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3장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내는 SNS 시대의 모성 실천 풍경


최근의 모성담론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지식을 활용하면서도 1차적 양육자롯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로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집약적 모성실천 이데올로기란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가리키는데, 이는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부하는 것으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맘스타그램에서 읽어낸 모성 실천의 풍경들

 - 개개인의 기념 의례가 서비스업체들의 영향으로 획일화 되고 있는 풍경 + 자녀의 모든 행동을 고화질의 연출사진과 동영상으로 공유 ⇒ 집약적 모성실천의 세밀한 기록

 - 상업의례를 대신하는 셀프의례의 전문화 - 맘스타그램을 통한 노하우의 공유로 DIY문화가 유행하는데 이는 여성의 추가적인 노동을 요구함으로써 집약적 모성실천의 강도를 높이는 규율로 작용한다.(셀프 백일상, 셀프 성장앨범, 엄마표 홈스쿨 등)

 - 0세부터 이루어지는 자녀교육 촘촘히 기록하기(문화센터, 오감교육, 체험교육 등)

 - 육아하는 '나'의 이야기 기록하기


이러한 미디어의 이용과정에서 한국에서의 '엄마되기' 규범이 만들어지는 양상을 보이며 이는 또 자기 과시적 소비문화와 자기 서사쓰기의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장이기도 한다. 

하지만 #독박육아나 #육퇴(육아퇴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느 획일화된 모성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곳도 이런 미디어쪽이다. 



제2부 4장 픽토리얼 푸드 : 먹스타그램 현상과 음식 이미지의 역사


픽토리얼 푸드 = 이미지화된 음식

인터넷 시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음식 이미지 생산과 관련한 독자적인 움직임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먹방'이다.

'먹방'은 이전 시대나 다른 장르의 음식 이미지와 다른 것이 음식 자체보다 음식을 먹는 것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먹방'의 유행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체체 내에서의  생존의 불안감 표출, 다이어트의 압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대리만족 등 여러가지 원인이 제시되지만 아직 뚜렷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두번째 주목할 만한 것은 '먹스타그램'이다. 

이 먹스타그램이 일면에서는 많은 여성 이용자들의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먹스타그램을 통해 이용자-대중의 생성력은 음식-미디어-이미지의 민주주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의 생산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이는 어떤 의미를 생산하는 것에 대중의 영향력이 강화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특히 이 글이 이 책 전체의 주제인 페미니즘과 만나는 지점이 어디인가는 제대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사생활의 상품화로 인해 기존의 책무를 시장을 통해 손쉽게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 여성의 해방을 의미하지 않는다는점이다. 집안 꾸밈이나 가족 식사 준비, 자녀 교육의 면면에 요구되는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해결하던 가사의 기준이 상향되고, 가계를 위해 스스로 ‘상품처럼 완벽한‘ 일상 의례를 셀프로 해내면서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새로운 책무가 생겨나고 있다. 손쉽게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마련된 것은고립된 엄마들의 일상에서 사회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조건인 동시에, 서로의 일상을 비교하면서 경쟁하게 되는 또 다른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P169

결국 양육 서비스의 발달은 육아에 투입되는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대부분 여성이 수행하는 주 양육자의 부가적 노동력 투입을 요구하는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시식을 활용하면서도1차적 양육자로서 어머니 노릇을 강조하는 집약적 모성 실천 intensivemothering 이데올로기가 부상하며, 여성의 정서적, 경제적 노동을 집약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P180

 집약적 모성 실천 이데올로기란 주 양육자의 책무가 지속적으로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돌봄을 시장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순수한 영역‘으로 간주하여,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리적, 정서적 지원을총동원하는 상황을 이상적인 모성 실천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일컫는다(Hays, 1996) - P181

자녀의 양육을 총책임지면서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은채로 현명한 소비자 역할을 수행하는 여성을 이상적인 어머니로 상정하는 것은 결국 전통적 성역할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으로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적 독립을 성취해온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격backlash이라 해석했다. - P181

