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
한병호 그림, 채인선 글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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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 책을 읽어주다 보면 늘 늑대는 나쁜 녀석으로 나오는 바람에 아이에게 괜한 편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그런 어른들의 편견을 여지 없이 꼬집어주는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엄마 토끼는 아기 토끼에게 엄마가 없는동안 늑대가 와도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한다.
늑대는 정말로 무서워서 아기토기를 해칠거라며...
그런데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엄마에게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하고 싶은데 그놈의 늑대가 나타나지를 않는다.
드디어 용감하게도 늑대에게 따지기 위해 늑대의 집을 찾아 나선 아기토끼!

드디어 늑대의 집에 도착하고 보니 아기 늑대가 혼자 있다.
근데 늑대엄마 역시 아기 늑대에게 호랑이가 나타나도 절대 문열어주면 안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주고 시장에 갔다는 거다.
이제 둘이서 호랑이를 기다린다.
하지만 호랑이는 나타나지 않고...
실망한 둘은 호랑이의 집으로 직접 따지러 나선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으로 계속 이어지는 호랑이네 집과 사냥꾼인 사람의 아들 담이의 이야기....

일단은 발상이 참 재밌다.
엄마에게 문열어주지 않고 똑똑하고 용감하게 행동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 그럴 기회 자체가 오지 않자 늑대와 호랑이와 사냥꾼의 집을 아예 찾아나서는 아기 동물들.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의 세계를 참 잘 이해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또한 아기 동물들의 입을 통해서 서로를 믿을 줄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를 비틀어주는 것도 재밌다.
결국 어른들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재미나게 숲속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은 모든 편견을 버리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오랫만에 엄마인 내 맘에도 쏙 드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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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