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 아버지 하지홍
허은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기억할 것이다.

어릴적 읽은 위인전의 그 영웅적인 문체와 성스럽기까지 한 어조. 절대로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닿을 수도 없는 듯 느껴지던 숭고한 행동들. 그래서인지 위인전은 늘 숙제처럼 느껴졌었고, 재미없는 책들이

었다.

  그 감정은 꽤 오래도록 이어졌는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큰 지금 위인전이라는 이름의 책을 선뜻 사기

힘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평전을 찾아서 읽게 되면서부터 위인이라는 것도 결국 평범함에서 시작한 사

람들일 뿐이며, 다만 한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느꼈다.

신화 만들기, 영웅 만들기의 폐해가 얼마나 크며 뒤로 감춰진 그들의 고뇌와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욕망이 거세되어진 "업적" 만을 이야기 하는 책은 결국 반쪽짜리 일 뿐이라는 깨달음.

그래서 요사이 새로 만들어져 나오는 위인전의 형식이 반갑다.

---최근의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나오는 위인전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구성. 위인들도 인간이며 단지 조금 더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이렇게 함으로써 가끔 우연한 만남이라던가

개연성이 부족했던 특별한 계기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게 한다.

두번째로는 특별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재미있는 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것.

이런 형식의 위인전인 경우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며 깊이 각인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이런 형식의 위인전은 엄마인 입장에서 무척이나 반갑다.

 

이 책 '삽사리 아버지 하지홍'은 위에서 열거한 두 가지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좋은 책인데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 현대적인 인물을 재평가한 책이라는 점도 높이 사게된다.

줄거리를 보면 삽사리를 기르고 있는 초등생 여자아이가 일년에 한번 뿐인 삽사리 품평회에 참석했다가 우

리 고유의 종인 삽사리를 열심히 연구해서 훌륭하게 복원한 "하지홍" 이라는 인물과 만나서 삽사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된 이유와 연구하면서 겪은 힘든 일들, 마침내 성공하고 나서 청와대에 삽사리가 들어가서

뛰어놀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잔잔하게 엮었다.

위인전의 전형적인 틀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좀더 친근한 어투와 그림들로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게 하였

고 이야기의 고저가 확실한 점 등이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맘에 들었다.

반면, 아이들은 특히 크게 확대되어져 있는 강아지 그림들에 열광을 했고 친근한 또래의 아이가 나오는

점과 늘 무언가 키우고 싶어하는 소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좋아했다.

책 내용상 초등 저학년부터 중등(고등)까지 읽히면 좋을 듯 해서 파랑이가 입학하는 지금 딱 알맞는 선물이었다.

계속 이런 형식의 책이 많이 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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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2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06-02-1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저도 평전이 참 좋답니다.
이 책은 음..조금 더 여유있게 읽고 싶은 기분인데 조금 쫓긴 듯한 리뷰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단행본 중에서는 꽤 괜찮은 축에 드는 책입니다. 님 평이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