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는 행위가 이토록 우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니...
갑자기 책 읽는 나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작가님.
네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귀를 기울인다는 건 공간과 시간과 침묵이 필요한 공동체행위지요.
읽기는 귀 기울이기의 한 방법이고요.
읽기는 그냥 듣기나 보기처럼 수동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행동이죠. 여러분이 하는 행동, 끊이지도 않고 알아들을 수도 없이 지껄이고 외쳐 대는 매체의 돌격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여러분의 속도대로 읽는 겁니다. 여러분을 압도하고 통제하기 위해 빠르고 거세고 큰 소리로 밀어붙이는 내용이 아니라, 여러분이 받아들일 수 있고 받아들이고 싶은 내용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분이 어떤 당부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강매를 당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읽을 때는 보통 혼자라 해도 다른누군가의 정신과 교감하지요. 세뇌를 당하거나, 조작당하거나, 이용당하는 게 아니에요. 상상력의 현장에 함께한 거죠.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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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1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사람을 위한 문장이네요. 힘이 됩니다^^
(오늘 책을 별로 못봐서 아쉬운..)

바람돌이 2021-03-21 00:1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맞아!! 갑자기 책 읽는 내가 막 사랑스러워지는 문장이예요. 저는 어제 그저께 책을 제대로 못봐서 아쉬운.... ㅎㅎ그래도 뭐 그런 날도 있는거지요. ^^

희선 2021-03-21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저께 걷다가 책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네요 책은 언제나 같은 데 있으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 친구지 했습니다 작가가 이런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희선

바람돌이 2021-03-21 01:28   좋아요 1 | URL
저도 르귄의 책이 처음이고 지금 이 책을 읽는것도 초반이라 작가가 정확하게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는 아직 몰라요. ㅎㅎ 그래도 책을 읽는다는 행위의 즐거움을 이렇게 표현해주니 너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