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 아버지 하지홍
허은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품절


우스운 이야기지만, 그 때 나는 어떤 것을 해야 나중에 내게 더 유익할까, 어떤 연구가 나중에 나의 업적으로 확실하게 기록될까? 이런 것을 저울질해 봤단다. 왜 안 그랬겠어. 학자들이라면 누구나 그런 욕심이 있는 걸 그런 생각을 전혀 해보니 않는다는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니?

난 곰곰이 샘각했지.

' 이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과학자가 있어. 광합성세균을 연구하겠다는 사람은 나 아니고도 많이 있겠지. 하지만 삽살개를 연구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만약 이 연구가 성공하기만 하면....? 그래서 멸종의 위기에 처한 삽사리를 다시 살려내기만 한다면? 그래, 광합성세균을 연구한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 게다가 나는 유일하게 삽사리를 연구한 사람으로 남겠지?'

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단다. 네게는 좀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그게 솔직한 내 마음이었어. 한 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까 점점 욕심이 생기던 걸.-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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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역시 위인전에서 찾아 보기 힘든 문구이군요...
 
삽살개 아버지 하지홍
허은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기억할 것이다.

어릴적 읽은 위인전의 그 영웅적인 문체와 성스럽기까지 한 어조. 절대로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닿을 수도 없는 듯 느껴지던 숭고한 행동들. 그래서인지 위인전은 늘 숙제처럼 느껴졌었고, 재미없는 책들이

었다.

  그 감정은 꽤 오래도록 이어졌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지금 위인전이라는 이름의 책을 선뜻 사기

힘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전을 찾아서 읽게 되면서부터 위인이라는 것도 결국 평범함에서 시작한 사

람들일 뿐이며, 다만 한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신화 만들기, 영웅 만들기의 폐해가 얼마나 크며 뒤로 감춰진 그들의 고뇌와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욕망이 거세되어진 "업적" 만을 이야기 하는 책은 결국 반쪽짜리 일 뿐이라는 깨달음.

그래서 요사이 새로 만들어져 나오는 위인전의 형식이 반갑다.

---최근의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나오는 위인전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구성. 위인들도 인간이며 단지 조금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이렇게 함으로써 가끔 우연한 만남이라던가

개연성이 부족했던 특별한 계기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게 한다.

두번째로는 특별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재미있는 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

이런 형식의 위인전인 경우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며 깊이 각인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이런 형식의 위인전은 엄마인 입장에서 무척이나 반갑다.

 

이 책 '삽사리 아버지 하지홍'은 위에서 열거한 두 가지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좋은 책인데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 현대적인 인물을 재평가한 책이라는 점도 높이 사게된다.

줄거리를 보면 삽사리를 기르고 있는 초등생 여자아이가 일년에 한번 뿐인 삽사리 품평회에 참석했다가 우

리 고유의 종인 삽사리를 열심히 연구해서 훌륭하게 복원한 "하지홍" 이라는 인물과 만나서 삽사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된 이유와 연구하면서 겪은 힘든 일들, 마침내 성공하고 나서 청와대에 삽사리가 들어가서

뛰어놀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잔잔하게 엮었다.

위인전의 전형적인 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좀더 친근한 어투와 그림들로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게 하였

고 이야기의 고저가 확실한 점 등이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맘에 들었다.

반면, 아이들은 특히 크게 확대되어져 있는 강아지 그림들에 열광을 했고 친근한 또래의 아이가 나오는

점과 늘 무언가 키우고 싶어하는 소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좋아했다.

책 내용상 초등 저학년부터 중등(고등)까지 읽히면 좋을 듯 해서 파랑이가 입학하는 지금 딱 알맞는 선물이었다.

계속 이런 형식의 책이 많이 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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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2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2-1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저도 평전이 참 좋답니다.
이 책은 음..조금 더 여유있게 읽고 싶은 기분인데 조금 쫓긴 듯한 리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단행본 중에서는 꽤 괜찮은 축에 드는 책입니다. 님 평이 듣고 싶네요.
 
고슴도치 아이 그림이 있는 책방 1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는 언니가 딸과 너무 안맞는 듯 하다면서 자신들은 고슴도치 모녀같다고 한다.

