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님이 10000힛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혹시나 하고(아, 부질없는 희망이여 ... -_-;;;) 가봤더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세 가지의 이벤트인데, 첫번째 이벤트는 해당사항이 없고, 두번째 이벤트를 보니 ... 분명히 제목이 보이는 책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이런 !!!)
헉 ... 그런데 느림님 왈,
"흠흠.. 타이핑 하는 수고를 덜어드리고자...
가장 잘 보이는 몇권은 제가 먼저 올리겠습니다. ^^;;;
1.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2.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3. 외딴방
4. 오페라의 유령 5. 체 게바라 평전 6. 그의 20대"
결국 나의 수고를 자진해서 덜어주시니, 할 게 없다 ...
그럼 세번째 이벤트는, 하고 봤더니, 문제 왈,
"nrim이 유일하게 전작품을 다 모은 만화작가가 한명 있습니다. 그 작가는 누구일까요?
(이벤트2에 올린 사진 속에 답이 있다지요. ^^)"
이럴수가, 나의 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니 -_-;;;;; 만화는 한 권도 아는 게 없다는, 이 비장의 진실을 ...(사실은 한 10여권 정도는 안다. 대단하군, 정말)
그래서 결국 이벤트 참여는 타의반 자의반 무산되고, 일이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곰곰이 반추해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만화가가 꿈일 정도로 만화를 탐독했었는데, 어찌 이리 되었는고. 그렇다고 만화(가)를 경멸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직도 만화가는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호감의 대상인데, 어찌 만화(가)에 대해 이리 무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아는 만화가를 한번 생각해보았다. 박재동, 허영만, 오세영, 이희재, 이현세, 김**(둘리를 그린 만화가는?), 홍승우, 정훈이(한겨레는 매일 보니까) ... 이 정도면 그래도 상당하군.
그리고 지난 봄에 후배 부인(후배와 후배 부인은 내가 모두 잘 아는 사이다)에게 받은 만화책 두 질이 있다. 제목은 [그린힐]과 [크레이지 군단].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 내가 [이나중 탁구부](저자 이름은 까먹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후루야 미노루라고 나온다. 반갑군)를 감명깊게(사실은 배꼽빠지게 ...) 봤다고 했더니, 후배 부인이 감동해서(내가 그럴 줄 몰랐다나 ...그런데 칭찬이냐 비웃음이냐 -_-;;;) 나에게 넘겨준 만화들이다. 가장 아끼는 걸작이라고 하면서 ...
집에 와서 봤더니, 재미는 있더군. 하지만 역시 [이나중 탁구부]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했다. 벌써 7-8년 전쯤인 듯한데, [한겨레 21]에서 설날 특집으로 만화를 몇 권 소개해준 적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만화"라는 소개 문구와 함께. 그래? 그렇담 한번 웃어보자, 고 마음먹고, 책 대여점에서 4권을 빌려봤다. 낄낄낄낄낄낄낄 x 10 ... 나는 아직도 이 만화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나온다.(안 보신 분들(?)은 한번 보시길 ...) 이 만화를 보면서 계속 낄낄거렸더니, 집안 식구들이 지나다니면서 모두 한 마디씩 비웃음의 멘트를 날렸다.
"얼씨구?"
"드디어, 미쳤냐?"
"뭐 잘못 먹었냐?"
"철학도 곱게 해야지 ..."
"만화에 스피노자라도 나오냐?" 등등
아, 그 때의 감동이 새롭게 밀려오는군 ...
이야기가 엉뚱한 데로 샜는데,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심기일전, 앞으로는 만화책을 부지런히, 틈틈히 읽어보자, 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것에서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