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5집 - Sora's Diary

나는 이소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그녀의 음악을 듣게 된다.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훌륭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이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그녀의 음색은 금관악기를 듣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매년 1-2장의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라 아니라 무르익을데로 익어 농한 향기가 날 때 비로소 앨범을 내어놓는 그녀의 스타일도 마음에 든다.

이번 앨범도 4집 이후 1년이 휠씬 넘어서 발매가 된 듯 하다. 모 방송국의 TV 프로그램을 끝마치고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긴 했지만 이내 차분하게 준비한 모습이 앨범 구석구석에 느껴지는 듯 하다. 애절, 우수, 감성, 서정, 그녀를 상징하는 언어에서 크게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지는 않다. 다양한 작,편곡가가 함께 작업한 탓인지 10곡 밖에 안 되는 앨범 속에서 각각의 곡에서 서로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악기편성이 기타 또는 피아노 그리고 백보컬 정도만 포함될 정도로 간결해서 그녀의 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몇몇 곡은 참여한 작,편곡가의 영향 탓인지 귀에 익기도 하다.

앨범 제목인 Sora's Diary다. 누가 그녀의 일기장을 훔쳐볼까 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어두운 방안에 조용히 벽에 기대어 앉아 듣고 있으면 그 분위기에 충분히 매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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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 14집 - 빨간 내복

최근의 오래된(?) 가수들의 일진이 돋보이는 듯 하다. 물론 요즘 시대감에 적응하기 보다 옛 향수를 자극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 대부분이기도 하지만........이문세가 벌써 14집이란다. 그의 최고의 히트작은 4집인 것 같은데 그 이후 10번이나 더 나왔단 말인가?

예전처럼 귀에 들어오는 노래는 드물다. 여러가지 시도를 한 흔적은 많다. 특히 양동근의 랩이 돋보이는 '유치찬란' 이라는 곡은 이문세 답지는 않다. 그런데 양동근 탓인지 썩 즐거운 곡이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주제곡으로 쓰인 'Song from the snow'도 경쾌한 곡이다. 노랫말 처럼 리듬에 맞춰 춤을 춰 봄직한 느낌의 곡이다. 나머지 곡들은 새롭다기 보다 타이틀 마냥 너무 옛스러운게 흠이라면 흠이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문세를 좋아하고 즐겨부르는 곡이기 하지만, 나이든 가수들이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있다면 앨범 발매 장수만큼의 공력이 정말 쌓이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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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 2집 - 'Sweet Dream'

불과 1년 만에 급성장한 장나라의 2번째 앨범이 나왔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탤런트로 인기몰이를 한 탓에 언제 2집이 나올런지 궁금했었는데 이제사 나왔다.

1집을 접했을 땐 도대체 누군지 궁금했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무척 궁금했는데 텔레비젼에서 직접 얼굴을 보고 생각과 달리 앳띤 모습이어서 의외였었다. 목소리와 생김새는 잘 일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었지만, 노래를 부를 때 특별한 음향효과를 넣지 않고도 저런 얼굴에서 성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2집을 들으면서는 그런 감은 덜 느꼈다. 왠만큼 장나라의 목소리에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이틀곡인 'Sweet Dream' 이나 가요차트에도 소개되는 '아마도 사랑이겠죠'도 괜찮지만, 예전에 이지연이 불렀던 '바람아 멈추어다오'의 리메이커곡도 괜찮았다. 비트가 있어서인지 원곡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장나라의 발랄함을 느낄 수 있는 재밌는 곡으로는 'SnowMan'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주목끌기엔 좀 약하지만 가사와 음을 자세히 들으면 꽤 괜찮다. 장나라 특유의 애교도 느낄 수 있을게다.

1집도 그랬지만 상당한 고음 영역을 많이 사용한다는 느낌이 든다. 이미 드라마에서 여러 번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왔기에 가창력도 괜찮은 편에 속하는 듯 하다. 요즘은 몸조심하는가 보던데 예전에는 라이브로 부르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던 것 같다. 뭐, 지금도 그런 면에서 변함은 없어 보이기도 한다.

가수로써의 성숙된 이미지가 오히려 좋지만 시트콤 논스톱에서 보았던 푼수때기도 괜찮았던 것 같다. 좋은 연예인이기 보다 좋은 인간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난, 장나라 팬이 아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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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스티븐 소더버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첫 작품은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989)' 입니다. 오션스 일레븐은 그의 11번째 작품이라고 합니다. 트래픽 처럼 Peter Andrews 라는 가명으로 촬영감독까지 겸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죠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쥴리아 로버츠, 앤디 가르시아 등 쟁쟁한 배우들이 동참한 걸로 보아 작년 아카데미상에서 감독상을 받기 받은 모양입니다. 영화 자체는 쇼킹한 사건 전개나 특이한 화면 구성은 없습니다. 기존에 너무나 많이 보아 왔던 화면과 이야기 구성은 짧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약간 지겨운 감조차 안겨 줍니다.
 