다가갈수록 서로 생채기를 내고, 멀리 있으면 애닯아하고 그리워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슴도치는 그 존재만으로--특이한 생김새만으로--다가갈 수 없는 존재에 대한

표현으로 쓰였나 싶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 책에서 다룬 것은 애착단계 형성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친자식이 아니라면 애착단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출발한다고 보면 이 책 제목과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아 발달단계를 보면 애착단계형성기가 있다. 보통은 삼개월 이후에 형성되는데   애착단계에서 부모와의 일체감과 애정을 충분히 충족시키고 돌 이후 자연스레 분리(부모와 별개로서의 자아를 인식하는 단계)를 경험해야심리학적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하게 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태교를 소중히 여기고 핏줄이라는 것을 특히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한 우리 나라 같은 경우는 애착단계 형성

도 특히 중요하게 여겨서 삼칠일이나 백일 등등을 더욱 중요시한 것은 아닐까 한다.

한번쯤 육아태도와 애착관계에 대한 고민을 안해본 부모는 없으리라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커가면 커갈 수

록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자기 새끼가 안예쁜 부모는 없을 것이고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함함하다는 말이 다 생겼을까.

 

헌데 단지 핏줄이 연결되었기 때문에 그 아이가 사랑스럽고 어여쁜 것인가 묻고싶다.

요사이 많이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씨도둑질은 못한다. 발가락이 닮았다.

하는 사소한 닮음에 대한 것들이다. 좋은 것들이든 나쁜 것들이든 반드시 닮아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놀라운 점인데, 생각이나 사고라는 것은 학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와 그 아이의 심지가 어떻냐는 환경이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 아동심리학자 뿐이 아니라 일반 부모도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 아닌가 말이다.

유전적 형질이 중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그렇다고 환경적인

요인을 전혀 배제하지는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친자식이라고 해도 절대로 부모가 침범 못할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자기 부모에게 만족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반대로 입양아라고 해서 친자식보다 애착관계를 형성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영아들 같은 경우에는 물론 익숙한 소리에 반응하지만, 늘 보아주는 이에게 애착을 느낀다.

또한 어느 시기가 되면 자연스레 그 대상이 옮겨가곤한다.

내 아이로 받아들이고 키운다면 내 아이가 되는 것이라고 저자가 조용조용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감동을 받은 부분은 단지 입양하는 부모의 마음뿐이 아니고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하고

서로 조율해가는 그 부분이었다.

상처를 내어놓고 서로 이야기하고 맞춰가는 부분을 가시로 표현한 대목.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입양이라는 것이 멀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가까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는 것.

(반디에게는 입양되었지만 친사촌오빠보다 더 가까운 사촌오빠가 있습니다.  물론 커버린 다음에는 많이

소원해졌지만 어릴 적에는 그 오빠만큼 좋은 오빠가 없었지요. 늘 제편을 들어주었으니까요.

 많이 방황하고 힘든 사춘기를 보내고 지금도 그리 잘사는 것은 아니지만--가끔 엄마는 차라리 입양을 하지

않고 자식없이 살았으면 이모가 더 편한 노후를 보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그래도 핏줄로 이어진

다른 사촌들 보다 더욱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모부 병수발도 결국은 오빠가 했었지요. 핏줄만이 전부는 아니

라고 생각합니다. 핏줄보다 더한 것이 가족에겐 있습니다.)

 

 

****늘 그렇지만 리뷰는 너무 어렵다. 더구나 숙제처럼 하는 리뷰는 더더구나 힘이 든다.

특히나 처음 시작을 너무 난해하게 하고 나니 힘이 든다.(거기다 두어번 날리고 나니 처음에 무얼 말하고 싶었던가도 헷갈린다)

진작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지만 쓰다보니 길어지는 내용들 격앙된 어조.

침착하고 짧게 잘 쓰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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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1-1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쓴 리뷰 날리고 허탈하셨을텐데 다시 쓰셨군요. 추천!!

반딧불,, 2006-01-1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족한 글에 추천은 과람합니다만..감사^^

2006-01-1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쓰셨어요^^..

