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치명적인 병이다. 브룸버그는 거식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5~15 퍼센트가 치료를 받다가 죽이 거식증이 정신병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병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 P294

1920년경 서양 여성이 투표권을 얻자 다이어트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1918~1925년 사이에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직선적인 새로운몸매가 곡선적인 몸매를 대체했다. 퇴행적이던 1950년대에 잠시 여성의 자연스러운 풍만함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집안에 틀어박혀 살림하는 데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이 대거남성의 영역에 들어가 그들을 집안에 가둘 수 없게 되자, 그런 즐거움보다 서둘러 여성의 몸을 감옥으로 만드는 사회적 방책이 중요해졌다.
- P296

이런 급격한 몸무게 변동이 여성에게 새로운 형태의 낮은 자존감과 통제력상실, 성적 수치감을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이제 속박에서 벗어나 그것들에 대해 막 잊기 시작했을 때 말이다.  - P299

 다이어트는 여성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진정제다. 조용히 미쳐가는 인구는 다루기 쉽다. 
- P301

지배 문화가 최근에 해방된 여성들의 개인적 자의식에서 그들의 해방이낳은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불러일으키려는 것은 그런 특성이지 마른 것자체가 아니다.
- P302

반쯤 굶게 하는 이데올로기는 페미니즘의 성과를 무력화한다.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것은 정신에서도 일어난다. 남성의 몸은 좋은데 여성의 몸은 옳지 않고 과거에도 줄곧 그랬다면, 남성은 옳고 여성은 그르다. 여성에게 페미니즘은 자신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라고 가르쳤는데, 굶주림은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르친다. 여성에게 "나는 뚱뚱한 내 히벅지가 싫어"리고 말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자신이 여성임을 싫어하게 한 것이다. 여성이 세상에서 경제적으로독립하고 일을 좌우하고 교육받고 성적으로 자주적일수록, 세상은 여성의 몸이 빈곤하고 통제할 수 없고 바보 같고 성적으로 불안하길 바란다.
- P315

거식증이 내게는 내가 어려서 가진 몸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로 보였다. 여성이 되면 그런 몸을 잃을 터였고, 따라서 내계는정말 거식증이 유일한 선택 같았다. 나는 여성의 몸이 되어 평가받기를 거부함으로써 내 미래의 선택이 온통 사소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길을 택했다. 나를 위한 선택이 내게 의미 없는 것을 토대로 내려지지않기를 바랐다.  - P327

여성은 거식증을 사회질서가 가하는 정치적 손해로 주장해야 한다.
사회질서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여성이 그렇게 여기기 때문이다. 여성은 이것이 여성의 수치가 아니라 비인간직인 사회질서의 수치임을 알아야 한다. 유대인이 죽음의 수용소를, 동성애자가 에이즈를그렇게 보듯이,
- P332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강간당하거나 임신하거나 통제가 불가능해지거나 그냥 지금 뚱뚱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0대 소녀들은 이것을 잘 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하라고 하니까. 그들은 결국 자기 몸을 풍경으로 만들어 얌전하게 길들이는 것이 어떤 종류의 야생보다 낫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에게 다이어트는 조심하는 것이고, 기아 수용소에 들어가는 것은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다.
- P346

인류 역사에서 기록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여성의 성적 자의식이 고통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고통 없는 여성은어떤 존재란 말인가? 고통이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이 사랑이라면, 고통당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길들여졌다면, 고통이 없어도 바람직한 여성의 몸을상상하기 어렵다.
- P351

여성에게 새롭게 가능해진 것들이 금방 새로운 의무가 된다. "아름다움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에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 까지가한 걸음밖에 안 된다. 우리가 안전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려면 먼저 ‘여성이 자유롭게 이 고통을 선택한다‘는 주장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성형수술 시대에 사는 여성과 관련해서는 "선택"과 "고통"이 무엇을뜻하는지 물을 필요가 있다.
- P402

수술은 사람을 영원히 바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바꾼다. 우리가 그것을 심각한 것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남성이 여성을 만드는 새 천년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고, 그때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 P407

점진적 비인간화는 기록으로 충분히 입증된 분명한 패턴이 있다. 미용성형수술을 받으려면 몸의 어떤 부분이 살아 있어도 가치가 없다 느끼고 사회가 이에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대기 전반에 퍼져 우생학의 악취를 풍기는 것은 성형외과 의사들의 세계가 서양 민주주의에서 찬미해서는 안 될 생물학 지상주의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 P420

진짜 문제는 여성이 화장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몸무게가 늘고 줄고, 수술을 하고 안 하고, 옷을 차려입고 대충 입고, 얼굴과몸매를 예술품으로 만들든 아니든 이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진짜문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 P430

여성에게 바위처럼 단단한 정체성이 인정되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고 편안하게 옷을 입고 꾸밀 것이다. 여성이 스스로 성을 통제할 경우 여성의 성을 부각시키는 옷을 즐겨 입으리라. 여성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당한 열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여성의 욕망이 선택한 대상을 향해도 낙인찍히지 않으면, 성을 표현하는 옷을 입거나 태도를 취해도 그것을 이용해 우리에게 망신을 주거나 비난하거나 성희롱 대상으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 P431

그럼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BQ(직업에 필요한 아름다움이라는 자격 조건)를 없애고, 여성의 노조 결성을 지지하고, "아름다움의 성희롱과 나이 차별, 수술 강요 같은 안전하지 못한 노동조건을 노사협상의 의제로 만들고, TV처럼 차별이심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소송의 물결을 위해 조직하고, 평등한복장 규정을 주장하고, 심호흡을 하고 우리 이야기를 해야 한다.
- P436

끔찍한 진실은 시장이 아름다움의 신화를 부추겨도 여성이 그것을서로에게 강요하지 않았다면 무력했을 거라는 사실이다. 어떤 여성이든 신화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여성의 지원과 지지기 필요하다. 가장힘들지만 가장 필요한 변화는 남성이나 대중매체가 아니라 우리가 다른 여성을 보고 다른 여성에게 하는 방식에서 올 것이다.
- P445

먼저 "아름다움"부터 재해석하자. 아름다움은 경쟁적이거나 위계적이거나 폭력적인 것이 아니다. 왜 한 여성의 즐거움과 지부심이 다른 여성의 고통을 뜻해야 하는가? 남성은 성적으로 경쟁할 때만 성적으로경쟁하는데, 신화는 여성이 모든 상황에서 "성적으로 경쟁하게 한다.
더구나 특정한 성적 파트너를 두고 경쟁하는 일도 드물며, 보동은 "남성을 위한 경쟁도 아니라서 그런 경쟁이 생물학적으로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 P451

한 세대 전에 저메인 그리어가 여성에게 "무엇을 하겠는가?"라고물었다. 그래서 여성이 한 것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혁명을 낳았다. 여성 개인으로서, 전체 여성으로서, 이 행성에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는 우리가 거울을 볼 때 무엇을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여성이여, 무엇을 보겠는가?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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