부 촬영 탓일게다. 어쩌면 다소 어쩡쩡하거나 피식 웃음이 날 법한 장면에서 심한 공포감과 수취심을 느꼈던 것은 주인공들의 섬세한 연기가 있었던 탓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았을 때 이병헌과 이영애 그리고 송광호의 연기력에 힘 입은 작품이라 생각했다. 당연히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만의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히 '복수'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나왔던 그 다음 작품에서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이 표출되었던 것 같다. 올드 보이는 여전히 그 연장 선상에 놓여 있다. "복수(複數)의 복수(復讐)" 제곱비례한 작품이다. 상반기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었다면 하반기는 '올드 보이'라는 표현이 거짓은 아니었던게다.
오대수의 헤어 스타일이 전인권을 닮은 것은 어쩌면 가장 몽환적인 인물의 모티브를 베껴온 듯 하다. 헤어 스타일과 선글라스...... 틀림없는 전인권이다. 민식이 라이프는 복수혈전이다.
P.S. 혹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의 감독 용이를 발견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