1960년대 프랭크 시나트라, 딘 마틴, 세미 데이비스 주니어, 조이 비숍 등 이른바 '랫 팩(rat pack)'이라 불리는 스타 군단들이 대거 출연했던 동명의 원작과 동일한 제작구조를 가지고 가볍게 제작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돈 들인 만큼 허접한 영화는 아니지만, '역시 소더버그라'는 감탄사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결말도 오히려 원작에 비해 떨어집니다. 훔친 돈들이 장례식장에서 관과 함께 불태워진다는 다소 황당한 전개를 벗어나 완벽하게 성공하는 도둑들의 절묘한 테크닉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소더버그가 최근 그의 상승세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탓인지 이러한 리메이크를 계속한다고 합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의 속편인 '호텔방 화재에서 살아남는 법(How to Survive a Hotel Room Fire)'이라는 영화 제작을 기획 중이라는 소문과 '오션스 일레븐'에 출연한 조지 클루니와 함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를 리메이크 한다고 합니다.
 
기대할 만한 작품을 제작하는 감독이긴 합니다. 하지만 한 때 헐리우드가 외면하던 시절의 소더버그가 훨씬 더 멋있다고 얘기하진 않을런지 다소 걱정된 행보를 걷고 있는 듯 합니다.
 
=-=-==-=-=-=-=-=-=-=-=-=-=-=-=-=-=-=-=-=-=-=-=-=-=-=-=-=

Steven Soderbergh's filmography
 
1989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
1991년 '카프카'(Kafka)
1993년 '리틀 킹'(King of the Hill)
1995년 '언더니쓰'(Underneath)
1996년 '그레이스 아나토미'(Gray’s Anatomy)
1996년 '스키조폴리스'(Schizopolis)
1998년 '조지 클루니의 표적'(Out of Sight)
1999년 '라이미'(Limey)
2000년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 '트래픽'(Traffic)
2001년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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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딩 포레스트 - 예기치 않은 순간 뜻밖의 선물

파인딩 포레스트...이미 전성기를 넘어선 배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연을 하고 있는 숀코넬리를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솔직히 이전의 엔트랩먼트에서 케서린 제타 존슨과의 열연이 더 믿기지 않지만서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떠 오르는 몇 작품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그리고 '굿 윌 헌팅'.....'굿 윌 헌팅'은 '파인딩 포레스트'의 감독인 구스 반 산트의 전작이다. 정신과 의사(로빈 윌리암스 역)와 빈민가의 수학천재 윌 헌팅(맷 데이먼) 과의 얘기를 다룬 점이랑 유명작가이면서 빈민가에 숨어사는 백인 작가와 빈민가의 가난한 흑인소년과의 인간적 교감을 다룬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빈민가의 흑인이면서 희망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16살의 자말 월러스(롭 브라운 역)와 부유한 집안의 딸이면서 자말을 좋아하는 클레어 스펜스(안나 파킨 역)의 관계는 위대한 유산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숀코넬리가 맡은 역이 실존 인물인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J.D.샐린저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한다. 단 1편의 작품으로 세상을 주목을 끌었지만, 왠지 모를 이유로 세상과 등지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늙은 작가가 비록 세상을 등지고 살지만 흑인 소년의 꿈과 희망에 찬 글속에서 문학적 재능을 발견하고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보편적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서 문학 친구로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가르침의 차원이 아니라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정신적인 성숙에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좋은 스승을 만난다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이 영화가 문학 천재의 얘기이다 보니 여러가지 재미있는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문학(주로 시)에 등장하는 유명한 어구를 인용한다던지.......말속에 숨겨진 뜻을 간파하고 상대방의 의중을 꼬집어 내는 대사는 언어가 인간의 정신속에 얼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를 나타낸다. 포레스터가
자말에게 여자에게 관심을 끄는 방법으로 '예기치 않은 순간 뜻밖의 선물' 이라고 알려줬는데 은 내용이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는 말이었던 것 같다.

책장 가득 낡은 책과 안란한 공간. 세상을 등지고 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 또한 희망하는 공간이다. 벽면 가득 빽빽하게 들어선 책속에서 나오는 냄새만으로도 충분한 상상력과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줄 듯 하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자말을 좋아하는 여학생역의 클레어 스펜스(안나 파킨 역)는 '피아노'에서 열연하여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그 꼬마여자애란다.

영화 상영시간이 2시간 16분인데 중간에 몇몇 대사가 짤려나갔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유는? 12세 관람가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굳이 영화관에서 보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비디오로 느긋하게 보면서 대사를 음미(?)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만만치 않은 상영시간이라 그럴 여유가 없겠지만서도.......비디오로 보라고 해서 B급 영화라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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