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
안재성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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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시대 독립운동사에서 특히나 사회주의 계열의 운동을 보노라면 갑갑할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 조그만 나라에 그 암흑의 시절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되지도 않는 그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 조직을 만들고 서로 싸웠는지를 보다보면 한심해 한심해 소리를 입에 달게 된다.

그러나  이 몸편하고 속편한 후손의 넋두리야말로 얼마나 가당찮은 것인가
식민지 시대 - 어쩌면 아니 조금만 더 이기적이었다면 충분히 식민지 관료로서 편한삶을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그것도 공산주의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자체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그것이 보여주는 삶의 행로가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줄지를 눈앞에 뻔히 보면서도 그 길을 거침없이 간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지....

트로이카라는 말에서는 바로 한때 은막을 주름잡던 여배우의 이미지나 북국 러시아의 대지를 달리는 낭만적 마차의 모습만이 떠오른다.
때문에 어쩌면 이책의 제목인 경성트로이카는 책에 대해 엉뚱한 선입견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식민지 조선의 모습이나 당대의 혁명가들의 모습을 지나치게 낭만화시킨건 아닌지...
하지만 조금만 책을 읽어가다보면 그런 선입견은 여지없이 부서져 버린다.
경성 트로이카는 경성꼼그룹의 전신으로서 트로이카가 의미하는 것은 세마리의 말이 동등한 힘을 갖고 마차를 끄는 것처럼 사회주의 조직은 모든 활동가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자신과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고 따라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뜻을 가진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가혹한 탄압에 못이겨 망명을 택하던 시기다.
그 망명의 길이 편한길이라고 말할 수는 결코 없으나, 역시 무엇보다 힘들고 어려운 것은 역시 국내에 남아있는것일게다.
국내의 민중들을 조직하고 그 힘으로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라는 것을 잊지않고 그것에 매진한 혁명가들. 그들이 바로 경성트로이카다.
그래서 트로이카란 이름은 주도적이었던 이재유, 김삼룡, 이현상 같은 이들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그 길에서 같이 싸웠던 모든 활동가들, 모든 민중들을 아우르는 말이다.

또한 그나마도 이름이 알려져있던 남자들에 비해 전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동덕여고 출신의 여자 혁명가들의 이름이 여기서 그 이름을 알려온다.
당시 경성이 원산같은 곳에 비해서 경공업의 비중이 높았고 그에 따라 여성노동자들의 조직이 중요했음으로 인해 많은 여성활동가들이 있었을터인데도 그들의 이름은 악명으로라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에서 그나마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파업을 이끌었던 여성혁명가의 이름 - 박진홍, 이순금, 이효정 - 그들의 이름을 살려낸 것으로도 이 소설의 의미는 충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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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1-04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이런 책이었군요. 잘 읽고 갑니다.
신랑 덕에 책 열심히 읽으시는군요.^^
많이 나으셨겠죠?

바람돌이 2008-01-05 01:46   좋아요 0 | URL
예 많이 나았어요. 그래도 아직은 잘 움직이지를 못해 저를 하녀처럼 부려먹는답니다. ㅠ.ㅠ 경성트로이카는 저 트로이카라는 말때문인지 실제 내용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죠?

클리오 2008-01-04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별 다섯... 고민끝내고 사야겠군요... ^^

바람돌이 2008-01-05 01:47   좋아요 0 | URL
사실 별 다섯은 이 책의 문학성이나 뭐 그런거하고는 상관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잊혀졌던 사람들을 복원해냈다는데 주어진거라고 봐야겠죠...(사실 문학성에 대해서는 저는 잘 알지도 못하고요. ㅎㅎ) 전에 조금 공부하다고 그냥 손놔버린 부분인데 이 책 읽고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