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솔직히 우디 알렌 영화를 처음 부터 끝까지 차분히 본 영화는 한 편도 없는 것 같다. 그의 영화는 중간부터 보면 뭔 소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러나 처음부터 봤다고 해서 이해되진 않는다. 영화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 너무나 우리 일상처럼 혼돈스럽고 수다스럽기에 일반 영화에 길들여진 자에겐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끊임없이 갈망하는 인간의 분주한 모습이 하나의 코미디와 같다. 주인공 '리'의 모습은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심리가 아니었나 싶다. 쉽게 편하게 원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반면 그의 아내 '로빈'은 운명처럼 다가운 삶을 두려워 한다. 결국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은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알기 이전에 인간의 욕심의 진부함을 얘기하고 있는 듯 하다. 첫 장면이기도 하고 마지막 장면이기도 한 'HELP' 라는 글귀는 누구에게 외친 걸까?

그렇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나쁜 걸까? 물론 이분법적으로 보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을 끝없이 분출한다면 어느 순간에 자신에게 다가온 운명을 못 본체 할 지도 모른다. 주인공 '리'에게 전 처와 이혼한 것은 잘 한 것일런지 모르지만, 편집자인 동거녀를 버린 것은 그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한 것 일게다. 욕망에 집착한 탓이다. 비록 그가 선택한 것이지만,.......

갑자기 모 영화의 한 문구가 떠오른다. "실수라고 말하지 말아요. 실수란 없어요. 단지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일 뿐" 오늘 알았지만 이 작품은 98년 작품이다. 역시 주류 영화인이 아니기
때문인가? 1년에 한 편씩 만드는 감독인데 수입이 항상 늦는 것은 그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국내에서 그렇게 좋은 편만은 아닌 때문일게다.

의외로 단순한 주제와 내용이지만 우디 알렌을 좋아한다면 주저 없이 보아도 좋지만, 그의 영화를 처음 본다면 끝까지 뭔 영화인지 모를 수 있답니다. '애브리원 세이즈 아이 러브 유', '브로드웨이를 쏴라'를 보고 간다면 그에게 흠뻑 빠질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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