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스칼의 『팡세』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처음 읽는 느낌도 들고. 어디선가 들어 본 적 있는 느낌도 든다. 아마도 이런 류의 책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크게 감명을 느끼거나, 도움을 받았을 때 그 문장이 기억에 남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는 『팡세』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 지적 성장, 윤리적 성찰, 삶의 지혜를 얻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팡세』라는 원문에서 현대인에게 인생의 지침 및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67개의 대표 구절을 선택하여 쉬운 해설과 함께 제공한다.

PART 1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

파스칼만이 아니라 많은 성인들이, 이런 말을 한 것 같다. 결국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직시해야 성장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진정한 인간의 위대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자신의 비참함을 인지하고 인정할 때, 다른 사람의 고통과 어려움에도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연대와 공감으로 나아갑니다."(P.17)

과도한 자기애와 자존심은 자기 자신도 속인다

"자기애는 가장 큰 아첨이다."

요즘은 자기 자신을 잘 드러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개성도 드러내고, 나만의 고유한 색도 쌓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쳐 인정 욕구를 부추기고, 과도한 자기애를 형성하게 된다면 부정적인 요소가 따라붙는다.

자기애가 강하다는 건, 스스로에게 아첨을 잘 한다는 것이고, 자기자신을 과대평가한다. 타인을 대할 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의 단점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진정한 이해는 단순함과 명확함으로부터 나온다

"적게 설명하는 방식이 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간결함에서 시작한다. 비즈니스 회의에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거나, 질문의 의도와는 다른 답변을 한없이 늘어놓을 때, 듣는 이를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그 상대와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상대방이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P.32)는다.

파스칼은 진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진리를 사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리를 사랑하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정보를 분석하며, 무엇보다도 진실에 대한 열망과 헌신을 다하는 것을 의미(P.41)"한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 주어진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해졌다. 그런 능력은 노력하지 않은 사람에게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독서나 토론, 글쓰기를 통한 비판적 사고 능력도 길러야 하고, 정보의 출처를 찾아보고자 애써야 하며, 다양한 관점을 접하고 서로 다른 의견은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

습관이 우리의 본성을 지배하지 않게 하라

"습관은 첫 번째 본성을 파괴하는 두 번째 본성이다."

습관은 우리의 삶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좋은 습관은 건강, 일상, 인간관계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운동습관은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고, 계획적으로 일하는 습관은 업무 성과를 높이며, 일관된 독서 습관은 지식을 넓히고 사고력을 향상시킵니다.

반면 불규칙한 생활 습관, 과도한 음주나 흡연, 지나친 미디어 접속 등의 나쁜 습관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롭습니다. 또한, 우리의 성격과 행동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속적인 불평과 비판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사고를 방해하며, 일상생활과 대인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나쁜 습관은 본래 가지고 있던 선한 성격과 특성을 나쁜 쪽으로 변화시키고 나아가 자기 자신을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습관은 첫 번째 본성을 파괴하는 두 번째 본성이다."라는 파스칼의 말처럼 습관은 반복된 행동과 사고 패턴을 통해 성격과 삶의 방식을 재형성합니다. 습관은 때때로 본성을 지배할 수도 있어서 의식적으로 좋은 습관을 기르고, 나쁜 습관을 경계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자기 인식과 지속적인 노력, 의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기: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점진적으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 10분씩 운동을 시작하고,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둘째, 일관성 유지하기: 습관 형성에는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셋째, 긍정적 강화 사용하기: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것은 동기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스스로를 칭찬하거나 작은 선물을 주는 방식입니다.

넷째, 나쁜 습관 대체하기: 나쁜 습관을 없애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대체할 좋은 습관을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독서나 운동을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p.56-57


PART 2

인간의 삶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다

열정의 이중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열정은 우리의 오류와 비참함의 근원이다."

