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씨의 나비와 전사를 줄쳐가며 열심히 읽고 있다.
한창 재밌게 읽어가다가 5장 소월과 만해, 여성-되기의 두가지 스펙트럼이라는 장에서 탁 막혔다.
소월과 만해의 시를 인용하면서 탈근대성이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점을 지향하는가 뭐 그런 내용인데....
도대체가 시(詩)라는걸 만나면 나는 딱 막히고 만다.
뭔가 잡힐 듯하면서도 내용의 연계성이 딱히 안와닿는다.
이게 고미숙씨 논지의 문제인지,
아니면 전혀 시적인 인간이 아닌 나의 문제인지.....
한때 연애편지란걸 쓴적이 있었다.
지금 옆지기가 군대 가 있을때.....
뭐 열심히 쓴건 아니지만, 가끔밖에 못썼지만...
근데 참 그의 편지와 나의 편지가 늘 대조되었다.
나보다 더 섬세한 감성으로 무장한 그의 편지는 늘 감동적이었다.
몇마디 안해도 그리움의 감성이 뚝뚝 묻어나오는.....
그러면서 닭살스럽지 않은.
근데 나의 편지는 무뚝뚝함과 투박함, 그리고 썰렁한 농담으로 늘 일관했으니....
만나기만 하면 옆지기는 늘 나의 편지를 가지고 놀려댔었다.
어째 여자이면서도 그것밖에 못쓰냐고....ㅠ.ㅠ
시적인 감수성을 못타고 나온걸 어쩌라고....
근데 이제는 연애편지같은 것도 안쓰니 그런 감수성이 별로 필요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책을 읽는데까지 걸림돌이 될 줄이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