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표 드라마.

날 울게 만들었던 건 다름 아닌, 김희애가 울던 장면이다.

아마도 시청자들 대부분이 배종옥 편에서 분노하고 있을 때

김희애의 쓰린 상처를 갑자기 드러내는 김수현 작가.

 

김상중이 건네는 생활비를 받아보며

남자한테 생활비 처음 받아본다며 울던 김희애.

자신은 성형외과 의사였으나

부모와 남편과 형제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느라 돈버는 기계처럼 살았던 여자.

 

친구의 남편을 빼앗는,

누가봐도 지탄받을 짓을 감행한 김희애는

죽으면 내가 지옥으로 갈게.. 라고 담담히 말하면서도

이제 막 손에 넣은 저 소중하고 따뜻한 행복을,

친구 가슴에 못박고 여러사람 눈물 흘리게 만들면서 자기것으로 만든 그 행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앞으로는 배종옥이 본처임을 내세워 김희애를 괴롭히게 될거고

김희애는 사랑을 갖기 전의 몸부림보다 몇갑절로 처절하게 

빼앗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일 것이다.

 

빼앗는 자도, 뺏기는 자도 사실은 모두 제 꼬리를 물어뜯는 격인것을..

어떤때는 그게 자기 꼬리인줄도 모르고 사납게 뜯어 먹는다.

그러다 그만 몸뚱이의 절반까지 뜯어먹고 나서야 그게 제 몸인줄 알기도 한다.

놀라우리만치 미련한 것이 또 인간인 것을.

김수현작가는 매우 잔인하게 파헤쳐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는다.

그게,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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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4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이 드라마 철저히 김수현표이면서도, 그래서 분명 매력이 있더군요.
무심코 보다가 요샌 월/화요일 기다리게 돼요. 저 남자가 제일로 나빠 보였어요.
김희애 쪽에 저도 연민이 가는.. 셋의 연기는 징글맞을 정도더군요. 그 언니와
형부까지요. 작가는 불륜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해놓은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Mephistopheles 2007-05-0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김상중은 본처(배종옥)과 정부(김희애)와의 비교평가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아무래도 김상중의 마음속은 본처에게로 서서히 기울고 있는
듯 하더라는..^^

네꼬 2007-05-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뚱이의 절반까지 뜯어먹고 나서야 그게 제 몸인줄 알기도 한다." 멋진 구두님.

antitheme 2007-05-04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젤 좋아하는 배종옥이 출연하는데 볼 기회가 없네요.

moonnight 2007-05-0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희애가 성형외과의사였군요. 낡은구두님의 평을 읽으니 왠지 한 번 봐주어야겠다 싶네요. 드라마는, 너무 좋아하게 될까봐 두려워서 아예 안 본다는. 그러다 꼭 뒷북치며 빠져들곤 하지만. -_-;;;;

다락방 2007-05-0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드라마를 스쳐가며 한번 봤을 뿐이지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연기는 할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드라마를 살리는것은 단순히 인기있고 쭉쭉빵빵한 신인연기자들이 아니라고 말이죠.

그리고 낡은구두님도 퍽 매력적이세요. :)

이리스 2007-05-04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 나쁜건 언제나 유부남이야! 라는 말도 있다던데.. ㅎㅎ 공감 가기도 해요.
메피스토님 / 그쵸,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서상 그렇게 흘러가야 탈이 없을듯..
네꼬님 / 캄사해요~ ^^;;

안티테마님 / 웅, 재방이라도 어케.. ㅜㅡ
달밤님 / 으흐, 함 봐주세요. 보실만 할것 같아요,. 호호

다락방님 / 할 줄 아는 사람이 해야할 일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마는 그중에서도 연기란 참말로 그렇더란 말이죠. ^^;;

잇힝.. 다락방님도 멋쟁이이~~~ ㅋㅋ

무스탕 2007-05-0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니... 맨날 챙겨보면서도 한소리 하시더군요...
'김수현은 부모님 전상서 같은거나 쓰지 나이먹어서 왜 저런건 쓰나 몰라?'
엄니... 작가가 한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면 되것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