파스칼은 열정이 인간의 삶에 중요한 역할도 하지만, 그것이 한편으로는 오류와 비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우리는 '열정'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인 이미지'와 연관시키지만, '열정'에도 부정적인 면은 있다. 즉 '열정' 때문에 우리의 판단이 흐려지기도 하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열정이 과하면 '불안과 고통'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열정의 이중성을 알고 우리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유의 균형이 삶의 평온을 가져온다

"너무 적게 생각하거나 너무 많이 생각하면 광신적이고 고집스러워진다."

너무 적게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판적 사고 없이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전부라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가짜뉴스나 편향된 정보는 비판적 사고가 없이는 알아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너무 많은 생각은 결정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특정 사상이나 이념에 지나치게 광신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사고와 생각의 균형, 그리고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불확실 속에서 지혜를 발휘하라

파스칼은 불확실성 그 자체에 대한 확신도 불확실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는 우리가 가진 지식과 확신이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즉 모든 것

이 불확실하다고 단정 짓기 전에, 우리의 인식과 판단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불완전한지를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착각하거나 우리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파스칼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혹은 확실하다고 단정 지을 때 그

속에 숨겨진 가능성과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불확실성은 두려움과 불안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줍니다. 불확실성은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그 상황을 파악하고 헤쳐 나가려면,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위한 창의력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파스칼이 말한 것처럼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지혜를 찾아야 합니다.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 속에서 적용하고 발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P.101-102


PART 3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피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울리기를 좋아하지만, 그만큼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한 사람이다. 즉, 내게 혼자만의 쉼,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면, 나는 많이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병사나 노동자가 힘든 삶을 불평하면, 그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도록 해보라."

"Quand un soldat se plaint de sa vie difficile (ou un ouvrier, etc.),

essayez de ne rien lui donner à faire."

한 병사가 그의 힘든 삶을 항상 불평했습니다. 전쟁터에서의 고난과 피로가 그를 지치게 했습니다. 어느 날, 지휘관은 그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병사는 자

유를 즐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공허하고 의미 없는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결국 병사는 다시 일하고 싸우는 것이 자신의 삶에 의미와 목적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고난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로 불평 불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파스칼은 우리가 일하면서 힘든 삶에 대해 불평할 때, 그 불평이 단순히 업무의 과중함 때문

만은 아닐 수 있음을 직시합니다. 불평의 이면에는 업무의 내용, 환경, 그리고 회사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을 줄이거나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불평불만이 생겼는지 자세히 생각해 보고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스칼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일과 역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기 일에 대한 불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첫째, 적절한 업무 분담: 각 개인의 능력과 관심에 맞는 업무를 할당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둘째, 인정과 보상: 직원들이 자신의 노고와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기적인 피드백과 보상을 제공합니다. 이는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동기 부여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셋째, 건강한 작업 환경: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적절한 휴식, 안전한 작업조건, 스트레스 관리 등을 포함합니다.

넷째, 커뮤니케이션: 직원들과 열린 대화를 통해 그들의 불만과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입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파스칼은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고 자신이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우리의 역할에 만족하고, 더욱 가치 있는 삶, 가치 있는 노동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P.140-142


PART 4

인간의 마음에는 타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일단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라

"작업을 마칠 때 비로소 시작할 때 무엇을 해야 했는지 알게 된다."

파스칼은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을 시작해소 끝낼 때까지 지속적으로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비낟. 이는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학습과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192)

쉬운 설명과 예시를 함께 읽다보면, 파스칼이 전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며, 리뷰는 순수한 저의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철학 #인문학 #파스칼 #팡세 #인생공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멩이 가족 생각쏙쏙 마음쑥쑥 시리즈
올리비에 탈레크 지음, 이나무 옮김 / 이숲아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높은 곳에서 살던 돌멩이 가족이, 가장 낮은 곳까지 굴러가면서, 그곳에서 또 행복을 찾는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셈이다. 


