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포르투칼.. 리스본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년 쯤 전부터 문을 열었던 어느 서점에서

한 시인의 오래된 책을 들춰내 기꺼이 지폐를 내고

공원에 앉아 나따(포스투칼 빵)을 먹으며 이따금 구름 흘러가는 걸 보다가

시 한 편 읽고 나서

커다란 썬그라스를 끼고는 웃는 듯 울고 싶다.

 

* EBS 세계문화기행 - 리스본 (신현림 편)을 보고 끄적.

(그런데 신현림 시인, 생각보다 말을 너무 못해서 방송 몰입도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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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1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옛날 부르마블이라는 보드게임에서 엄청난 땅값을 자랑하는 "리스본"이 생각나버렸습니다.^^
 
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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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자존감
자존심은 차곡차곡 받은 상처들을, 자존감은 차곡차곡 받은 애정들을 밑천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지켜내는 것이 자존심이 되고 누군가가 불어넣어주는 것이 자존감이 된다. 자존심은 누군가 할퀴려 들며 발톱을 드러낼 때에 가장 맹렬히 맞서고, 자존감은 사나운 발톱을 뒤로 두고 집으로 돌아와서 길고 긴 일기를 쓰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쁜 결과 앞에서, 자존심은 어차피 모든 걸 예감했던 듯 독해지며, 자존감은 모두들 어디로 갔을까 하며 세상이 독하다는 사실을 난생처음 깨닫고 만다. 자존심이 강한 자는 이기심이라는 커다란 호주머니를 달게 되고, 자존감이 강한 자는 자기애라는 목도리를 목에 감게 된다. 호주머니는 무엇을 채워 넣으려는 속성을, 목도리는 온기를 주고자 하는 속성을 예비한다. 자존심의 결말은 신문지라도 덮고 추운 겨울밤을 견뎌야 하는 노숙의 운명이라면, 자존감의 결말은 행복한 왕자의 동상과도 같이 어깨에 시린 눈발이 쌓여가도 허리를 펴고 서 있느라 다리에 쥐가 날 운명이다. -193쪽

그러나 이 진짜와 가짜는 서로의 내왕을 허가한다. 난관을 이겨내기 위하여 자가발전 플래시를 손에 들어, 탐정이 되거나 탐사단이 되는 일에 협력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렇고 그런, 거기서 거기인 것으로 만들기 위한 위장술을 쓰기도 하지만, 같은 먹빛임에도 사약과 보약이 재료부터 다르고 용도 또한 다른 것과 비슷한 이치로, 코를 킁킁거려 지나치게 보약만을 감별하려 해봤자 구별되지 않을뿐더러,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이 둘은 모두 무고하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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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0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며칠전 제가 읽은 책이지만 우리가 밑줄을 그은 부분은 다르군요.

이리스 2008-03-10 01:36   좋아요 0 | URL
우리.. 라는 말에 먼저 밑줄 그었으니 다르.. 다는 말은 보이지 않아요.
오호홋.. ^^;;

L.SHIN 2008-03-09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 좋은데.

이리스 2008-03-10 01:36   좋아요 0 | URL
아힝힝.. ㅎㅎ

잉크냄새 2008-03-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존심과 자존감을 참 잘 표현한것 같네요.

이리스 2008-03-10 21:42   좋아요 0 | URL
두가지가 모두 저에게 무척 절실한 시기에요.. -_-;;

nekomamang 2008-04-18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존중한다는 기저는 같지만 상황에 따라 존심이 되기도 하고.. 존중감이 되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알량한 존심..ㅋ
 

 

장담컨대, 2008년 상반기는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수많은 변화의 가운데

벼랑끝과 포근한 풀밭 사이를 오가면서

그저, 아주 먼 곳만 응시하려 애쓰고 있다.

계절이 한두번 바뀐 뒤에야 나는 무엇이 내 삶을 지나갔는지

말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내면의 어수선함으로 바깥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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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9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9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창의적, 예술적인 아방가르드 취향  

 



당신은 여기 분류된 8개 취향 가운데 가장 예술적 감각이 뛰어납니다.

'전위적'이라는 단어가 당신에겐 어색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경험이나 교육이 아닌, 선천적으로 예술적 오감을 타고 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선천적인 예술 에너지는 당신을 수준 높은 문화/예술 소비자로 만들어 줍니다. 

자신감과 솔직함은 당신 취향에 중요한 기준입니다. 대중을 의식하면서 쓴 시, 이성에게 잘 보이려고 그린 그림, 카메라 의식하며 하는 연기, 겉멋든 음악... 이런 것들은 경멸의 대상입니다. 서툴고 즉흥적이라도 자신만의 진실함이 있다면 아름답습니다.

