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딩 - 지금보다 책을 10배 빨리 읽는 독서기술
폴 R. 쉴리 지음, 박연선 옮김 / 럭스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포토 리딩 - 목적 의식을 갖고 책 읽기

먼저 포토 리딩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속독법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속독법을 배운다는 사람을 주변에 흔히 볼 수는 없지만, 한 때는 꽤 많은 사람들이 속독법을 배우려고 학원에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속독법은 단순하게 책을 빠르게 읽는데 목적이 있어 글쓴이의 논지나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빠른 눈동자의 움직임을 요구해 쉽게 눈을 피로하게 하고 사람에 따라 다소 이상징후도 발견된다고 한다. 오히려 집중력을 키우기 보다는 산만해지는 경우도 있다. 수능에서 언어영역 공부를 위해 독서가 필요하다고 속독법을 배우는 친구들이 있다면 말리는게 좋을 듯 하다.

포토 리딩은 아주 새로운 책 읽기는 아니다. 좀 시시하게 얘기를 하면 대충대충 읽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계획없이 설렁설렁 읽는 것이 아니라 목적 의식을 갖고 책을 읽는 것이다. 글쓴이가 쓴 모든 내용을 토씨 하나 틀리고 기억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글쓴 이가 쓴대로 앞에서 부터 끝까지 차례로 순서대로 읽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읽기 방식의 탈피를 얘기하고 있다. 비교적 모든 분야에서 적용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보다 효과적인 것은 사회과학 부문 서적에 괜찮은 읽기 방법인 듯 하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책을 읽기 전에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목차를 중심으로 자신이 주의깊게 읽어야 할 내용들을 미리 생각한 뒤에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주마간산으로 책을 훓어가면서 핵심단어를 눈여겨 본 다음, 책을 사진을 찍듯이 핵심단어와 내용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으며, 책을 전부 읽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읽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가에도 의심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외로 기존의 책 읽기보다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300쪽을 처음 부터 끝까지 읽고 머리속에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 전에 미리 정리하고 읽어야 할 것만 뽑아서 읽었으니 머리가 처리해야 할 양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잡지나 신문을 볼 때  무의식적으로 이런 방식을 이용하고 있었다. 신문을 빠르게 30여초간을 훓어가면서 읽어야 할 내용을 머리 속에서 체크 한 다음, 다시 처음 부터 읽어야 할 내용만 골라서 세세하게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문에서 놓친 것은 없는지 훓어보는 것이다. 물론 포토리딩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쭙잖게 생각되지만 내 방식의 포토 리딩인 것이다.

다소 의심스러운 것은 소설 같은 문학 작품을 이렇게 읽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는 있지만 과연 그게 무슨 재미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물론 수능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속독법 보다는 이런 방식이 훨씬 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학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부분에서 다소 글쓴 이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할 우려가 있을 것 같다.

모든 책을 이렇게 읽으라고 얘기하진 않겠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시대에 짧은 시간에 웹사이트의 정보나 잡지, 신문을 읽을 때는 아주 효율적인 읽기 방식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단, 문학 작품을 이런 식으로 읽는 것은 개인적으로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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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돌 2006-10-23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토리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는 것 같군요. 포토리딩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포토리딩은 속도는 무지하게 빠르지만 대충 읽는 것이 아니며 원한다면 사전에서 뽑아내듯 그 책에 몇 페이지에 무슨 단어가 있는지도 기억해낼 수 있으며, 포토리딩으로 문학이나 소설을 읽으면 오히려 책을 읽는것의 감동이 더 커진다고 말합니다. 역자의 세미나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데 역자의 말로도 포토리딩은 읽을 때 집중도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문학작품등을 읽을때도 감동이나 기억이 한층 배가된다고 합니다. 책읽는 속도가 월등히 빠른 사람이 문학작품을 남보다 빨리 읽는다고 감동을 적게 느끼는 것이 아니듯이 포토리딩도 그런것 같습니다.

빅블루 2006-10-2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돌님은 제가 적은 글의 앞과 뒤만 읽으신 듯 합니다. 포토리딩의 폐해인가요? 설마 그건 아니겠죠? 포토리딩은 목적의식을 갖고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의도한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책에서 원하는 부분을 뽑아 읽는 것입니다. 집중도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러한 점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한 편의 시의 주제와 저자가 의도한 바를 알았다고 해서 그 시를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글 행간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읽어내고 감동을 느낄 때 비로소 한 편의 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포토리딩이라는 책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만 문학작품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음미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문학작품을 하나의 정보로 인식하거나 시험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삼국지는 매 번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입니다. 우리가 삼국지를 10번 이상 다시 읽는 이유는 포토리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포토리딩을 통해 문학작품의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저자가 얘기했다면 큰 어폐일 것입니다. 책을 번역한 역자의 단순논리에 불가한 것입니다.

ㅁㄴ 2009-12-15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빅블루님이 포토리딩에 대해 잘못이해하고 있는게 맞습니다.
분명히 포토리딩 책에서도 소설읽는 법이 나와있는데 왠 목적의식 이야기인지...