돌멩이 가족은 산꼭대기에 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봉우리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거나, 계곡에서 풀을 뜯는 양들을 세어보고, 향기로운 풀이 잘 자라는지도 본다. 아주 높은 곳에 살고 있는 이 돌멩이 가족은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오고 천둥과 번개가 치던 날, 돌멩이 가족은 산비탈을 데굴데굴 굴러 새 둥지에 앉았다가, 갈까마귀에게 쫓겨 산중턱에 내려왔다가, 두더쥐가 땅을 뚫는 바람에 넓은 들판으로 내려온다. 높은 산 위와는 다른 환경이었지만, 또 거기에도 적응하며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토끼에게 들려 물 속 징검다리가 되었다가, 양치기 개 혓바닥에 밀려 굴러떨어지다가 물살을 따라 바닷 속까지 내려간다. 결국 저 높은 산꼭대기에서 가장 낮은 바닷 속까지 오게 된다.


인생은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채워진다.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칠 때 나의 가장 안락한 곳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땅으로 밀려나더라도, 그곳은 그곳 나름의 삶이 이어진다. 우리는 가장 편안한 곳에서 평생을 살 수도 있지만, 인생의 고비고비를 넘기며 색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돌멩이 가족에게 닥친 사건들은 그들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기에 그곳에서 또 새로운 삶을 일궈낸다.


내가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곳이었다 생각한 곳에서도 사건은 일어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 일 것이다.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환경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고,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거기에서 적응하면서 그곳의 행복을 찾으면 된다. 


만약 내가 좀 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면 모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달라서, 그렇게 눈에 띄게 행동하고, 삶을 바꾸고 나서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갈 수도 있다. 돌멩이 가족처럼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족들도 '행복'은 곁에서 찾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기 어떻게 써? 678 읽기 독립 8
송승주 지음, 강혜영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읽기 쓰는 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저학년 어린이의 읽기 독립과 쓰기 시작을 준비할 수 있다.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나아가는 책이라 생각하면 된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아이가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읽기를 시작하려는데 어떡하면 좋은지,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은, 재미있는 책을 읽어라, 부모가 함께 읽어라...이다.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다. 즉,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일이 쉽지 않고, 책 읽기 습관이 들어있지 않은 부모가 억지로라도 함께 읽으려니 고역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이 알려주는 책곰이 안내문은 도움이 된다.


하나. 책장 끝을 접어보자. 끝까지 한 번에 읽지 않아도 돼.

둘. 소리 내서 읽어 보자. 틀려도 괜찮아.

셋.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무슨 뜻일지 상상해 보자. 책을 다 읽은 뒤에는 단어장을 확인해 볼까.


책에 낙서하거나 책을 구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책은 모셔둘 장식품이 아니란 걸 기억하자. 책장도 접어보고, 밑줄도 쳐보고, 모르는 낱말에는 동그라미도 쳐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책과 가까워지면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일기 쓰기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한다. 요즘은 일기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쓰기도 하고, 주제를 주고 주제일기를 쓰기도 하니,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기쓰기, 아니, [쓰기]에 두려움을 갖는 아이들이 있다. 일기는 정말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글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저학년 아이들이 쓰기를 시작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 장점은 알아차리기도 전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도움을 준다.


선물은 연잎에 곱게 싸여 있었어요.

포장을 풀었더니, 공책이 나왔어요.

표지에 '수리수리 일기장'이라고 쓰여 있었지요.

수리수리는 갸우뚱갸우뚱 고개를 기울였어요.

"일기가 도대체 뭐지?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거야?"


구구아저씨가 수리수리에게 일기장을 선물한다. 일기가 도대체 뭔지, 잘 모르는 수리수리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일기를 쓰려고 자리에 앉은 수리수리는 괜스레 어질러진 옷장을 정리하고, 연필도 깎아본다. 그러다 잠이 들고 만 수리수리는 일기를 쓰지 못한다. 


짹짹이는 일기는 밤에 쓰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꽉꽉이는 일기에 날짜와 날씨를 써야한다고 알려준다. 그림도 그리고, 그 아래에 짧게 글도 쓰라고 한다. 그리고 일기장에는 자기의 이야기를 쓴다. 또 특별한 일을 쓴다. 