로드무비 2006-01-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이오.^^

2006-01-1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요.. 망설였는데 사봐야겠어요...

반딧불,, 2006-01-1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님의 간략한 리뷰 보면서 얼마나 부러워했는데요.
무비님 기쁜걸요^^
정님. 한번 읽어보세요. 생각보다 괜찮을겁니다.
 
슬픈 란돌린 어린이 성교육 시리즈 3
아네트 블라이 그림, 카트린 마이어 글, 허수경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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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등 뒤로 감추는 아이를 보면서,

이 책은 비밀을 말하는 책이구나 하는 서글픈 자각을 했다.


아침에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조금은 부담스러운 주제인 이 책을 꺼낸 것은 의도적인 것도 있었다. 아이의 반응을 한 번 보고 싶었다고나 할까.

바쁜 아침도 아니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 가까운 마음이었는데, 국 데우느라 잠깐

자리를 뜬 사이에 거실에 가서 등 뒤로 보던 페이지를 돌려서 들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건 아빠가 읽어주기를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시위였던 것이다.  어느새 그림을 보면서 아빠의 것과 같은 성기를 보았던 것이다.

아이는 눈이 동그랗게 되어서는 이해하는 눈빛으로 말끄러미 내 눈을 쳐다본다.

그 눈을 들여다보면서 부끄러웠다. [그래, 네가 살아갈 세상은 이런 어른들이 있는 세상이란다. 그리고 늘 보호해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어. 그렇지만 그건 너와 같은 아이들이 잘못한 것은 절대로 아냐. 책 속의 아줌마 말처럼 브리트가  싫다고 하는데도 억지로 행동한 남자어른이 나쁜 거야. 네가 숨기지 않고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좋은 책일 거야. 그렇지?] 마음속으로 되뇌이면서 밥상을 차리고, 아침을

먹는 내내 아니 하루 종일 책 속의 브리트가 떠올라서 마음이 아팠다.



란돌린에게 밖에는 털어놓지 못하고 아팠을 브리트가 가여워서 얼마나 슬펐는지 모른다.

말못하는 란돌린에게 기대어서 슬퍼하고 아파한 브리트.

책의 처음 장에서 밝게 웃는 브리트와 란돌린의 모습이 어두워지고 눈물 짓는 모습이 보일 수록 가슴이 너무 아려서 어찌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늘 우리의 주변을 떠돌면서 여자라는 것이 죄인인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주객전도의 생각까지도 하게 한다.

아직도 사회의 인식은 “그럴만한 행동을 했으니 그랬겠지“ 란 무지한 말로 피해자들을 아프게 하고 쉬쉬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단지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어른들은 자신 이외의 사람에게는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몸만 커다란 아기일 뿐이란 생각을 해본다. 마음이 철저히 병들고 망가진 사람들.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일으키지 못할 행동을 단지 남자라서 충동을 못 참아서란 변명을 늘어놓는다면 사람이 아니라고 본다.



여전히 하고픈 말들과는 많이도 다른 이야기이다.

한도 끝도 없을 듯한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은 그만하고 란돌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란돌린은  브리트의 둘도 없는 친구. 어릴 적부터 같이 있어온 소중한 존재. 즉 애착대상이다. 이 책에서 보면 엄마는 늘 바쁘고 재혼을 한 상태이다. 대개의 재혼을 하는 여성들은

경제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부양가족이 있다는 것은

더욱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당면이유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재혼한 남성이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는 것도 모르고 아이도 잘 못 챙기는 무심한

엄마로 나오는데 조금 지나친 감이 있긴 하지만 지치고 피곤한 상태로 아이에게 신경  쓸 여력이 전혀 없는 상태일 것이다. 일전에 아는 언니와 통화를 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인지 돈을 벌기 위해서 아이들을 희생 시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말들. 착잡하고 슬프지만 그것이 일하는 바쁜 엄마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심을 차리는 의붓아비를 방치하게 되어서 더욱 슬플 엄마. 모르겠다. 예전에 백설공주의 변형된 이야기를 보니 백설공주를 성폭행한 친아버지인

왕과 그 모습을 보면서 친어머니인 왕비를 계모로 그린 사랑을 잃은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진 책을 본 적이 있다. 심리학적인 것이니 잘 모르겠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슬퍼하고 아파하면서도 여자로서의 자아는 딸의 상처 입은 모습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더욱 크게 부각시키게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로서 엄마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아파하고, 엄마가 아닌 신뢰할 [다른 어른] 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는 스토리가 일견 이해가 간다.

