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가와 하이카이의 첫 구, 즉 홋쿠 5.7.5는 반드시 계절을 상징하는 계어조를 넣어야 하고 그 노래가 지어진 배경을 읊어야 하며, 또 한 수로 독립된 완결성이 있어야 했다. 이것이 나중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번거로움 없이 혼자서 읊을수 있는 하이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 P10

전통적인 하이쿠는 계절을 상징하는 ‘계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짧은 시의 형태인 만큼 한 번에 읽어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기레지‘를 꼭 갖추어야 한다. - P11

기레지는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잘라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5·7·5음율의 어느 한 단락에서 끊어줌으로써 강한 영탄이나 충분한 여운을 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예컨대 - (-이여), 加(-로다), -17 (구나)와 같은 것들이다. 기레지는 짧은 시가 지닌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단순 구조를 벗어나게 해주는훌륭한 수단이다. 즉 짧은 시의 어느 한 부분을 끊어줌으로써 그 다음 부분과의 단순 연결을 피하고 중층적인 표현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P13

감상자가 작가에게서 독립된 세계를 그리게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작가의 작품 세계로 감상자를 인도하는 것이 하이쿠의 기레지가 갖는 의미이다. - P15

이렇게 비싼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다색 판화로서 우키요에가 유행하게 된 사회적 배경에는 하이쿠 동호회가 있었다. 하이쿠 동호회가 다색 목판화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매우 컸다. 예를 들어 최초의 다색 판화가 제작되는 계기가 된 것도에도의 하이쿠 동호회원들이 신년 축하 선물로 사용하기 위해 그림 달력을 주문한데서부터였다. 특히 1765년에는 유례 없이 많은 달력이 제작되었다. 동호회원들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 덕분에 우키요에시들은 제작비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질 좋은 재료와 정교한 공정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에도의 하이쿠 동호회원들, 즉 하이진들을 중심으로 유행한 그림 달력을에고요미‘라고 한다. 문자 대신 그림이나 기호로 음력의 십이간지와 역신이 그려져 있는 그림달력의 수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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