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 내 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0
주윤희 지음 / 북극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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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그림책을 만날 때 마다 나는 은근히 기대하는 바가 있다. 귀여운 그림, 간결한 글밥, 숨어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 뒤통수를 딱 치는 유쾌한 반전 말이다. '아이코 내코'는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림책이었다.

숲 속에서 울고 있는 코끼리와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달님. 아기 코끼리가 코를 잃어버렸나보다.  '내코'와 '아이코'가 내코의 코를 찾으려고 숲 속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는데, 숲 속에서 내코의 코와 비슷한 코를 찾아보지만 그 코는 다른 동물들의 코다.

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는 동물들이 숨어 있어서, 그림책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 손과 눈이 멈추는 곳이 많다. 아이코와 내코의 상황에 따라 달님도 따라 움직인다. 어두운 숲 속에서도 코를 찾는 두 친구의 앞을 밝혀주는 달님이 있어서 무서움도 두려움도 없어지는 듯하다. 한참동안 코를 찾아다니던 내코는  자기 코가 어디 있는지 기억해내는데...
코를 찾은 내코와 아이코는 신나게 물놀이를 하면서 논다. 그리고 내코는 또다시 뭔가를 잃어버린다.

내코와 아이코가 숲 속을 돌아다닐 때 잘 살펴보면 숲 속에는 정말 많은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어두운 숲 속 구석 구석을 잘 들여다보면 동물친구들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가하면 내코와 아이코의 모습을 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달님의 표정도 살펴볼 만하다. 감정 표현에 서툰 아이들이라면 달님을 보면서 흉내내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그림책 읽기가 될 듯하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자기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많다. 신나게 놀다보면, 마땅히 챙겨와야 할 것들을 그냥 두고 와버린다. 물질이 풍요로운 세상에서 사는 아이들이라 모자, 우산, 손수건, 가방 같은 것을 잃어버려도 아까워하지도 않고, 부모들도 새걸로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일이 한 번 두 번 반복되다보면 아이들은 물건을 소중하게 간수하는 것도,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는 것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물건을 내 몸의 일부처럼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어린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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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지구촌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31
정의길 지음, 임익종 그림 / 비룡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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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시사 상식이라고 하기에는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이어서 2014년에 나온 책의 내용은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우리의 관심사를 조금 넓혀보자는 의미에서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보기로 하였다.

 

1부 얽히고 설킨 세계 질서의 향방에서는 미국과 중국, 유럽, 아랍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테러와의 전쟁까지 다루고 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국제사회를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들에게 세계의 권력, 경제, 문화 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세기에 미국과 어깨를 겨루던 소련이 붕괴하면서 미국의 영향력도 감소하게 되었다. 이때를 틈타 중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현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최근 사드로 인해 두 강대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모호한 상황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그런가하면 빚으로 허덕이는 유럽과 테러와의 전쟁까지 읽어가다보면 세계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2부 분쟁과 전쟁 속에 숨겨진 진실에서는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아프가니스탄, 무인도를 놓고 다투는 중국과 일본을 읽으며 우리나라의 현재를 돌아보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무대만 다를 뿐 지금의 우리의 모습이지 않은가?

 

3부 닫힌 세계에서 열린 세계로에서는 티베트의 독립에 반대하는 중국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 전 백두산을 다녀오면서 만났던 조선족들에 대해 생각하기도 하였다. 미얀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또 다시 우리나라의 상황이 겹쳐지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4부 지구의 미래, 그 불안과 희망에서는 금융위기. 위키리스크, 핵무기, 인구문제에 이르기까지 가장 최근의 문제가 다루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세계의 변화와 흐름, 그리고 그 영향이 결코 하나의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많은 일들에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의 간섭과 참견이 보인다. 그들은 그들의 여향력을 내세워 세계라는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우리 역시 그들에게 수없이 휘둘리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국정농단과 탄핵, 파면, 선거)로 인해 정치적인 관심이 높아진 요즘, 청소년들에게 세계의 정세와 흐름을 알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독서수업을 진행하면서 그들이 지나치게 좁은 시야를 갖고 있음에 깜짝 놀라곤 한다. 인터넷은 세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해주지만, 관심이 없으면 그 정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얼마 전 치룬 대통령선거로 인해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국제관계와 외교에 있어서 지난 정부의 무능함으로 인해 우리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사안에서조차 우리 나라가 제외되어 있음을 보았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데도 사드는 들어오고, 미국이 들여 온 사드 때문에 중국에서는 반한감정이 고조되었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이 엉뚱소리를 하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왜 그렇게 되었는가? 강대국이라 불리는 그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세계에 대한 괸심을 좀더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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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 표에 세상이 바뀐다고? : 정치외교학 주니어 대학 13
김준형 지음, 나오미양 그림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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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딱 읽어야 할 책이다. 때마침 독서클럽 아이들과 공자의 [논어]를 읽고 있는 중이고, 제2편에서는 정치에 대한 토론도 했었다. 그때 느낀 점은 아이들이 정치에 대해, 지도자에 대해 아직은 어렴풋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러한 어설픈 정의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일부분을 먼저 읽어보게 하였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 정치와 사회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초등학생들도 정치에 대해 혹은 정치지도자에 대해 한 마디씩은 할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들어서 잘 알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진 정치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꾸는가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정치외교학에 대한 쉽게 설명한다.