친구들이 알려준 일기 쓰는 법은, 꼭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일기 쓰는 방법 중 하나이기는 하다. 그러나 일기는 정말 개인적인 것이어서,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방법대로 쓰면 된다. 


앞에서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책곰이는, 책의 뒤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낱말(널브러지다, 잠잠해지다, 들뜨다, 틀리다, 호들갑을 떨다)을 정리해준다. 그런 다음, 일기 쓰는 법을 한번 더 정리한다.


일기 쓰는 법을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미소 그림책 9
현단 지음 / 이루리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아무 장난감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놀이였다. 그렇지만 절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놀이이기도 했다. 그 시절에는 그런 놀이가 참 많았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는 조금 다르지만 "다망구"놀이도 정말 많이 했던 놀이다. 


이 그림책은 판형이 길이로 길다. 보통은 이런 류의 그림을 그린다면 가로로 긴 판형이 어눌리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길이로 길게 만들어졌다. 대신 그 공간을 아이들의 모습으로 꽉 채우기도 하고 위에서 바라본 관경을 나타내기도 한다.


술래는 희나이다. 희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술래이다. 왜냐하면 희나는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술래가 돌아봤을 때 움직이면 탈락하는 놀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소리가 들리면 안된다. 희나는 그 소리를 정말 잘 잡아내는 술래다. '나'는 희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엄청 연습을 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 비장의 카드로 들켰을 땐 고양이인 척 하기로 하고!! 


이 놀이의 규칙이 바뀐 건 왜일까? 어렸을 때를 돌이켜보면, 놀이를 정해진 규칙대로만 한 것은 아니었다. 아랫동네 윗동네 사이에도 규칭이 다를 수 있었고, 그렇게 바꿔서 진행한다고 해도 서로 합의가 된 이상 아무도 불만을 말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그 시절, 놀이를 통해 암묵적인 동의도 해봤고, 함께 의논해서 상황에 맞게 변형도 하고 때로는 도구를 바꾸기도 하였다. 골목 골목 아이들이 놀았던 그 시절은 그 시절 나름의 규칙이 있었고, 사회생활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이 그림책에서 규칙이 바뀐 것은, 다 읽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고 준비를 했지만, 결국 소리와 냄새로 들통이 나고만다. 


술래가 이기면 다른 술래가 놀이를 이어간다. 희나도 술래에서 벗어나 다음 놀이에 합류한다. 희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술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친구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아이들의 모습이 신난다. 그래서 즐거운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아르테 미스터리 10
오리가미 교야 지음, 서혜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술사 1권은 오리가미 교야 작가가 일본호러소설 대상 독자상을 받은 책이다.

일본식 호러 소설은...뭔가 무섭다기보다 예전에 봤던 '환상특급' 분위기??

기억술사는, 지우고 싶은 기억을 지워주는 존재이다.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은 없지만, 그 존재에 대한 소문은 있다. 누군가의 기억(지우고 싶은 그 사람의 기억)만 지우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기억을 갖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자신은 기억을 지웠으니 지우고 싶은 과거로부터 벗어났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든 기억을 갖고 있으니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나는 약간 이것이 일본답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기억이 사라진 채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의 기억과 세상의 괴리를 문제삼지 않는다. 왜일까?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기억을 지우고 아무 문제없는 것처럼 살아간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한국이라면,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러나 이 사실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기억술사를 찾으려고 하고, 기억술사로부터 기억이 지워진 사람을 찾아다닌다. 기억술사는 히어로인가? 아닌가?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기억을 지우고자 하는 이유에 독자들은 공감을 한다. 그리고 남은 이들에 대해서도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기억술사를 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기억술사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이라면, 당신의 기억을 지워주는 사람에게 무엇을 부탁하고 싶은가?

책 속 주인공들에게 많은 부분 공감을 하긴 했지만,

나라면...기억술사를 찾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