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표 드라마.
날 울게 만들었던 건 다름 아닌, 김희애가 울던 장면이다.
아마도 시청자들 대부분이 배종옥 편에서 분노하고 있을 때
김희애의 쓰린 상처를 갑자기 드러내는 김수현 작가.
김상중이 건네는 생활비를 받아보며
남자한테 생활비 처음 받아본다며 울던 김희애.
자신은 성형외과 의사였으나
부모와 남편과 형제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느라 돈버는 기계처럼 살았던 여자.
친구의 남편을 빼앗는,
누가봐도 지탄받을 짓을 감행한 김희애는
죽으면 내가 지옥으로 갈게.. 라고 담담히 말하면서도
이제 막 손에 넣은 저 소중하고 따뜻한 행복을,
친구 가슴에 못박고 여러사람 눈물 흘리게 만들면서 자기것으로 만든 그 행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앞으로는 배종옥이 본처임을 내세워 김희애를 괴롭히게 될거고
김희애는 사랑을 갖기 전의 몸부림보다 몇갑절로 처절하게
빼앗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일 것이다.
빼앗는 자도, 뺏기는 자도 사실은 모두 제 꼬리를 물어뜯는 격인것을..
어떤때는 그게 자기 꼬리인줄도 모르고 사납게 뜯어 먹는다.
그러다 그만 몸뚱이의 절반까지 뜯어먹고 나서야 그게 제 몸인줄 알기도 한다.
놀라우리만치 미련한 것이 또 인간인 것을.
김수현작가는 매우 잔인하게 파헤쳐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놓는다.
그게,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