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나를 몰아세우던 목소리로부터 거리를 두고 그 소리를가만히 들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나를 잔인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용인하는 일이.
- P86

"새비 아주머니는 엄마의 상처였어. 그렇지만 자랑이기도 했지, 엄마를 크게 넘어뜨렸지만, 매번 털고 일어날 힘이 되어주기도 했으니까. 엄마가 새비 아주머니를 떠올리며 가장 많이 했던 얘기는 이거였어, 새비가 나를 얼마나 귀애해줬는지 몰라, 새비가 나를 얼마나 애지중지했는지 몰라. 새비 아주머니를 만나 아픈 일이 많았는데도, 새비아주머니를 기억하는 엄마의 표정은 늘 환했어. 꼭 다른 세상에 있는사람처럼 말이야, 새비 아주머니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런 상처 같은 거 받지 않아도 됐겠지만 그래도 엄마는...‘
"새비 아주머니를 만나는 삶을 택하셨겠네요."
"그래, 그게 우리 엄마야."
- P116

희자 어마이, 전지전능한 천주님이 왜 손을 놓고 계신 기야. 나는 슬퍼만 하는 천주님께 속죄하고 싶지 않아, 천주님 앞에서 내 탓이오, 내탓이오, 말하고 싶지 않아. 천주님이 정말 계신다면 그때 뭐하고 계셨느냐고 따지고 들고 싶어. 예전처럼 무릎 꿇고 천주님, 천주님 감사합니다. 말하고 싶지 않아. 기래, 나를 살려주셨지. 기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면 다른 사람들 목숨은 뭐가 되나.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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