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여행에세이를 읽는 목적이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여행을 통해 감성적인 공감을 얻기를 바라고, 어떤 사람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여행의 방법을 벤치마킹하기를 원한다. 전국일주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그 수단이 도보든, 자전거든, 자동차든간에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을 한바퀴 돌아보는 여행의 일정을 한번 살펴보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솔직히 아직도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나에게 자전거여행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따라서 나는 두번째에 방점을 두고 이 책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별로 만족을 얻지는 못했다. 자전거로 대한민국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남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남녀가 자전거를 타고 한달만에 170만원 정도의 경비로 대한민국을 달렸단다. 그것도 여행지에서 피씨방을 전전하며 자신의 일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나도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기긴 하겠다. 도보보다야 편하겠지만, 자전거도 피로가 쌓이긴 마찬가지일 터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람들이 어떻게 부산을 지나갔을까하는 호기심이 컸다. 부산에 살고 있는 나는 부산의 도로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에는 얼마나 부적합한 도시인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는 떠나기 전의 준비를 알려준 첫 부분과 자전거 여행 팁을 알려주는 마지막 부록 정도이다. 그 외의 내용은 두 사람이 자전거로 서울에서 서해를 거쳐 제주도로, 그리고 다시 부산을 거쳐 동해를 올라가는 일정상의 에피소드들이다. 이동거리와 이동경로, 그리고 사용 경비 등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동경로가 좀더 상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부산의 이동경로만 보았을 때 도대체 거기서 거기까지 어떻게 자전거로 갔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짧은 일정이기에 지나쳐 온 지역을 제대로 다 돌아볼 수는 없었겠지만, 그 지역에서 왜 그곳을 갔는지(자전거로 갈 수 있는 이동 경로에 적합하기 때문인지, 그 지역에 갔으니 거기는 꼭 보자고 생각한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목적도 불분명해보인다. 이 여행을 끝내고,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짐작컨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을 법하다. 그러면 이 책을 읽은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들에게는 짧은 일정이었던 한달이라는 시간을 낼 수 있는 처지가 못되고, 어렵게 그 시간을 얻었다한들 그렇게 전국을 도느니, 한 곳을 정해 그곳에 푹 빠져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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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괜찮아 그림책 보물창고 51
케이트 뱅크스 지음, 신형건 옮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실수를 늘 발견하게 된다. 실수란 무엇인가, 바로 조심하지 않아서 잘못한 것을 말한다. 조심했더라면, 조금만 신경을 더 썼더라면, 집중했더라면, 잘못하지 않았을 것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실수를 바로 잡아주려고 하는데 그 방법이 때로는 아이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조심스럽지 못한 아이라는 오명을 씌우기 쉽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인데 유독 우리 아이에게만은 더 엄격하게 하게 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모들도 많아서 문제긴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을 때와 달리 이제 조금 컸다고 제 스스로 하는 것들이 많아진 요즘, 나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아이의 실수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지 하는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한솔이가 "나는 아무 것도 못해. 잘 못해. 할 수 없어.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어."라며 자책을 한다. 왜 그럴까? 나는 한솔이에게 네가 못한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이건 이러니까 잘못한 거야 다시 해보자."라는 말 끝에는 꼭 저런 식의 반응이 온다. "아, 이렇게도 할 수 있네. 한솔이 생각도 맞지만,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둘러말해야지 생각은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러면,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다시 이렇게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면 더 좋을텐데...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일단 제목이 "실수해도 괜찮아"니까, 아마도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겠지? 

이 그림책에는 연필에 달린 지우개 셋이 나온다. 숫자에 밝은 악어는 삐뚤빼뚤하거나 거꾸로 쓰인 숫자를 지우기도 하고 틀린 계산 속 숫자를 지우기도 한다. 글자와 낱말을 잘 알고 있는 부엉이는 거꾸로 쓰이거나 엉뚱한 곳에 들어간 낱말, 그리고 크기가 제맘대로인 글자들을 지운다. 돼지는 먹는 것을 좋아해서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지운다. 지우개들은 아이의 책상 가장자리에 앉아 모래밭이 있는 바닷가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가 길을 조금만 지우려다가 악어가 그만 길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실수를 한다. 부엉이와 돼지는 악어를 달래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거라며 위로를 한다. 



