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꽤 오랜만이다. 연애소설을 읽은것이. 정확히 말해 다 읽은것이.
무심결에 땡스투.. 란 것을 클릭해보니 같은 책에 최근 몇 번 이어서 땡스투를 받았다.
제목과 연관이 있나? 여하튼 그 책 역시 작년 이맘때에 읽은 연애소설이다.
연애소설을 읽고 난 뒤 정말 믿을 수 없게도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눈물이 났다.
재빨리 손으로 닦아 내고는 이 바보스러운 상황을 잊고자 애썼다.
아픈가? 이렇게 아픈가? 그렇군. 쓸쓸하게 바람이 부는 거리를 걸어가는 동안 줄곧 몇몇 문장이 맴돌았다. 그리고 놓지 않고 집에 돌아와 빈 문서를 열어 거기에 담아두었다.
아픈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상처 입는 것에 관해 얘기하자면."물수건으로 입술을 닦고 나서 코우지가 말했다."누구든 태어난 순간에는 상처 입는 일이 없어. 나,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예를 들어 어딘가 불편한 몸으로 태어나거나, 병약하거나, 몹쓸 부모를 만난다 해도, 녀석이 태어난 순간에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아. 인간이란 모두 완벽하게 상처 없이 태어나지. 굉장하지 않아? 그런데, 그 다음은 말야, 상처뿐이라고 할까, 죽을 때까지, 상처는 늘어날 뿐이잖아, 누구라도."-327쪽
생각은, 의외로... 숨돌릴 틈 없이 바쁜 와중에 깃든 한자락의 여유...
그 여유가 깃든때 깊이, 또 제대로 자리를 잡고 앉아 나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홀연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까 나는 아마도 4~5년 전부터 무엇도 읽지 못하고 쓰지도 못했다.
그 사실을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 아니, 인정했다.
깊은 늪에, 아무리 발버둥챠도 더 빠져들기만 하는 끔찍한 늪에 발을 담근 시기부터 줄곧.
텅... 비어있다.
357000
7천힛 축하드려요^^
도정일 그리고 최재천의 대담이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짐작했던대로 출판사는 휴머니스트. ^^;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벌인 10차례의 대담과 4차례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세계, 즉 두터운 세계. 이것이 도정일이 내린 결론. 내 생각에 그건 두터우면서 또한 유연한 세계가 아닐까 하는데. 인문학자와 생물학자의 대담이라니, 긴 시간 동안의 그 축적된 지적 무게는 책의 무게와는 비교도 되지않을 것이라 짐작한다.
아, 또 보관함에 한 권 추가다.
휴머니스트 같은 출판사가 오래오래 장수하기를 바란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언젠가 시후미는 그런 말을 했다."내세울 만큼 행복하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행복하고 안하고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행복하고 안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때의 토오루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시후미가 주는 불행이라면, 다른 행복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