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그녀는 심장이 멈췄고, 머릿속에서 온갖 상념이 들끓었다..…… 페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는 왜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그녀는 물속에서 비틀거리며 넘어지지않으려고 바위에 매달렸다. 주위에서 올려대는 굉음이 사방으로넓게 퍼지면서 하늘로 솟구처 올랐다. 야자나무와 종리나무가바람에 찢기면서 사방으로 미친 듯이 흔들렸다. 공기는 지독하게 뜨겁고 메말랐다……… 목구멍이 죄어들었다. 바람이 점점 더세차게 몰아쳤다. 폐가 가슴 속에서 오그라들었다. 입천장이 부풀어 오르면서 끔찍한 통증이 일었다...…..  - P40

그래서 나는 호기심을 안고 그 가게로 들어갔다. 사실 어떤 기대감에 들떠 있기도 했고, 쉰셋이라는 나이에, 게다가 숨가쁘게 분주한 삶을 살아온 후에 아직도 새로운 종류의 희망이나미지의 경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덤벼든다는 건 그 자체로고무적인 일이니까.
- P46

그런데 그 순간, 나 같은 인간이 죽기 바로 직전에 가장 어울리는 책은 전화번호부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결국 나는누군지도 잘 모르는 사람을 찾아내려 애쓰고 그 누군가에게 희망을 걸면서 평생을 살아오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사람들To이 전화번호부를 손에 든 채 죽어 있는 나를 발견하는 건 지극히자연스러운 일이었다.
- P85

어느 날 어떤 멍청이가 그에게 "어이 애송이, 자넨 도대체 뭘 해서 먹고사나?" 라고 물어오면, 그는 이제 더이상 꾸물거리지 말고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뭘 해서 먹고사냐니? 그건 정말 어이없는 질문이다. 당신도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그건 살아 있다는사실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질문이다. - P161

그 질문은 삶 자체를 하찮은 것으로 만든다. 만약 이렇게 말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 질문은 삶을 부차적인 것으로 밀어낸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이. 또다른 공물을지불해야 한다는 듯이,  - P162

 인간은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간직하는 한 언제나 웃을수 있다고, 웃음, 그것은 그 대가로 고통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한,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 P172

그리스인은 언제나 둘 중 하나였다. 신아니면 민주주의. 물론 지금 그들 대부분은 이것도 저것도 아니었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들은 미국 박물관에 있었고, 그 나라는아테네의 대령들이 다스리고 있었다.  - P180

"자유, 페트로가 말했다. "자유야말로 언제나 가장 위대한 시지. 하지만 그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어. 그리고 영원히 쓰이지않을 거야. 아니, 어쩌면 언제가 쓰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러려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죽음이 필요할 거야. 그리고 그때 시인이 아닌 모든 사람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 시는 쓸 가치가 없는 거였다고. 뭐, 그런 거지."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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