소설읽을때는 일단 약간의 사전정보 알기와 포토리딩만 하구요.(이것으로 내용을 먼저 알아 재미없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다음에 활성화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카약단계로 넘어가는 겁니다.
그러면 영화처럼 그 몰입도가 매우 높아진다 하더군요.

빅블루 2009-12-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ㅁㄴ님은 홀돌님보다도 포토리딩을 제대로 읽지 않으신 분 것 같습니다. 제 글의 말미에 포토리딩의 소설 읽는 방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있습니다. ㅁㄴ님이 얘기하신 약간의 사전정보 알기(준비단계)와 포토리딩(사전검토단계?) 부분이 우리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을 갖기 위한 단계입니다. ㅁㄴ님은 한 권의 책을 몇 번 읽으시는지요? 제 글은 몇 번 읽고 댓글을 다셨는지요? 혹시 준비, 사전검토 단계없이 카약단계로 넘어오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등산을 할 때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목적은 아닙니다. 산을 오르며 주변의 풍광을 바라보는 여유가 진짜 등산입니다. 포토리딩은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으로 분명 유용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왠 목적의식이냐 라고 제게 반문한 ㅁㄴ님의 생각이 제가 포토리딩에서 가진 의문이었습니다. 소설은 마음으로 느끼며 천천히 읽는게 보다 옳은 책읽기가 아닌가 합니다.

덧붙여 온라인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댓글을 다는 것은 자신이 올린 글에 대한 정당성을 저하시키는 행위입니다.

빅블루 2009-12-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토리딩을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이 책은 서점 한 귀퉁이에 처박힌 신세였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니 이 책이 스테디셀러인 것은 분명한가 봅니다. 제 글에 댓글 다신 분들의 특징을 살펴보니 소설을 포토리딩으로 읽는게 옳은가에 반론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포토리딩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논술을 가르키는 분들에게 포토리딩은 꽤 매력적인 도구(?)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에게 이만큼 좋은 독서기술이 있겠습니까? 책을 빨리 읽으면서도 내용을 오랫동안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제가 학생이라도 포토리딩을 배우고 싶어질 것입니다.
저는 포토리딩이라는 방법으로 책을 유용하게 읽습니다. 하지만 포토리딩을 통해 읽는 책들은 업무와 관련된 책들입니다. 소설은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서 한 장씩 넘겨보는게 진정한 재미가 아닌가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주인공의 사상과 작가의 주제의식이 무엇인지를 따지며 보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건 그걸 업으로 하는 평론가들에게 맡겨두고 편히 읽으시는게 올바른 문학감상이 아닐런지요?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로베르 인명사전 - 나를 죽여라~

2002년 아멜리 노통브의 신작 소설이다.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책'이라는 부제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글을 좀 쓴 작가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게 되는가 보다. 더군다나 기괴한 글쓰기로 유명한 벨기에 출신의 여류 작가에게는 더더구나 그러했던가 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적의 화장법>이라는 작품이었다. 이 책의 표지는 빨강색이다. 그녀의 글쓰기의 대표적인 특징은 잔인함, 냉소적 어투, 그리고 블랙 유머로 기결된다. 사실적이라기 보다 현실의 부조리함을 극대화 시킬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 게다가 짧은 분량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긴 고민의 시간은 그녀만의 매력인 듯 하다.

<적의 화장법>과 굳이 비교를 하자면 다소 낮게 평가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자신을 죽인 자의 일생을 얘기하기로 했기로 자신을 죽이는 것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짧다. 역시 분량 탓이었다고 얘기한다면......할 만은 없지만 이것도 하나의 트릭이었다고 얘기해 버릴 듯 하다. 그녀는 그러고도 남을만한 위인이니까?

아멜리 노통브가 궁금 하다면 검색엔진이나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보시라. 제법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있다. 물론 '노통' 이라고 검색해 버리면 현직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읽고 생각의 잔유물로 고민해 보고 싶다면 그녀의 소설을 최적이다.

 

P.S. 국내에는 '노통'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모 일간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정확한 이름은 '노통브'라고 얘기했다. 출판사들이 새로 찍지 않는 한 수정되진 않겠지만........

* 원문 기사 : http://news.joins.com/et/200407/04/200407041749594501a000a200a2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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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
리처드 라이트 지음 / 월간조선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하버드 수재 1600명의 공부법

 

공부하는게 나라와 시대에 따라 다른 것은 아닐 듯 싶다.

하버드대 교육학 교수인 리처드 라이트가 15년간 자신이 소속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학습법을 통계처리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따라서 특별한 제안이나 새로운 학습법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특별히 하버드 대학이라고 해서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가면 모든게 끝나버린 듯한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새겨볼 만한 점이 다수 있다.

몇가지만 나열해 보자면먼저 지나친 공부벌레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24시간 내내 공부하는 어리석은 동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외활동이 자신의 성적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혼자 공부하지 말고 함께 공부해라. 토론과 소규모 세미나에 적극 가담하라. 글쓰기 능력을 배양해라.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고 현명하게 활용하라.