하지만, 개인들의 때로 자조적이고 성찰적인 기록이 축적되면서 #독박육아 #육아퇴근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획일화된 모성의 이미지에 파열을 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었다.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서 육아 경험을 통해 다른 여성들과 연결되는 경험이 가능해지면서 ‘엄마 되기‘에 수반되는 고단함을 무조건 인내하기보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어머니상에서 벗어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유자녀 여성들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맘스타그래머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어려움이 공통의 경험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서로의 상황에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고, ‘독박육아‘와 같은 새로운 해석적 프레임 안에서 헌신적이고 무조건적인희생을 해야 한다는 집약적 모성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 P197

1930~50년대 영미권에서는 요리 강습 프로그램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주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그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창조적 공간으로서의 주방을 부각시켰다. 말하자면 당시의 요리 강습 프로그램의 음식 이미지는 가정주부인 여성의 전유물로 가정하고, 여성의 역할을 요리사이자 돌봄 제공자로서 제한하는데 이용되었다 (Ashley et al, 2004: 171-172). - P214

 많은 여성 이용자들은 먹스타그램을 생산함으로써 억압되어왔던 식욕을 해소하는데, 여기서 먹스타그램이 자기통제가 내면화된 몸에 대한 상상을 해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로 먹스타그램의 소비가 단순한 대리만족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여성의 식욕억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가상의 공간이 현실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을 대체하거나 때때로 현실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오늘날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가상의 자아가 음식 이미지를 통해 욕구를 해소하는 절충적인 해방구를 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희망적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 P226

먹스타그램이 무한대로 확장하도록 추동하는 주목 경제의 맹점은 끊임없이 주목하도록 만들 뿐, 왜 그에 주목해야 하는지, 또 그에 주목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깨닫지 못하도록 한다는 데있다. 더불어 주목 경제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하는 과잉가시성 excessivevisibility, 즉 실제 음식의 가시성이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먹스타그램을 본래의 시각성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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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8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이 챕터 읽는 중인데, 바람돌이님 리뷰 먼저 다 읽고 다시 책으로 돌아가야겠어요 ㅎ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얄라님 다 읽으셨나요? ^^
저는 결국 9월을 넘겨서 10월 1일 어제 다 읽고, 오늘 마지막 정리 페이퍼랑 100자평 쓰고, 그리고 음 예상으로는 내일 리뷰를 쓸 예정입니다. 저는 왜 꼭 마지노 날짜를 못맞추는걸까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30 1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스타가 대세라고는 하던데요 ㅎㅎㅎ (대세 못 쫓아가는 1인) 맘스타그램 부분 읽는데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진과 글로 자신의 시간과 아이의 성장을 남기는 일의 긍정적인 면과 함께 과시적 소비에 대한 부분이요. 어떤 식으로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라면 똑같을거 같은데, 이게 하다보면 할 일이 너무 많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전 이 책에서 이 부분이 비교적(?) 쉽고 재미있었어요. 성장앨범 하나 안 만들어준 엄마로서 말입니다^^

얄라알라 2022-09-30 17:3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이 책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완독은 포기하고 2부 3장만 콕 집어 읽은 이유도 어쩌면 비교적(?) 이해가 빨라서 인가봅니다^^:;

일상을 공개하다 보면 소비가 소비를 부를지도 모르니,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과시적 소비 측면도 있겠어요..

바람돌이 2022-10-02 22:1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저도 대세 못 쫒아가는 1인입니다. 저의 인터넷 활동은 여기가 유일하다는.....흔한 블로거 하나도 없다요. 근데 인스타그램 계속하다보면 과시적 소비에 빠지는건 당연한 수순일거 같아요. TV홈쇼핑 즐겨보면 내내 전화통 붙들고 주문하고 있잖아요. 여기서도 다른 사람 책탑보면서 나도 책탑쌓고 있고.... ㅎㅎ

얄라알라님 자본주의의 힘이 이렇게 셉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