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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vs 책}세카츄...사랑도 유행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섰던 시오노 나나미는 이탈리아에 심취하여 유학을 갔고 그곳 남자와 결혼을 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여주인공도 비록 미국남자와 사귀었지만 이탈리아에서 살았다. '해변의 카프카'에는 호주 원주민 아보리지니에 대한 얘기가 있다. '세카츄'에도 호주 원주민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울룰루(에어즈락)에 대해 얘기한다. 일본인들은 동경하는 것도 비슷한가 보다.
![](http://imgsrc2.search.daum.net/imgair2//00/20/03/00200365_2.jpg)
유행도 하나의 흐름이 있다. '세카츄'는 일종의 복고풍이다. 뻔한 남녀의 사랑일 뿐이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있고 '러브 스토리'도 있다. 70,80년 그 시대를 살았던 연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했을 법한 순애보적인 사랑에 대해 요점정리가 잘 되어 있다. 적당한 길이와 양념이 잘 조합된 먹거리와 같다. 피카츄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세카츄는 동양권을 벗어나긴 힘들듯 싶다. 동양적 감성, 특히 일본인의 감성이 짙게 베어있기 때문이다.
소설보다 영화의 재미가 더 한층 깊은 이유는 위와 같은 점을 다소 벗어나기 때문이다. 교환일기가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라는 매체를 이용함으로써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대비를 통해 요즘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복고풍을 보여준다.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영화를 볼 만한 가치를 남겨준다. 초반에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다소 어색하고 예상된 결말이었지만 소설을 보았다고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답습의 과정을 잘 걸러주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울룰루를 기대했다가 단지 얕으막한 언덕에서 빙그르 도는 것은 왠지 섭섭했지만.......
영화가 다소 산만한 감이 있다면 소설은 순애보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 사랑 이외에 어떠한 이야기 꺼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다소 가볍게 다루었지만, 소설에서 친할아버지의 짝사랑에 대한 도굴 사건은 꽤 짜릿한 재미를 보여주었다. 책의 분량만큼 군더더기가 없다는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일 듯 하다.
이 책에서 남겨준 이야기는......당신도 누구를 사랑했던 적이 있지 않은가? 지금 곁에 그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행운아다. 영화는 그걸 보여준다. {영화 vs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