가끔은 가족 내부가 아닌 다른 시각이 필요한 것일 수 도 있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불편하고 힘들었던 심정들을 쏟아놓기는 했는데 이 많은 글들 속에 내마음을 얼마나 표현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슬프고 분하고 이런 일이 내 아이에게는 절대로 생기지 말았으면 하는 이기적인 엄마일 뿐임을 확인할 뿐이다.




** 이런 류의 책을 한 번 읽고 나면 진이 빠진다. 나만 그런 것일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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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1-15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책이 있었네요.
대단하세요, 아이한테 책을 읽히시고. 쉽지 않으셨을 텐데 ...
이런 책이 있다는 게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책이 있다는 게,
또 어린 아이들한테 꼭 읽혀야 할 책이라는 게,
너무 씁쓸하네요.
어쨌든 땡스투합니다.

반딧불,, 2006-01-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번을 고민하다가 읽어주었습니다.읽혀야하니까요.
알아서 조심시켜야 된다는 현실이 무척 싫지만, 딸아이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보여주어도 되겠구나 했습니다.

저는 반가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urblue 2006-01-15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먼저 봐야겠네요.
어떤 심정이셨을지, 글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설빔 - 여자아이 고운 옷 우리 문화 그림책 4
배현주 지음 / 사계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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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 이미지를 보면서부터 꼭 보고 싶었던 그림책.

들여다보고 나서 더욱 사랑스러워하게 된 책.

 

아이들이 쉬는 날. 둘을 준비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참 좋다.

아이들을 채근하는 대신 책을 읽어주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놓칠세라 그림과 소리를

듣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행복하다.

특히 여섯살이 되는 노랑이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림을 또보고 한다.

파랑이는 왜 바지 입은 남자아이는 없느냐고 아쉬워한다.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그림책의 장점으로 제시한 것 중에서

그림의 시선 처리를 말한 것이 있었던 듯하다.

시점을 멀리서 바라보다가 그림 속의  주인공의 시선으로 같이 이동하는 재미.

그럼으로 해서 그림 속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


좋은 그림책들을 보면-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그림책-들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 책의 주 독자층인 대여섯 살에서 열두어 살까지의 소녀들은 책 속의

 똘망똘망해 보이는 주인공의 행동들 속으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의 힘으로 잘 간수해둔 설빔을 입는 모습이 어찌나 야무지고 어여쁜지

슬며시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 그림책 속의 소녀의 나이는 얼마쯤일까??

고민하면서 책을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식 가진 엄마의 맘이었을까.

글도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우리 전통의 문양과 일일이 신경 써서 그린 배경 들 속에 숨어있는 문고리 하나, 빗장 하나의 모습까지도 그렇게도 어여쁜지.


글들도 그림들도 사랑스럽다.

특히 치마 말기를 입으로 재는 모습이나 버선을 신는 모습 하나하나에 숨어있는 놓치기 쉬운 일상의 모습. 아마도 작가는 한복을 자주 입었거나 혹은 한복을 자주 입는 이를 가까이서 열심히 들여다보았으리라. 어릴적 보던 한복 입던 엄마의 모습을 모습의 발견하고 얼마나 놀랬던지^^;;

거기에 화사한 함이며, 문갑이며 그 속에 들어있는 익숙한 우리의 문양.


정성을 들인 책을 보면 즐겁다.

눈이 즐거운 책. 그러나 아쉬운 점은 소녀의 그 야무짐과 선의 굵음이 어우러져서 단아한 한국의 미가 해쳐진 것이다. 별 다섯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음에도 굳이 넷을 준것은 그 이유이다.

선명한 색감과 윤곽은 바라보기에 좋지만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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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7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빔만큼 때깔나는 글이에요. 표지 이미지만 봐도 사고 싶은 책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