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선생의 탄신 100돌특별대전


전형필 선생 탄생 100돌 간송미술관 특별대전 [중앙일보]
교과서 속 `문화재의 별` 한꺼번에 본다
국보 12점, 보물 10점 포함
겸재와 추사 작품 등 100점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풍악내산총람’, 조선 풍속화의 대가 신윤복의 ‘월하정인’, 간송미술관의 얼굴 명품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지난주 내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관장 전영우)은 전화 몸살을 앓았다. 해마다 5월과 10월 둘째 주말에 개막하는 정기기획전을 기다리는 고미술 애호가들의 등쌀 때문이었다. 1971년 시작한 뒤 서너 차례 빼고는 꼬박꼬박 날짜를 지켜왔지만 올 봄 정기전은 한 주 늦춰 21일 막을 올린다. 일흔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가 워낙 뜻깊어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해서다. 올해는 간송미술관을 세운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1906~62) 선생의 탄신 100돌.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수장가 손으로 흘러가는 한국 문화재 수천 점을 가산을 털어 지킨 간송의 뜻을 되새기는 '간송 탄신 백 주년 기념 특별대전'이 열린다. 평소 볼 수 없는 간송미술관의 명품 100선이 한꺼번에 나온다. 대부분 국보급이다.


간송 생전에 그와 교유했던 미술사학자 고유섭 선생은 축사에서 간송을 대인(大人)이라 불렀다. "간송의 생애는 100으로 계산할 수 없다. 간송의 생은 100에 100을 곱해도 모자란다. (…) 간송이 지금도 저 높은 곳에서 겸재(謙齋)와 단원(檀園)의 산수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아니 보이는가"라며 고인의 특별했던 삶을 기렸다. 십만 석 재산을 아낌없이 민족문화재 수집에 쏟아부은 그가 있었기에 일제 식민치하에서 훼손된 문화적 자존의식을 되살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별대전'에 나온 작품은 한국 문화재의 별이다. 간송의 탄신 100돌에 맞춰 간송 소장품의 전모를 살필 수 있는 100점을 골랐는데 국보가 12점, 보물이 10점이다. 도자기.그림.글씨.불상 등 각 부문별 대표선수가 나왔다. 교과서에서 사진으로 보던 바로 그 유물들이다. 35년 동안 개인.유파.시대.국적별로 꾸린 예순 아홉번 전시회를 거치며 연구로 검증된 작품 가운데서 뽑았으니 고미술의 고갱이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靑磁象嵌雲鶴文梅甁)'은 간송 소장품의 얼굴이다. 청자색 바탕의 푸른 창공을 날아오르는 학의 모습이 아름다워 '천학매병(千鶴梅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간송이 1935년 일본인 골동 중개인의 소개로 당시 거금 2만 원을 주고 사들였다. 2만 원이면 당시 서울에서 어지간한 집 열 채를 살 수 있는 돈이다. 간송의 도량과 담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일화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 전통문화의 자존심을 걸고 일본땅으로 넘어갈 뻔한 것을 지킨 간송의 힘을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국보 제73호 '금동삼존불함(金銅三尊佛龕)', 국보 제 70호 '훈민정음',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 풍악내산을 한데 합쳐 살펴보다)', 조선 풍속화의 대가인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대표작, 추사 김정희의 '명선(茗禪: 차 마시며 선정에 들다)' 등 한 점 한 점 한국미술사의 뼈대를 이루는 걸작이 줄을 섰다. 한 개인이 이룬 소장품의 목록이 한 나라의 박물관을 능가할 정도다. 이렇게 보석 같은 문화재를 모은 간송의 안목과 솜씨를 엿볼 수 있는 그의 글씨와 문인화 8점도 함께 선보여 흥미를 돋운다. 추사의 '세한도'를 연상시키는 고졸한 그림 속 초가집 한 채가 간송의 자화상처럼 보인다.

간송의 정신을 받들어 40년 간송미술관을 지켜온 최완수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와 추사 김정희의 추사체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조선 후기 문화의 황금기인 진경시대 문화의 우수성과 고유성을 밝혀낸 것은 다 간송의 소장품 덕"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4일까지. 무료. 02-762-0442.

정재숙 기자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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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5-16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갈게요^^

水巖 2006-05-16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제 서재에 이태준 고택 가는 길 올려 놓았습니다. 고택 이야기도 옮겨다 놓구요, 와서 보세요.
왕돈까스집은 이태준 고택 주변에 몇군데가 있는데 로드무비님이 말 하시는곳은 어딘지 모르겠군요.

바람돌이 2006-05-17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원래 수암님이 올리신 글 저도 퍼왔어요. ^^
수암님/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