1부에서는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학이라는 제목 아래 정치, 정치학, 외교, 정치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정치외교학의 거장들이라는 제목 아래 헨리 키신저와 우드로 윌슨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서 3부에서는 정치외교학, 뭐가 궁금한가요 라는 제목 아래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정치외교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담고 있다.


1부의 내용이 좀 딱딱하다고 한다면, 2부에서 인물을 통해 정치를 이해하고, 3부에서는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국가는 권력과 깊은 관계가 있어요. 자원이 제한된 세상에서 이기적인 사람들이 권력을 추구하는 상태를 내버려두면 약육강식의 정글처럼 되겠지요? 그래서 공적인 국가에 권력을 주어 사적권력의 위협으로부터 인간 사회를 지키고자 했던 거예요. 인간이 공동체를 만들고 가능한 한 크게 키워 온 가장 큰 이유는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 안전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국가권력은 갈등을 조정하고, 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해요. 또한 다른 나라들의 침략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요.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에는 힘, 즉 권력이 부여되는 것이랍니다." (p.70)


아, 우리는 이러한 국가의 권력이 사적으로 남용되는 것을 보았고, 국가의 본래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직접 겪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고,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눈치만 보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자기네 무기를 팔아먹으려고 강제로 거액의 무기를 안기는 모습도 보았고, 눈 앞에서 몇 백명의 목숨이 바닷물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도 보았다.


이제 곧 대선이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에 대해, 나 대신 나를 위해 일해 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어느때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내 한표에 세상은 분명히 바뀔 수 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 아이들 중에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해보겠다는 아이들이 나올 것이다.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 갈 안전한 나라를 꿈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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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 2016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8
박하령 지음 / 비룡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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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세월호 이야기인 줄 알았다. 돌아와야 할 아이들 생각이 났다. 물론 이 책은 그 이야기가 아니다. 다양한 캐릭터 중에서도 유달리 '악마' 캐릭터를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가 관심을 보였다. 열두살인 우리집 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 것은 주인공들의 나이가 열일곱살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초등학생에게는 좀 어려운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로콜프라는 악마가 흘린 편지를 주운 하돈이가 편지의 수신인인 또다른 악마 아낙스를 만나면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다룬다. 로콜프는 사랑하는 아낙스를 위해 자신이 알아낸 주문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아낙스가 빨리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로콜프의 편지는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에게 던져 진 유혹과 같다. 로콜프는 아낙스와 같은 목표를 갖고 어떤 수행을 했을 것이고, 아낙스는 성취하지 못한 것을 먼저 성취하였다. 그래서 먼저 떠나게 된 로콜프는 아낙스가 좀 더 쉽게 그들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게 자신이 성취한 주문을 주려고 한다. 아낙스는 그 주문이 자신이 노력하여 얻은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으려한다.


하돈이의 머리 속에 저장된 그 주문을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데,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을 마다한 아낙스의 선택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하돈이는 진유가 전교1등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게 하고 싶다는 이유로, 진유는 엄마의 감시와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아낙스의 주문을 이용하기로 하고 아낙스의 게임 티어를 올려주기로 한다. 악마와의 거래이다. 물론 아낙스는 싫다고 했고, 그것을 조른 이들은 하돈이와 진유이다.


아낙스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린 정해진 일만 하게 되어 있는데.... 사실 악마의 역할은 아주 분명하거든. 네 말대로 어차피 악마니까. 하수인이라고 할 수 있지. 그거에 반해서 인간인 너희들은....자기 삶의 감독은 너희들이잖아. 근데도 늘 정해진 길만 가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아. 남들이 좋다는 대로만 너나 할 것 없이 좇거나 아니면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고.... 물론 그나마도 안 하고 자기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가는 애들도 많더라만..." (p.63)


악마의 유혹은 달콤하다. 너의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겠어? 정해진 대로만 가는 게 네 인생일까? 인간들은 불쌍해.


아이들은 각각의 이유로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삶을 누리고 있지는 못하다. 학교를 그만 두고 홈스쿨을 하고 있는 은비도 어느 한편으로는 그러하다. 그런 아이들은 악마라는 것을 알면서도 악마의 주문을 쓰려고 한다. 그 조건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실컷 하면 되니 손해볼 것도 없다.


결말에서 아이들이 악마의 주문을 쓸 수 없게 된 후 더이상 주문에 기대를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 개연성이 떨어지긴 한다. 우리는 언제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손쉽고 빠른 길로 무임승차할 수 있는 선택도 가능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하나하나 성취해가려는 선택도 할 수 있다. 그 선택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선택의 순간이 눈 앞에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어떨 때는 엄마의 감시때문에, 어떨 때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어떨 때는 좋은 게 좋은 거여서. 아낙스는 하돈이와 진유와 은비에게,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자기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길 원한다.


악마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우리가 오늘도 여러 가지 선택의 순간을 지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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