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범벅 장수 옛날옛적에 4
한병호 그림, 이상교 글 / 국민서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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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는 아무래도 좀더 연령이 되어야 될것같아 5살 예린이에게 한 번도 보여준적이 없다. 처음으로 보여준 책이 이 책이다. 도깨비 노래도 좋아하고 해서 일단 도깨비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책을 보고 좀 난감했다. 아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일단 호박범벅이 뭔지를 모르고 비슷한 호박죽으로 대신하자니 아이들 둘다 호박죽을 싫어한다. 어떡하지? 게다가 책 뒷부분에 범벅장수가 논, 밭을 산다는데 도시에서만 자란 우리 아이들은 논 밭이 뭔지를 모른다.(도대체가 내가 가르친게 뭐냐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참 난감해 하다가 그래도 그냥 부딪쳐 보기로 했다.

표지의 그림은 산만한 듯하나 다른 도깨비 그림처럼 너무 미화되거나 귀엽게만 그려지지 않고 오히려 보면 볼수록 정겨운 분위기가 살아난다. 동시에 속표지의 도깨비와 호랑이의 그림은 너무 익살스럽게 그려져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나는 그렇지만 예린이는 "엄마 도깨비랑 호랑이가 왜 슬퍼해?" "응 호박범벅을 먹고 싶은데 먹을 수가 없어서 슬퍼" "왜 못먹는데, 엄마가 만들어주면 되지?" "그러게... 왜 못먹는지 우리 같이 보자"

책을 펼치니 표지와 마찬가지의 정겨운 그림들이 이어져 나온다. 뿐만 아니라 리듬감 있는 내용은 읽어주는 사람까지 신나게 읽어줄수 있다. 특히나 중간의 도깨비들이 호박범벅을 너도 나도 서로 다투어서 먹는 페이지는 압권이다. 어쩜 저렇게 다양한 표정으로 다양한 포즈로 호박범벅을 먹는 장면을 실감나게 그렸을까? 나조차도 입안에서 침이 꿀꺽.... 근데 이 장면에서 흥분한건 5살 예린이가 아니라 3살 해아였다. 도대체가 페이지를 못넘기게 한다. 말이 늦어 아직 표현도 잘 못하면서 책속의 항아리를 가리키며 '엄마 냠냠 냠냠~~" 좋아서 난리도 아니다. 그제야 예린이도 덩달아 같이 냠냠... 이 장면만 5분 넘게 본 것 같다.

역시 뒷부분은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웠던 것 같다. 도깨비가 왜 호박범벅을 먹지 못하는지 도대체 이해를 못하는 예린이... 그러다 보니 이 책은 거의 중간에서 읽어주기가 끝나기 일쑤다. 바로 도깨비들이 호박범벅을 나눠먹는 그 장면에서... 그리고 이 책은 늘 3살 해아가 들고 다닌다. 오로지 한 장면을 위해 엄마에게 읽어달랜다.

이 책은 우리 애를 기준으로 보면 적어도 우리 나이로 6살정도쯤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전래동화를 처음보는 아이에겐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다만 전래동화를 많이 봐서 익숙한 아이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책의 품질은 정말 최고다. 문장도 그림도.... 좀더 아이에게 친숙한 해님 달님같은 책들을 같은 시리즈로 사서 보고 다시 이 책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 - 그림책으로는 드물게 페이퍼북이라 가볍고 딱딱하지 않아서 이 책을 늘 끼고 다니는 해아가 보기에 정말 좋다. 어린이 책도 이런 페이퍼북이 좀더 많이 나왔으면... 3살이 넘어가면 애들은 책을 잘 안찍게 되던데 굳이 하드커버를 고집해야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덕분에 책값도 좀 내리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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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7-21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제가 아이보다 더 동화가 고파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 사고 싶으니 어쩐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