아이는 파도를 그리고 섬을 그리는데 육지로 돌아가는 다리를 그리다가 실수를 하게 되고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된 아이는 종이를 꾸깃꾸깃 뭉쳐서 버린다. 종이 속에 함께 들어가 있던 지우개들은 어떻게 될까? 



다시 돌아온 아이는 바닷가 표지판을 그리고, 배를 그려서 지우개들을 구해낸다. 아이가 자신이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종이를 구겨버렸지만 다시 수정하고 큰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지우개들은 아이의 그림 속에서 약간의 모험을 하는데, 그 모험의 끝은 아이가 자신의 실수를 바로 잡는데서 끝난다.  

솔직히 말해서, 이 그림책은 조금 애매하다. 제목이나 글의 내용으로 봐서는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그 실수는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인데, 지우개가 했던 실수나 아이의 실수가 아이의 머리 속에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악어지우개가 길을 조금만 지우려다가 다 지워버린 것, 아이가 육지로 돌아가는 다리를 그리다가 그만 둔 것이 그다지 큰 실수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하는 실수란 이런 작은 것들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책이 보여주고자 했던 주제를 명확하게 알기는 힘들다. 내가 생각하는 '실수'와 작가가 생각하는 '실수' 사이에 거리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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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7-06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수는 쉽게 눈에 띄지만 잘한 일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성향이 많습니다.
잘한 일에 대한 칭찬이 실수해도 괜찮아를 반대로 생각하면 되는 일입니다.
잘한 일을 칭찬하는 일 아이들에게는 자신감을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

하양물감 2010-07-06 13:5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잘한 것을 칭찬하는 일....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있었던 것이네요. 다시 한 번 아이를 대하는 내 태도를 되돌아보아야겠어요. 전호인님 감사합니다.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인터넷 서점마다 내 블로그가 있는데, 모두 동일한 내용, 동일한 컨셉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은 개인적인 이야기는 접은 채,  

서평만 올리면서 고민을 했다.  

이제 조금 감이 온다. 

어떻게 바꿔야할지. 

이것도 주기적인 고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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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무가 된다면 - 2010년 제16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37
김진철 글.그림 / 비룡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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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솔이가 메밀 씨앗을 화분에 심었고, 그것이 싹을 튀우고, 어느새 꽃을 피웠다. 메밀 씨앗은 생각보다 커서 모양을 관찰하기가 좋았고, 물과 햇빛에 의해 쑥쑥 자라났다. 그것을 지켜 본 한솔이는 씨앗이 자라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꽃이 피면 나중에는 또 열매가 나고 다시 씨앗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로 수백번을 설명해주는 것보다 직접 해본 경험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말로 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험으로 알게 되는 자연의 순리도 있지만, 그림과 글로 표현된 책(지식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책과는 별개이다)을 통해 감성적인 면을 충족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책들이 있지만, 나는 이번에 이 책 [진짜 나무가 된다면]을 한솔이와 같이 읽었다.



처음에 한솔이는 제목과 새싹을 보고, "새싹은 진짜 나무가 되는데요."라고 말하며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첫 페이지의 글을 읽고는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이대로 작고 여린 풀잎일지 아니면 씩씩하고 튼튼한 나무일지" 모르는 새싹. 새싹이 모두 나무일 수는 없다는 생각, 한솔이가 키운 새싹도 나무가 아니라 풀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잎이 나고 꽃이 필수도 있지만, 이 작은 새싹은 자신이 나무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진짜 나무, 사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신의 역할을 해낼 큰 나무가 되기를 바란다.


햇살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진짜 나무가 되면, 외로운 사슴에게 어깨도 내어 주고, 둥지가 필요한 새들에게 겨드랑이를 벌려줄 거란다. 봄이 오면 알록달록 향기나는 꽃을 피워 여행을 보내기도 할거한다. 새싹이 꿈꾸는 미래는 그런 거였다. 크고 우람한, 나무가 되어 자신을 뽐내고 싶은 게 아니라 그렇게 세상에 필요한 나무가 되고 싶어한다.


