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이 핸드폰은 자연스럽게 우리 육체의 일부가 되었다. 귀의 연장(延長)이고, 눈의 연장이고, 심지어 페니스의 연장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그의 핸드폰으로 질식시키는 것은 그의 창자로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나 진배없다. 자, 받아, 메시지 왔어!)하고 말이다.
- P82

1960년에 프랑스의 여러 대성당을 돌아다닌 직후내가 어떻게 갑자기 사진 찍기를 중단하게 되었는지는 이미 여러 자리에서 밝힌 바 있다. 그것도 틈만 나면 미친 듯이 세상의 모든 것을 렌즈에 담던 인간이 말이다.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가면 내 앞에는 나쁜 사진만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정작 내가 본 것들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뒤로 나는 카메라를 던져 버렸다. 이후의 여행에서는 내가 본 것들을 모두 마음에만담았고,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억하려고 마음에 드는 엽서를 사기 시작했다.
- P85

지금도 미국인의 달착륙이 텔레비전 스튜디오에서 조작된 것이라고 믿는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주장을 반박하는 논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침묵의 증거다. 만일 미 우주선이 실제로 달에 착륙한 것이 아니라면 당시에 누군가는 그 사실을 말했을 것이다. 지구상에 그것을 검증할능력이 있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그누군가의 이익에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소련이다. 하지만 당시 소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그것만큼 미국인들이 실제로 달에 착륙했다는 것에 대한 명백한 증거는 없어 보인다. 이것으로 논란 끝!
- P98

사람들은 왜 자신의 의무를 다했을 뿐인, 용감하고신중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베르톨트브레히트는 『갈릴레이의 생애 Leben des Galilei」에서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왜 불행할까? 그 나라에는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보통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배를 불리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정직한 방식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 요즘에 이런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프로 정신으로>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 P134

그렇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의무가 뭔지 몰라 일일이 지시 내려 주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필사적으로 찾는 나라는 불행하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바로그것이 『나의 투쟁』에 담긴 히틀러의 이념이었다.
- P135

남은 문제 하나. 젬마는 단테에게, 헬레나는 데카르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역사가 입을 다물고 있는 다른 수많은 아내는 말할 것도 없다. 만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이 진짜 그의 아내 헤르필리스가 쓴 것이라면?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남편들이 쓴 역사는아내들을 익명으로 숨겨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P159

타인의 종교적 감정을 모욕하지 않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이다. 그 때문에 집에서는신을 모독하는 사람도 교회에서는 되도록 그런 말을삼간다. 슈피겔만도 무함마드를 희화화한 캐리커처를그리지 말았어야 했다. 보복의 위험 때문이 아니라 그자체가 무례한>(이런 예의 바른 표현을 쓰는 걸 고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미안하다) 일이기 때문이다. - P1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