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양다리를 걸치면 득이 되는 그런 나라입니다. 인도의 기업가들은 곧이곧대로 정직하면서도 부정을 저질러야 하고, 조롱하면서도 믿어야 하며, 교활하면서도 진지해야 하고, 양쪽을 다 해야 하지요. - P24
"뭐냐 하면 말이요, 이 사람 학교라고는... 글쎄... 틀림없이 이년 아니면 삼년 정도 다녔을까? 읽고 쓰는 거야 하겠지만, 읽고 있는 게 무슨 뜻인지 도대체알지를 못해요. 설익었다고나 할까, 머리가 좀 모자란다고나 할까. 내 자신 있게이야기하지만, 이 나라는 이 친구 같은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그런데 우리의 영광스러운 민주주의를, 여기서 그는 저를 가리켰습니다- "바로 이 친구 같은사람들에게 맡겨놓고 있어요. 바로 그것이 이 나라의 비극이거든." - P26
대양이 우리나라에 빛을 가져다줍니다. 지도를 보면 바다와 가까운 곳은 모두 잘 사는 곳이거든요. 하지만 강은인도에 어둠을 가져다주지요 - 검은 강 말입니다. 어떤 검은 강을 이야기하는 거냐구요? 양쪽 둑은 검고 끈적거리는 진흙투성이어서 그 안에 뿌리 내린 모든 식물을 꽉 움켜잡고, 그 숨통을 틀어쥐고, 목조르고, 자라지도 못하게 만드는 그 죽음의 강이 어디냐구요? 아, 그거야, 어머니 강가(Ganga), 베다스 여신의 딸, 갠지스 강이지요. 모든 것을 밝히는 강, 우리 모두의 수호신, 출생과 재생再生의 고리를 끊어주는 갠지스 강 말입니다. 이 강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든 모두 어둠의 땅입니다. - P32
부자의 몸은 하얗고 부드러운데다 속이 텅 빈 게, 마치 품질 좋은 면 베개와도 같지요. 우리들의 몸은 완전히 다릅니다. 제 아버지의 등뼈는 매듭을 지운 로프, 그러니까 마을 우물에서 여인네들이 물을 짓는 데 쓰는 로프였고, 목 주위를휘감고 있는 쇄골은 마치 개 목걸이마냥 불쑥 튀어나왔으며, 꼭 채찍 맞은자국처럼 살갗을 뒤덮은 베인 곳, 흠집, 흉터 따위는 가슴과 허리를 거쳐 저 아래 엉덩이의 좌골에 이르기까지 뻗쳐있었습니다. 가난한 자의 인생은 날카로운펜으로 온몸에 쓰여 있지요. - P44
"난 평생을 두고 노새나 다름없는 취급을 당했어. 내 아들놈 하나 딱 하나만이라도 인간답게 사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인간답게 사는 것, 그건 미스터리였지요. - P49
그리고 십분 동안 손을 닦고, 잘 말린 다음, 다시 한 번 씻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더군요. 어떤 사람의 발을 마사지해주고 나면, 제아무리 열심히 손을 씻어도 그 부스러진 늙은 피부의 냄새는 온종일 손에서 떠나질 않는 법입니다. - P94
각하와 같이 피부가 누런 사람들은, 오수 처리, 식수, 올림픽 금메달 등에서탁월하다 하더라도, 여전히 민주주의를 누리지는 못하지 않습니까? 어떤 정치인은 라디오에 나와서 그러더군요, 우리 인도 사람들이 여러분들을 누르고 승리하게 될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고요. 우린 하수처리도 식수도 올림픽 금메달도 없지만, 그래도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고 말입죠. >만약에 제가 국가를 하나 만든다면, 무엇보다 먼저 하수처리 파이프부터 먼저 설치하고, 그 다음에 민주주의를 갖다 놓고,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간디에 대한 팸플릿이나 조각을 주든가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전기껏해야 살인자에 불과하니 말이죠? - P120
"맨날 그런 식인 걸 뭐. 난 선거라는 것을 열두 번이나 봤어. 대선이 다섯 번주 선거가 다섯 번, 지방선거가 두 번 그런데 그 때마다 누군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이내 대신에 투표를 했다. 이 말씀이야. 인도 내 다른 지역에서는 자기 스스로 투표를 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고들 하던데, 그거 참 멋진 일이 아니겠냐?" - P125