땅위의 아이들이 걸려넘어지지 않게 뿌리는 땅속으로 내리고, 땅속 친구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조심.


무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이 되면 탐스러운 열매도 맺어주고, 단풍과 낙엽을 떨어뜨려 소리도 내어본다.


겨울이 오면 하얀 눈을 덮고 잠시 사라지겠지만, 다시 봄날이 오면 새순을 틔울것이다.

새싹이 가진 원대한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비록 새싹이 나무가 되지 않는다해도, 그 꿈만큼 세상을 또 아릅답고 멋지게 상상해낼 것 같다.



아이들에게 새싹의 꿈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줄 것이다. 한솔이는 이렇게 큰 나무가 되면 참 좋겠다고 말하며 책장을 덮었지만, 작은 새싹이 풀잎이 될 수도 큰 나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꾸는 꿈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들 말한다. 거기에 이 새싹처럼 긍정적이고 밝은 미래를 꿈꾼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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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씨앗
왕자오자오 지음, 황선영 옮김, 황리 그림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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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한솔이는 메밀 씨앗을 심었고, 그 씨앗은 싹을 튀우고, 자라서 꽃이 피었다.

씨앗 하나가 꽃을 피우기까지의 과정을 그렇게나마 관찰을 했던 한솔이는, 매일 물을 주면서 잎이 시들시들하지는 않은지, 꽃이 몇 개나 피었는지를 살펴본다. 언젠가 집앞에 자생적으로 피었던 민들레를 할아버지가 뽑아버렸을 때 섭섭해하던 한솔이. 제 스스로 씨앗을 심고 꽃이 피우면서 또다른 즐거움이 생긴 것이다.

 

이번에 '안의 씨앗'이라는 책을 보여주면서, 씨앗이 자라는데 무엇이 필요한 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한솔이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에 동화가 겹쳐지면서 더 효과적인 이야기 읽기가 된 것 같다. 씨앗을 받아 든 동자승들이 어떻게 하면 싹을 튀울까 고민하는 모습 다음에 눈 내리는 바깥 풍경이 보여진다. 본은 괭이를 찾고, 정은 화분을 고른다. 그런데 안은 씨앗을 작은 주머니에 넣어둔다.

 

본은 눈덮인 땅 속에 씨앗을 묻고, 정은 연꽃에 관한 책을 읽는다. 안은 자신이 해야 하는, 그리고 평소에 하는 일을 한다. 성급하게 씨앗을 심은 본은 씨앗의 싹을 튀우지 못했고, 정은 책에서 본대로 화분에 흙을 넣고 씨앗을 심은 다음 따뜻한 곳에 두었지만, 금으로 만든 화분에 옮기고 뚜껑을 덮은 것때문에 죽고 말았다. 안은 봄이 오자 연못 한쪽에 씨앗을 심었고 꽃을 피운다.

 

세 동자승들이 하는 행동은 비단 식물을 키우는 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세가지 유형을 나타낸 듯하다. 일의 선후를 따지지 않고 성급하게 행동한 본, 책의 지식과 정보를 이용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정, 그리고 때를 기다려, 그것이 있어야 할 곳에 심은 안의 행동은 우리들의 행동과 생각을 되돌아보게 한다.

 

모든 것은 있어야 할 자리가 있고, 해야 할 때가 있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쫓아 성급하게 행동하는 모습의 현실의 정치적 이슈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인간의 오만함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알게 한다. 아름다운 화분에 심었지만, 정작 씨앗이 필요로 하는 햇빛과 물을 얻지 못한 정의 씨앗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는다.

 

봄을 기다려 연꽃이 자라기 좋은 연못가에 씨앗을 심은 안을 봐라. 적당한 때와 적당한 장소, 그리고 씨앗을 싹튀우는 자연의 힘. 우리는 그것을 너무 무시하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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