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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 ㅣ 미래그림책 30
피터 스피어 글 그림, 김경연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화산,태풍,지진과 홍수, 해일.
자연의 재앙 뒤에 참담한 마음만 안고 복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이번 지진후의 해일에 피해를 당한 분들게 마음만으로라도 위로를 보냅니다)
떠들썩했던, 그리고 마음 아팠던 자연의 재앙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들 보다는
휩쓸려가는 집과 나무와 순식간에 사라지는 화면 속의 해변과 복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엄마, 옛날에 공룡들이 이렇게 사라졌지요?? 책에서 봤어요. 그리고요.
선생님이 보여주신 책에도 배를 타고 비 내리는 것을 피하는 그림이 있었어요."
하는 원이의 말에 떠오른 책입니다.
이제는 보여줄 때가 되었구나. 그리고 이야기 해야겠구나.
본문 그림 보이시죠?? 풍부한 색감들과 동물들의 모습이요.
책날개부터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입니다.
정확한 묘사를 위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사막의 모습과 낙타로 짐 나르는 첫 페이지를 보면서 그리고, 화면이 꽉 찰 정도의 동물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정말 힘들었겠구나.
이 많은 것들에 하나의 소홀함도 없이 어쩌면 이렇게 색감을 표현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여백의 미로, 때로는 꽉 차서 헉헉 거릴 정도로 동물들을 그렸습니다.
딱 한 페이지에 걸친 독일 시인의 시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되어집니다.
오히려 글이 없기에 더욱 사랑스러운 그런 그림이지요.
아이들의 숨은 그림 찾기와 동물 생태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면서 읽을 수 있구요.
아이들의 정확한 묘사력을 찾기에도 좋습니다.
글이 없기에 더욱 많은 것을 찾으려 하니까요.
실제로 저는 거의 자연관찰 책을 보듯이 그렇게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굳이 정의한다면 불교쪽에 가까운 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서양사와 동양사를 알아가는데 필요한 것으로서의 종교에 가깝습니다.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으로서의 종교 말입니다.
그렇지만, 성경과 불경의 내용들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담겨있나요.
그것들을 스스로의 아집으로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것 아닌가요??
어릴 적에 많이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생각하게 하고, 선택하게 하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지요.
절대 허공에 떠 있는 것은 없습니다. 기독교적인 것들과 불교적인 것들 뿐이 아니라
깊이 들어가면 모든 종교와 사람의 일은 닿아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준다는 것만도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스럽기만 하지요.
하는 김에 제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노아의 방주의 그림들도 보아주십시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111039
아서 가이트너의 작품으로, 비룡소의 그림동화입니다.
이 작품은 에칭 기법으로 숙연함을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명작입니다.
흑백의 대비와 비 내리는 모습과 동물들의 모습,
특히 제가 감탄하는 부분은 노아와 노아의 세 아들들의 지친 모습과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된 동물들을 돌보는 모습입니다.
바이블에 충실한 그림과 글 내용이지요.
첫 번째 노아의 방주가 그 화려함과 보이기 위한 것을 위한 것이라면,
두 번째 노아의 방주는 그 자체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제게 있는 두 권의 노아의 방주입니다.
두 권 모두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묵직한 아름다움도 화려한 아름다움도 직접 경험해 보시지요.
아이들의 첫 종교그림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인간의 욕심과 인간의 망상과 신의 이름으로 행해질 지도 모르는 많은 일들.
그것에 대해 제가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아이들에게 무력한 인간을 보여 준 것을 인간의 욕심의 결과와 또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들을 보여주는 게지요.
아이들은 아직 노아가 왜 하느님께 선택을 받았는지, 왜 방주를 만들어야만 했는지, 왜 동물들을 다 태웠는 지 아직 모릅니다. 그저 배의 모습에 그리고, 여러 동물들의 모습에 열광할 뿐이지요.
그저 엄마인 저는 스스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과 포도나무를 왜 심어야 했는지를
아이들이 이해하길 바라면서 나즈막이 속삭일 뿐입니다.
인간이라는 동물도 분명 실수를 하지만, 그래도 분명 신께 사랑받을 행동도 하리라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