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 - 9 더하기 9가 얼마인지 알고 있소?

요즘 인터넷 서점들이 "해리포터..."에 재미를 붙여서인지 예약 판매를 이벤트 처럼 하고 있다. 물론 그만큼 판매에 자신이 있는 책들이긴 하겠지만서도.  

'세계수'라고 하나? "아버지들의 아버지"였던가? "뇌" 였던가? 남자 주인공 이지도르의 집에 그 나무가 있었던 것 같다. 칠판에 그려진 그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끝없이 뿌리를 뻗고 있는 그 나무를 연상시키는 표지였다. 우선 이 책의 모양새를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대부분 이 얘기를 빠뜨리지 않고 하길래.....쩝~) 우선 휴대하기에 가벼운 무게, 그리고 외국 페이퍼북 같은 디자인과 속지. 왜 뒷면에 작가 사진이 큼지막하게 나와있는 그런 책. 국내 출판사가 큰 고민없이 제목 활자만 신경쓰고 외국 책 디자인을 그대로 쓴 듯 하다. 그리고 속지 탓이겠지만 두께에 비하여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다. 속지는 싸구려 페이퍼북 같은 재질로 느껴지는데 누구 얘기로는 비싼 종이라고 하더만. 그러고 보니 그냥 거친 페이퍼북 종이는 아닌 듯 했다.

프랑스 보다 한국에서 더 사랑받는 작가 베르나르의 신작은 국내에서 상당히 좋은 평을 받고 두터운 독자층을 같고 있는 듯 하다. 우선 그의 반질반질한 뇌 속에 들어있는 상상력은 다소 동양적이라고 할 만하다. 이 책의 단편 '황혼의 반란'을 보면 그런 느낌도 든다. 물론 그렇다고 이 사람에게서 동양인의 피가 흐르는 것은 아닐게다. 어릴 적 개미를 앞에 두고 장난치던 그 시절을 상상하게 한 그의 뛰어난 재능은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장편은 상당한 노력이 들었다. "나무"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그 지적 호기심의 자극에 집중하고 있다. 문체가 수려하거나 이야기의 짜임새는 그닥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각종 호기심과 아이디가 이 책 한 권에 수북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M.I.B 에 등장한 은하계를 상상하게 한 '취급주의' 의 어항,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금서 마냥 '수'를 금기시한다면....그 자신도 존경하는 H.G.웰즈의 투명인간을 좀 더 과학적으로 바라본 이야기 등등 그는 아직도 무한한 얘기꺼리를 숨겨두고 있다. 아니면 누가 먼저 그의 '뇌'에서 꺼내어 써버리기 전에 '찜' 해 두려는 수작일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동안의 장편과 다르다. 그냥 가볍게 화장실에서 읽어도 좋을 법 하다. 다만 화장지 대용으로 쓰지는 말지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