아버지는 왜 저에게 사타구니를 긁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요? 아버지는 왜 저에게 우유거품을 내가며 이빨을 닦는 법을 한 번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요? 어째서 그는 제가 짐승처럼 살도록 키웠을까요? 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그처럼 더럽고 그처럼 추악한 곳에서 사는 걸까요? 쓱싹 쓱싹, 뱉어내고... 쓱싹 쓱싹, 뱉어내고... 유아, 사람의 과거도 그처럼 수월하게 뱉어낼 수만 있다면! - P179
하지만 그는 수탉장에 들어있거든요. 하인들의 신의는 인도 경제 전체의 기반이란 말입니다. - P204
우리에겐 닭장이 있잖아요. 인류 역사의 어느 장에도 이처럼 소수의 인간들이 이처럼 대다수에게 이처럼 많은 것을 빚지고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지아바오 선생님. 이 나라의 몇몇안 되는 사람들이 나머지 99.9퍼센트를 어느 모로 봐도 그들에 못지않게 강하고, 못지않게 재능 있고, 못지않게 똑똑한 나머지를 훈련시켜서 영원한 예속屬의 상태에서 살도록 만든 거죠. 그것은 얼마나 튼튼한 속박의 굴레인지, 그의 손에 해방의 열쇠를 쥐어주더라도 그는 욕설을 하며 그걸 되던져버릴 정도입니다. - P204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영광이요, 우리의 모든 사랑과 희생의 보고이며, 국무총리가 각하에게 보여줄 팸플릿에서 틀림없이 상당한공간을 차지할 주제인 인도의 가족 - 바로 그것이 우리가 닭장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둘째 의문에 대한 답: 자기 식구들이 파멸하는 꼴을 볼 각오가 된 사람만이그들이 주인들에 의해서 쫓기고, 두들겨 맞고, 산 채로 불타 죽임을 당하는 꼴을 볼 각오가 된 사람만이 닭장을 부수고 나올 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인간으로는 어려운 노릇이고, 괴물이 되어야 하고 비정상적인 성격이라야가능하단 말이지요. - P205
사랑이라는 가면 뒤에서 우리는 주인들을 증오하는 걸까요, 아니면 증오의가면 뒤에서 그들을 사랑하는 걸까요? 우리를 가두어버린 수탉장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조차 미스터리입니다. - P217
인력거꾼 한 사람이 바로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덩치가 작고 더부룩한 수염에 성냥개비처럼 말라비틀어진 사람인데, 누더기로 얼굴과 다리를 깨끗이 닦고서 땅에 누워 잠드는 모습이 극도로 피곤한 듯 보였습니다. 인력거 좌석에는 하얀광고지가 붙어있고 거기에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비만이 걱정되세요? 메트로 헬스클럽의 지미 싱을 찾아주세요: 9811799289 - P253
부자들의 꿈, 그리고 빈자들의 꿈 - 그 둘은 절대로 겹치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보세요. 가난한 자들은 평생을 두고 먹을 걸 충분히 얻어먹고, 부자들처럼보이는 꿈만 꿉니다. 하지만 부자들은 무슨 꿈을 꾸지요? 몸무게를 줄여서 가난뱅이들처럼 보이는 꿈이지요. - P257
근데요, 참으로 이상하게도, 그를 속임으로써 만든 현금을 볼 때마다 제가느낀 것은 죄의식 아니라, 무엇이었는지 아시겠습니까? 분노였습니다. 그로부터 더 많은 것을 훔쳐내면 낼수록, 그가 저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훔쳐가고 있었는지를 더욱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P263
짐승들은 짐승답게 살도록 내버려두고, 인간들은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 한 마디로 그것이 저의 철학이랍니다. - P314
저는 말할 것입니다. 단 하루라도, 단 한 시간이라도 아니, 단 일 분이라도, 하인으로 살지 않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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