2001년 사회 교육분야 최고의 서적이었다고 하는데……그닥 새로울만한 내용은 없다. 공부방법에 새롭고 획기적인 것은 없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네트워킹이라는 측면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특파원이 번역을 했다는데 다소 해석이 이상한 부분이 눈에 거슬렸다. 아마 의미전달이 제대로 안 된 것은 그 탓인지도 모르겠다.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아야 할 듯 하다. 아시아계 학생들은 지나치게 혼자 몰입하는데 열중한다는 점을 볼 때 이 책은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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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카반의 죄수

 

질풍노도의 시기에 나는 무엇을 했던가?
극중 실제 주인공들이 너무 성장한 탓에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해리는 13살이다. 반항적이고 심술궃다. 3편보다 5편에서 이런 심리적 상태는 명확하게 나타난다. 3편은 전주에 불과하다. 5편에서 부모님의 청소년기 시절을 시리우스에게 듣게 된다. 3편과 5편의 이런 저런 까닭에 연관성이 있다.

 

해리는 고아다. 불쌍하다고 생각하기에 너무나 유명하고 신비스럽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작가 롤링이 학부모들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녀가 쓴 작품이 환타지물이긴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성장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을 여의고 이모의 손에 자란 아이의 불우한 일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그는 시대의 악마 볼트모트를 무찌른 영웅이다. 겨우 십대에 해리가 겪어야 할 삶을 영웅심이나 모험심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친 감이 있다.

 

이전 편까지는 무슨 일인지 모르고 지나왔지만, 아즈카반의 죄수 부터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써 먹기도 하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 편을 기점으로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게 된다. 비록 볼트모트와의 숨막히는 혈전이 없어 형식적인 면에서 떨어질지 모르지만 전체 흐름을 위해 중요한 요소들과 복선이 담겨있다.

 

원작이 존재할 경우 그에 충실할 것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적으로 감독의 능력이다. 1, 2편의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전자라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후자다. 물론 능력의 우위를 따지고자 한 것은 아니다. 해리포터는 분명 재미와 흥미만으로 치부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2시간 이내에 책의 모든 것을 영상으로 담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 많은 여백과 뉘앙스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게다가 시리즈물이 아니던가? 해리포터의 작품세계는 청소년물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둡고 침울하다. 그런 면에서 1, 2편의 감독 선택은 흥행을 위한 보증수표 같은 것이었다. 쿠아론 감독이랑 4편의 마이크 뉴웰 감독을 지명한 것은 원작에 충실한 작품을 기대해 봄 직하다.

 

주인공을 맡은 아이들의 성장을 미루어 볼 때 5편을 미리 찍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그나저나 롤링 여사의 책 쓰는 양과 속도가 예전과 다름이 다소 걱정스럽다. 이제 물러설 수도 없는 탓에 그녀의 부와 명성은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된 탓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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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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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당신은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

정기적인 운동, 편안한 잠, 몸에 좋은 음식,…… 보통 이런 것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다르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한다.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폭 넓은 간접 경험을 위해서라고 한다. 작가는 그들의 글 속에 지극히 평범하지 않는 상상력을 동원한다. 그래서 작가들은 대단한 거짓말쟁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불릴 만한 이들은 속된 말로 뻥쟁이다. 우린 그들의 새빨간 거짓말을 사랑하는 것이다.

 

누구나 거짓말은 한다. 작가는 누구나 하지 않는 거짓말을 한다. 문학이 허용하는 수사법을 동원하여 허구의 세계를 보여준다. 가끔은 어떤게 거짓말이고 진실인지 혼돈스러울 때도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현실의 세계와 너무도 일치해 버리기도 한다. 프레텍스타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천재 작가다. 68년간을 거짓말로 일관하면서 오직 하나의 진실만은 남겨 두었다. 단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는 뻥쟁이의 대가라고 할 만 한 인물이다. 자기 자신조차 거짓을 진실로 알고 있게 할 만큼 능수능란했다. 단지 그토록 모멸하던 여자 기자의 등장만 없었다면 그의 거짓은 진실로 남겨졌을 것이다.

 

노통브의 초기 데뷔작은 국내에 먼저 소개되었던 후속 작품의 원천 소스이다. 오직 두서너명의 인물의 대화로만 이루어져 있는 독특한 대화법이 소설의 근간이다. 유럽 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은 잔인하게 지루할 만큼 거론된다. 등장인물 간의 대화는 그들만의 대화라기 보다 작가와 독자간의 대화이기도 하다. 말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지독한 수다쟁이와 앉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도록 얘기한 느낌이다. 딱 하나 250쪽 가량의 분량만이 다르다. 초반의 100여쪽만 제외하면 그녀의 후속작과 별 반 차이는 없다.

 

그녀의 문단 데뷔작이라고 하지만, 초보의 냄새는 거의 없다. 판권 문제 때문에 늦게 소개되었는지 모르지만, 노통브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 만하다. 그녀에 대해 모르는 이라면 적의 화장법과 같은 다른 작품을 먼저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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