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에콩의 기분 좋은 날 ㅣ 웅진 세계그림책 18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6월
평점 :
전작인 <누에콩과 콩알 친구들>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땜에 다시 후속편인 이 책을 아무런 망설임없이 골랐다.
역시나 너무 귀엽고 예쁜 콩알들이 나오고, 또 여전히 누에콩의 푹신하고 커다란 침대가 주인공이다.
비가 많이 온 이후 물에 잠겨버려 웅덩이가 되어버린 놀이터에서 콩알 친구들은 뱃놀이를 한다. 모두들 자기 침대를 가지고.... 모두들 신나게 노는데 누에콩은 자기가 가장 아끼는 침대를 물에 젖게 하기가 싫어서 같이 뱃놀이를 하지 않고 시무룩하게 웅덩이가만 어설렁거린다.
이 때 누에콩의 시무룩한 표정과 다른 콩알친구들의 즐거운 표정들이 대비되며 재밌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침대는 물에 젖게 하기 싫지만 너무 너무 뱃놀이가 하고 싶은 누에콩.... 친구들에게 부탁하지만 모두 누에콩이 너무 커서 난색을 표하고 땅콩만이 어찌 어찌 태워줬지만 결국 물속에 풍덩...
이 장면에서 아이 둘은 까르륵 넘어간다. "야 이제 수영하면 되겠다" 수영을 너무 좋아하는 예린이와 해아는 뱃놀이보다 물에 빠져 수영을 하게 된게 더 재밌나보다. 어른인 나의 생각은 여기서 안타까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역시 다르다.
얼떨결에 들어간 물속은 너무 예쁘고 모든 콩알 친구들이 이제는 같이 물속으로 들어가 놀다가 길을 잃은 어린 송사리를 발견한다.
이제부터 송사리 수송 대작전!
다른 친구들의 침대는 송사리를 시냇물로 옮기기에 다 적당하지 않다.
여기서 누에콩은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침대를 너무나 거리낌없이 송사리를 위해 제공하고 모두가 행복해한다는 결말....
참 아름다운 얘기다. 여태까지의 이 작가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색감도 많이 좋아졌고 콩알 친구들의 표정도 너무 다양하다 그리고 누에콩이 착한 일을 한 것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그냥 콩알 친구들의 뿌듯한 표정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한 간결한 문장 처리도 맘에 든다.
자신의 작은 희생이 남의 기쁨이 될 수 있음을, 또 그것이 자신의 기쁨도 되는걸 이 책만큼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에 모두의 침대가 물에 젖어 여기 저기 물이 빠지도록 널어놓고 나뭇잎을 덮고 곤히 잠든 콩알 친구들의 표정이 정말 사랑스럽다.
근데 이 책을 보고 콩 싫어하는 예린이가 제발 콩 좀 먹어줬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