이런 취향은 전세계 모든 평론가들이 공유하는 견해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비록 '평론'을 쓰기엔 지식이 부족할지라도 최소한 당신은, 전문 평론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수한 심미안과 감별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고흐는 평생 참으로 많은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모델을 살 돈이 없던 그는 평생 거울 속의 자신을 모델로 삼았죠.
아무도 바라봐 주지 않았던, 오직 거울 속의 자신만이 바라보던 자화상.
당신의 취향은 이 자화상을 사랑합니다.

좋아하는 것
당신은 어쩌면 괴짜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 당신 취향은 지금까지 주류에 속한 적이 드물었으니까요. 그러나 세속적인 대중을 떠나 고답적인 예술 영역으로 들어온다면 당신은 영락없는 메인스트림입니다. 당신은 격식과 통념에서 벗어난 것들에 흥미를 느낍니다. 그와 동시에 그런 일탈적인 것들이 진실되길 바랍니다. 다음 시에는 바로 그런 진실이 있습니다. 


나,이번 생은 베렸어
다음 세상에선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이 다음 세상에선 우리 만나지 말자
......
아내가 나가버린 거실
거울 앞에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사나이가 있다 치자
그는 깨우친 사람이다
삶이란 게 본디, 손만 댔다 하면 중고품이지만
그 닳아빠진 품목들을 베끼고 있는 거울 저쪽에서
낡은 괘종 시계가 오후 2시가 쳤을 때
그는 깨달은 사람이었다

흔적도 없이 지나갈 것

아내가 말했었다 "당신은 이 세상에 안 어울리는 사람이야
당신,이 지독한 뜻을 알기나 해? "
괘종 시계가 두 번을 쳤을 때
울리는 실내:그는 이 삶이 담긴 연약한 막을 또 느꼈다
2미터만 걸어가면 가스벨브가 있고
3미터만 걸어가면 15층 베란다가 있다

지나가기 전에 흔적을 지울 것
괘종 시계가 들어가서 아직도 떨고 있는 거울
에 담긴 30여평의 삶:지나치게 고요한 거울
아내에게 말했었다: "그래,내 삶이 내 맘대로 안 돼"

"거울에 비친 괘종시계" 황지우


저주하는 것
당신은 (아마도) 훈계하거나 훈계받는걸 제일 싫어할 겁니다. 규율, 법, 질서, 사회 정화, 국민 정서 어쩌고 들먹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취향을 제한하고 옭아 매려는 검열주의자, 엄숙주의자,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작품과 인생을 함부로 가치 판단하고 평가하고 거기에서 억지로 교훈을 찾으려는 행위에 역겨움을 느낄 겁니다.

 

http://www.idsolut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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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8-03-0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번 생은 베렸어

Mephistopheles 2008-03-0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아저씨 나온 사람보다 낫죠..^^ 전 사모님 타입이랍니다.ㅋㅋ

이리스 2008-03-02 11:13   좋아요 0 | URL
아힝힝.. 메피 사모니임~ ㅋㅋ

비로그인 2008-03-02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슬쩍 따라해 봐야겠어요 후훗

이리스 2008-03-03 00:26   좋아요 0 | URL
에헤헤~
 

 

저번주, 누군가의 결혼식에 간 것을 시작으로 뜻하지 않게 결혼의 러쉬에 휘말렸다.

(표현이 좀 이상할지라도;;)

조금 전 또, 결혼식 올린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결혼하는 사람들 나이도 28~39까지 참 다양도 하고나.

모쪼록 이 모든 분들이 싱글들에게 상큼발랄한 자극제가 될정도로 행복하게 깨를 볶으셔서

널리널리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려주기만 바랄 뿐이다.

잘들 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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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2-27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 가을-초겨울에 결혼식 엄청 다녔어요 정말
또 시작되는군요 ^^

이리스 2008-02-28 21:21   좋아요 0 | URL
주말에는 안식을.. ㅡㅜ

다락방 2008-02-2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쎄요, 다음달에 제 여동생이 결혼한다니깐요. 훗 :)

이리스 2008-02-28 21:22   좋아요 0 | URL
오오옷 :)

Mephistopheles 2008-02-2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낡은 구두님은 언제쯤?? (혹시 이 질문이 이 서재에서 금단의 질문은 아니겠죠?)

이리스 2008-02-28 21:22   좋아요 0 | URL
금단의 열매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