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아이는 허망감에 시달렸다. 형사가 되어 많은 범죄자를봐왔지만 일반 사람들의 악의를 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알 수 없다는 것일까.
- P66

미키코 안에서 경계심이 부풀어 올랐다. 마쓰이는 더부룩한머리로, 넥타이를 풀고 자못 성깔이 있어 보이는 풍모였다.
"경찰은 자신들의 체면이 깎여서 정색을 하고 억지 수사를하고 있습니다. 산야의 여관을 영장 없이 가택수색을 한 것도그 예이고, 그 밖에는 불량 그룹에 가벼운 죄를 씌워 추궁하고있습니다. 정말이지 전쟁 전의 특고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우노 간지라는 지적장애의 의심이 있는 청년을 별건으로체포하고 유괴사건을 자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나오지 않고 물증도 없고 모든 것이 예상에 의한 즉흥적인수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어쩌면 억울한 누명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미키코 씨에게 물어보고 싶은데, 당신은 우노 간지와 만난 적이 있지요? 그때의 인상을 말해줄 수 있습니까?"
- P235

"신흥종교라." 오치아이는 그 광경이 눈에 선했다.
전후 10여 년, 일본은 신흥종교의 전성기였다. 역 앞에서, 런화가에서 늘 괴이한 승려가 독경을 하고 있다. 전쟁에서 300 만명이나 죽으면 누구든 신에게 매달리고 싶어질 것이다.
- P275

오치아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전에도 일본교직원조합이아사쿠사서로 우르르 몰려와 서장은 사직하라, 하고 문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학교 교사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이다. 모두 전전(戰前) 전체주의의 반동이다.
- P276

요시오 군 유괴사건 보도는 한층 시끄러워져 이제 보도 전쟁이라고 해야 할 상황이었다. 텔레비전은 소재가 없어지면예능인이나 작가를 출연시켜 이렇지도 않고 저렇지도 않다고논하고 있다. 신문은 경찰 비판을 되풀이하고, 수사 방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미키코가 아는 한 하나의 사건이 이렇게까지 사회의 관심을 끄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어제 같은경우는 나고야의 카바레 왕이라고 일컬어지는 실업가가 기자회견을 열어, 요시오 군을 발견한 사람에게 상금 100만 엔을주겠다며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명백히 이름을 팔기 위한 행위로, 미키코는 그것을 보며 불쾌해졌다. 일본인은 언제부터이렇게 상스러워진 것일까.
- P309

"예, 그래요. 적어도 태어날 때부터 바보는 아니었다는 것을아는 것만으로도 뭔가 구원받았다고 할까………. 그리고 나는어렸을 때 충분히 지독한 일을 당했고, 그렇다면 무슨 짓을 해도 다소는 용서받지 않을까 하는.……."
 "그럴 리 없잖아. 도둑을 만난 사람은 남의 물건을 훔쳐도 용서받는 거야?"
1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유는 있어요."
"그런 게 이유가 돼?"
- "오바 씨는 몰라요. 나쁜 짓이라는 건 연결되어 있어요. 내가훔치는 것은 내 탓만이 아니에요. 나를 만든 것은 아방이와 오마이니까요."
- P334

"아니, 사형이 무서운 것은 아니에요. 어젯밤에 생각했는데나는 앞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마음이 무거워요."
"그런 말 하지 마. 모처럼 태어난 거잖아."
"태어나지 않은 것이 좋았던 사람도 있어요. 내가 그래요."
- P361

"하지만 아사쿠사서의 서장과 이지마 부장님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겠군.
니이가 툭 한마디 던졌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으므로 오치아이와 이와무라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요시오 군은 유괴 직후에 살해당했다. 견딜 수가 없는 이 사실이 경찰 간부에게는 위안인 것이다.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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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14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공중그네의 오쿠다 히데오죠?!
제가 머리 말리다 펼쳐 들고 그 자리에 서서 다 읽은 책이 공중 그네에요 ㅎㅎㅎㅎㅎ 기이한 경험이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5 00: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공중그네... ^^ 머리 말리다 그 자리에서 서서 다 읽다니... ㅎㅎ 저도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하지만 이번 책은 좀 결이 많이 다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