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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이 ㅣ 그림이 있는 책방 1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는 언니가 딸과 너무 안맞는 듯 하다면서 자신들은 고슴도치 모녀같다고 한다.
다가갈수록 서로 생채기를 내고, 멀리 있으면 애닯아하고 그리워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슴도치는 그 존재만으로--특이한 생김새만으로--다가갈 수 없는 존재에 대한
표현으로 쓰였나 싶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 책에서 다룬 것은 애착단계 형성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친자식이 아니라면 애착단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출발한다고 보면 이 책 제목과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아 발달단계를 보면 애착단계형성기가 있다. 보통은 삼개월 이후에 형성되는데 애착단계에서 부모와의 일체감과 애정을 충분히 충족시키고 돌 이후 자연스레 분리(부모와 별개로서의 자아를 인식하는 단계)를 경험해야심리학적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하게 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태교를 소중히 여기고 핏줄이라는 것을 특히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한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애착단계 형성
도 특히 중요하게 여겨서 삼칠일이나 백일 등등을 더욱 중요시한 것은 아닐까 한다.
한번쯤 육아태도와 애착관계에 대한 고민을 안해본 부모는 없으리라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커가면 커갈 수
록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새끼가 안예쁜 부모는 없을 것이고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함함하다는 말이 다 생겼을까.
헌데 단지 핏줄이 연결되었기 때문에 그 아이가 사랑스럽고 어여쁜 것인가 묻고싶다.
요사이 많이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씨도둑질은 못한다. 발가락이 닮았다.
하는 사소한 닮음에 대한 것들이다. 좋은 것들이든 나쁜 것들이든 반드시 닮아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놀라운 점인데, 생각이나 사고라는 것은 학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와 그 아이의 심지가 어떻냐는 환경이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 아동심리학자 뿐이 아니라 일반 부모도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 아닌가 말이다.
유전적 형질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그렇다고 환경적인
요인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친자식이라고 해도 절대로 부모가 침범 못할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자기 부모에게 만족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반대로 입양아라고 해서 친자식보다 애착관계를 형성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영아들 같은 경우에는 물론 익숙한 소리에 반응하지만, 늘 보아주는 이에게 애착을 느낀다.
또한 어느 시기가 되면 자연스레 그 대상이 옮겨가곤한다.
내 아이로 받아들이고 키운다면 내 아이가 되는 것이라고 저자가 조용조용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감동을 받은 부분은 단지 입양하는 부모의 마음뿐이 아니고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서로 조율해가는 그 부분이었다.
상처를 내어놓고 서로 이야기하고 맞춰가는 부분을 가시로 표현한 대목.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입양이라는 것이 멀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까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것.
(반디에게는 입양되었지만 친사촌오빠보다 더 가까운 사촌오빠가 있습니다. 물론 커버린 다음에는 많이
소원해졌지만 어릴 적에는 그 오빠만큼 좋은 오빠가 없었지요. 늘 제편을 들어주었으니까요.
많이 방황하고 힘든 사춘기를 보내고 지금도 그리 잘사는 것은 아니지만--가끔 엄마는 차라리 입양을 하지
않고 자식없이 살았으면 이모가 더 편한 노후를 보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그래도 핏줄로 이어진
다른 사촌들 보다 더욱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모부 병수발도 결국은 오빠가 했었지요. 핏줄만이 전부는 아니
라고 생각합니다. 핏줄보다 더한 것이 가족에겐 있습니다.)
****늘 그렇지만 리뷰는 너무 어렵다. 더구나 숙제처럼 하는 리뷰는 더더구나 힘이 든다.
특히나 처음 시작을 너무 난해하게 하고 나니 힘이 든다.(거기다 두어번 날리고 나니 처음에 무얼 말하고 싶었던가도 헷갈린다)
진작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지만 쓰다보니 길어지는 내용들 격앙된 어조.
침착하고 짧게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