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티나 관람을 끝내고 나니 약간 출출하기도 하지만 밥먹을 사간은 안되고 간단하게 빵이나 먹자며 주벼능 돌았는데 스벅이 따악 있다.
에어비앤비에서 아침마다 김치에 밥이랑 국이랑 해먹고 나오는지라 한식은 안 땡기는데 한국식 아아는 너무도 그리운 것.
이곳의 카푸치노가 아무리 맛있어도 중간에 한 번씩 아아는 먹어줘야지
딱 그 순간에 스벅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는 진짜 문자 그대로 스벅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손에 넣은 아아는 고향의 맛이다.
언제부터 글로벌 기업이 내 고향맛이 되었는지...
그럼에도 아아는 참을 수 없다.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싶은데 여기서 주인공은 공연이 아니라 극장이다.
빈 최고가 아니라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싶은 것.
가족들과 공연을 고를 때 딸이 발레 보고싶다고 해서 고른 발레가 <잠자는 숲속의 미녀>.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작으로 꼽힌단다.
1시간 전에 공연장 도착. 그래봤자 알베르티나에서 길 건너편이다.
들어서자마자 입이 안 다물어진다.
크고 화려하고 웅장하고 드레스 입은 번쩍이는 언니야들 넘쳐나고...여긴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서 빈 음악협회처럼 돗대기 시장이 아니었다.
내 표를 보고 친절하게 방향 알려주고 3층 자리로 올라가니 자리까지 안내해주고 그러고는 지금 붐비지 않을 때 로비 내려가서 사진 찍으라는 조언도 해주고...
발레 공연 태어나서 2번째 보는데 직접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연주하는 발레공연은 처음이다.
발레야 당연히 멋있지.
하지만 발레를 보면서 감동을 받기는 힘든거같다.
멋있고 아름답지만 발레라는 장르 자체가 뭔가 가름 가득 감동을 주는건 아닌거 같아.
그저 예쁜거 좋아하고 춤추는거 좋아하는 딸이 행복했으면 됐다
그런데 진짜 발레 공연은 예쁘구나.
인간 신체의 한계를 보는 느낌이랄까.
빈에서 가장 대표적인 공연장 2개를 모두 갔다.
만약 음향이 멋진 곳에서 근사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싶다면 무조건 빈 음악협회다. 소리와 울림의 차원이 다르다.
빈 국립 오페라극장도 음향이 좋기로 유명하다는데 빈 음악협회와는 비교가 안되었다.
그런데 빈에 와서 멋진 공연 하나 보고 멋진 극장에서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남기도 싶다면 빈 국립오페라극장에 갈 일이다.
물론 제일 좋은건 2군데를 다 가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