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는 도시의 대적점이 아니었다. 이제 교외는 팽창하는 대도시의 구조에 엮여 있었다. 그 점은 범죄와 마약과 실입이 만연한 교외의 상황을통해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교외는 점차 민족적 구성이 다양해졌고, 전통적인 도시들의 궤도를 답습했다. 도시와 교외 간의 차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종류의 대도시가 탄생하고 있었다.  - P569

오늘날은 마치 괴물처럼 몸집을 키우는 대규모 도시들에 의해 규정되는 시대다. 13장에는 로스앤젤레스와 인근 도시권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다중심적인 초거대도시로 변화한 세계 곳곳의 여러 도시들에도 적용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역사는 교외화의역사가 아니라 교외와 도시 간의 선명한 차이가 희미해지는 과정의역사다. 로스앤젤레스의 역사는 그동안 도시가 어떻게 새로운 형태를갖추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식으로 지속적인 변형의 단계를밟고 있는지를 둘러싼 역사다.
- P585

지금까지 인류사에서 도시와 도시 생활이 그처럼 중대한 변화를겪은 기간은 없었다. 1950년대에 로스앤젤레스에서 명확히 형성된,
다중심적이고 급격히 팽창하는 세계적 거대도시권역이 마침내 세계를 정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에 의해 탄생한 교외대도시, uburban metropolis 때문에 도시의 개념이 그리고 인간과 자연계의 관계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다.
- P588

우리는 자연을 돈으로 환산해야 그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다. 그런과정을 겪지 않으면 도시가 도시의 생태 환경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없다. 뉴올리언스는 비극적인 홍수에 휩쓸린 2005년에 습지대가 사라진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같은 해에 홍수를 겪은 몸바이는 홍수가 닥치기 전에 육지와 바다 사이의 장벽 역할을 맡았던40제곱킬로미터의 맹그로브 숲이 사라진 점을 아쉬워했다. - P606

스마트 도시‘는 단순히 수많은 센서와 디지털 기반시설을 갖춘 도시가 아니다. 스마트 도시는 복원력 있는 인간의 거주지와 자연 서식지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도시다.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높이려는 노력의 기본적인 목표는 야생 동식물을 아끼고 돌보는 일이 아니다. 생물다양성 증진은 생존전략이다. 미래 도시를 상상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의 추세를 근거로 판단할 때, 미래 도시는 아마 블레이드 러너>에서 묘사된 로스앤젤레스보다 고층건물의 벽면을 장식한 정원, 도시 숲, 하늘 정원, 농장, 녹색 거리, 생물다양성 회랑지대, 도심의 자연보호구, 각종 동물, 무성한 수목 등을 갖춘 오늘날의 싱가포르에 더 가까울 것이다. - P614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다시 도시로 자연을 불러들여야 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세계를 더 도시적인 곳으로만드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 P615

중국과 아시아 전역뿐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도시화는 중산층의 급성장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도시 부흥의 열매는 소득의 측면에서도 지리적 요소의 측면에서도 균등하게 공유되지 않고 있다. 도시들의 스카이라인에는 오늘날의 대도시들을 관통하는 분열 상태가 반영되어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전용 거주 구역을 차지하거나 하늘 위의 섬에 은거한다.
- P625

역사를 통틀어, 위로부터의 질서를 강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밑바닥에서부터 도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불신을 품어왔다. 그들이 보기에 엄격히 통제되지 않는 도시는 붕괴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라고스의 활발한 비공식 경제는 그들의 염려를 불식시키는 사례다. 비공식 경제의 역동성은 대규모 도시화의 시대에 세계곳곳의 거대도시들이 발전할 수 있는 비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거대도시들의 발전은 비공식 정착지들과 비공식 부문을 사회 문제적 차원이 아닌, 재능과 독창성의 보고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 P634

은유는 우리가 도시를 바라보는 방식뿐 아니라 우리가 도시를 계획하고 관리하고, 도시에서 생활하는 방식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도시를 끊임없이 변하는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도시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년간 쉼 없는 변화의 상태에 놓이 있있던 도쿄와 같았다. 그 같은 선천적 유연성과 적응성에 힘입어 도시들은 시시각각 바뀌는 경제적 조건과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  - P642

인류라는 생물종의 생존 여부는 우리의 기나긴 도시 방랑기의 다음 장에 달려 있다. 이야기는 번쩍거리는 세계적 도시들에서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겪는 문제에 대한 디지털식 해답을 모색하는 기술형 관료들이나 고고한 위치에서 도시를 개조하는 기본계획 입안자들에 의해 결정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야기는 개발도상국들의 거대도시들과 급성장 중인 대도시들에 거주하는 수십억 명의 직접 체험을 통해 쓰일 것이다. 지난 5,000년에 걸쳐 수많은 도시 사람들이 그랬듯이, 앞으로 인류의 대부분은 비공식 정착지에서 생활하고 자작형경제 부문에서 일할 것이다. 인류는 도시를 건설해 유지하고, 독창성과 임기응변의 재능을 발휘해 살아남고,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에너지가 고갈되고 기온이 더 올라가면서 도시의 환경이 더혹독해질 때, 인류는 즉석에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다.
만약 역사가 일종의 안내자라면 역시는 그들이 성공을 거두리라고 말할 것이다.
- P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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