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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집은 어디니?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3
김성은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2월
평점 :

저녁이 되어 집으로 들어 온 악어는 배가 고파 집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하기로 한다. 오븐에 재료들을 넣고 기다리는 동안 악어아줌마가 쓴 베스트셀러 '맛있는 식탁의 비밀 3가지'를 읽기 시작한다. 그때 악어의
코 위로 노랗고 작은 새 한마리가 떨어진다. 노란 새의 집을 찾아 추리를 하는 동안 음식이 완성되고 케이크를 잘라 식탁을 차리는 동안 새는 자기
집을 찾아서 가고 없다. 악어는 혼자 음식을 먹는다. 이것이 이 그림책의 큰 줄거리이다.
이 악어의 집에는 작은 생쥐 한 마리도 함께 살고 있다. 악어
옆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생쥐를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악어가 음식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읽는 책에는 중요한 세 가지 비밀이 나온다.
맛있는 식탁을 위한 비밀은 한번은 악어의 입을 통해, 한번은 그림 속 책 내용에 의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비밀은 이 그림책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귀엽고 단순하다. 작고 노란 새의 집이
어디인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나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그 집이 어떻게 생겼을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겠다. 음식이 다 된 후 오븐에서
알림음이 울리는 순간, 악어와 생쥐는 오븐 쪽으로 달라간다. 그때 작은 새는 '앗!'하며 뭔가를 발견하고 날아가버린다.
악어는 새를 위해 케이크를 자르고, 작은 의자와 식탁도
준비하지만 새는 날아가고 없다. 무뚝뚝해보이는 얼굴이지만, 은근히 작은 새와 더 친해지고 싶었나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는 자기
집에서 웃고 있는 모습으로 그림책은 끝난다. 악어 입에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무서운 일이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홀로 갔을 때,
또는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낯선 곳에 데려다 놓아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신나게 논다.
어찌 보면, 작은 새의 집을 찾는 과정도 하나의 놀이처럼 여겨진다. 함께 놀았으니 함께 먹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혼자 훌쩍 자기 집으로 떠나버린 작은 새를 생각하면, 내가 만약에 악어였다면 참 당황스러웠겠구나 싶다. 인사라도 하고 가지...
어느 날 갑자기 악어 입 위에 떨어진 노란 새. 그들처럼 우리도
우연히 만나고, 급작스레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준비된 이별이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생쥐 같은 친구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