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한순간에 우리는 우리의 자아가 확고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 자아는 오직 한순간만 존재할 뿐 계속해서 변모를 거듭한다. 다른 몸과 다른 정신, 다른 생각, 다른 가치관, 다른 신념을 지니기에 예전의 모습을 거의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이다. 한 자아가 다른 자아를 낳고, 그 자아가 또 다른 자아를 낳는 식으로 변화가 계속되면서 줄줄이 이어진 탯줄의 사슬은 우리를 과거에 속박하는 동시에 새로운 미래로 자유롭게 해방시킨다. 이 사슬은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게 숨어 있다가 아주 드물게 지금 우리가 그토록 확신하는 자아를 과거의 자신을 향해 만만치 않은 힘으로 끌어당긴다.  - P439

호스머의 걸작은 처음 런던의 왕립미술원 Royal Acadermy of Art에 전시되었다. 이곳에 여자가 학생으로 입학하기까지는 3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이 기관에서 처음으로 여자를 교수로 고용하기까지는 한 세기 반이 넘는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곳에 여자가 교수로 입성하게 된 것은 2011년, 설립된 지 243년 만의 일이다.
- P447

이 인권의 대의에 찾아온 중대한 위기의 순간 수많은 여성해방 운동가들이 노예제 폐지 운동으로 넘어갔다. 노예제 폐지와 여성 해방의 대의는 처음부터 동류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를 희생해야 한다.
면 누구도 완전하게 자유롭고 고귀해질 수 없다" 라고 마거릿 풀러는 19세기 여성에서 썼다. "하나의 창조적인 기운, 하나의 쉴 새 없는 폭로를 이어가도록 하자. 이 힘이 어떤 형태든 취하게 만들고 과거로 인해 이 힘이 남자나 여자, 흑인이나 백인에 얽매이지 않도록 하자." 타고난 천성을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은 다른 천성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외된 집단은 자신만의 노력으로는 사회의 중심으로 이동할 수 없다. 이것이 힘의 역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힘과 특권에 가까이 있는, 같은 대의를 지닌 동류 집단이 이끌어주는 힘이 필요하다. - P450

이 기념비를 위해 호스머가 제출한 계획은 실로 기발하고 대담했다. 이조각의 초안에서 링컨은 거대한 흑인 네 명에게 둘러싸여 있다. 이 네 명의흑인은 아프리카 미국인이 거쳐 온 역사의 네 단계, 즉 경매, 노예, 자유, 시민권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들을 연합의 주를 상징하는 서른여섯 명의 여자가 에워싼다. - P462

허셜의 재능은 그녀의 장소의 정신에 구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소의 정신은 곧 시대의 정신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에게는 그자신에게 할당된 시대가 각기 따로 있는 모양이다"라고 버지니아 울프는《올랜도에서 썼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된 것은 많은 부분 우리가 있는 장소, 우리가 있는 시대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하지만 용기와 자존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앞으로 다가올 세대의 정신이 머물 장소와 가능성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 P469

에밀리 디킨슨 같은 인물의 삶에서는 모자이크처럼 복잡한 감정들이 자기만의 어휘로 암호화되어 있으며, 상징과 은유 안에서 강렬한 피가고동치고 있는 삶, 어떤 사람의 선기에서나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사각지대가그 전체를 뒤엎는 일식이 된다. 우리는 지신이 하는 일에 자신 전체를 신념과 편견, 경험으로 조각된 호기심과 제한된 지식을 전부 쏟아붓기 때문에전기 작가란 진실의 매개자라기보다는 의미의 해석자에 가깝다.
- P518

 "히긴슨 씨." 에밀리는 예의를 차리는 인사말도 없이 대뜸 그의 이름을 불렀다. "내 시가 살아 있다고 말해주기에는 너무 바쁘신가요?"
- P523

죽음을 위해 멈출 수가 없었기 때문에 -죽음이 친절하게도 나를 위해 멈추어주었어- - P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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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3-0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신 거에요???

바람돌이 2021-03-08 22:45   좋아요 0 | URL
이 책 834페이지짜리예요. ㅎㅎ
지금 열힘히 803쪽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