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리포트

시간이 미래일 뿐 공간이나 내용만을 볼 때 전혀 SF영화답지 않다.

원작이 너무 오래된 소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가까운 미래가 저렇다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경찰의 1인승 비행조정장치, 투명스크린으로 구성된 컴퓨터와 저장장치, 벽면을 오르락 내리는 이동차량 등 지금도 구현가능한 장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약점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인 듯 하다. 먼저, 망막을 스캔하는 신분확인 장치는 이미 수많은 SF영화에서 출입 통제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을 이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예지자에게 의존하는 프리크라임의 수사방식의 문제점은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것을 짐작케 하고도 남음이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감독은 관객에게 잘못된 사전 정보를 인식케 하여 주인공에게 시스템의 숨겨진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안겨준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보다 고전적인 것에 해답은 존재한다.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 보다 그걸 악용할 인간이 존재할 뿐이다.

이 영화가 조금은 답답할 듯한 다분히 고전적인 SF영화의 주류를 따르고 있음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건 사건을 이끌어 가는 추리적 기법과 인간의 내면을 꾀뚫는 감성이 존재하기 때문인 듯 하다. 그리고 스필버그식 영화 구성과 톰 크루즈의 매력도 더 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톰 크루즈의 연기가 <제리 맥과이어>이후로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의 외모와 액션이 한 몫 한 듯 하다.

필립 K. 딕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의 원작자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마찬가지 이지만 헐리우드의 영화제작자에게 좋은 아이디를 제공한 작가이다. 그의 소설이 최근 출판사에 의해 국내에 발간된다고 한다. 물론 영화같은 거대한 줄거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단편을 영화화 탓에 대부분의 작품이 그 뼈대가 되었을 뿐 이니까. 1982년에 죽은 그의 작품은 36편의 SF소설과 112개의 단편이 존재 한다.

무더운 여름, 혼자라도 가서 볼만한 영화 중에 한 편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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