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라... 제대로 된 캠핑을 해 본적이 있나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친구들과 텐트 하나, 코펠 세트 하나 들고 무작정 떠났던 일들이 떠오른다. 산이나 바다에 갈 때 당연하게 챙겼던 도구들인데 지금은 그렇게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은 캠핑장이 발달되어 있고, 당연히 그에 맞춰 제대로 된 텐트와 제대로 된 캠핑 도구들을 갖춘 사람들이 나온다. 그러다보니 소박하게 떠났던 나의 학창시절 캠핑과는 느낌이 다르다. 등에 한짐 지고 떠나면 되었던 캠핑이 이제는 커다란 차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떡하니 펼쳐놓아야 하는 살림살이들이 된 것이다.


 이 책에는 캠핑장에서 처음 만나 결혼을 하고 사시사철 캠핑을 다니는 캠핑가족이 캠핑을 떠나는 준비부터 캠핑장 부근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과 생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나무, 곤충, 물고기, 새, 야생동물, 계곡에서 만날 수 있는 물고기들을 찾는 법, 관찰하는 법, 특징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아쉬운 점은, 대부분이 산이나 들에 있는 캠핑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우리 가족은, 휴가철이 되면, 바다로 간다. 부산에 살고 있어서 굳이 휴가철까지 바다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에 다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이 아빠의 친가와 외가가 있는 시골에 가기 때문에 휴가철이라고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는 일이 드물다. 올해도 어김없이 바다가 있는 시골에 갔다왔다. 집 앞이 바다니 캠핑도구는 필요가 없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에서는 바다생물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지만, 응용을 해보았다. '물 속에서 요리조리 물고기' 편을 읽고 바다낚시를 통해 잡은 물고기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민물고기와 바다고기는 다른 점이 많지만, 물고기의 특징은 같다.


 사천에서 아이 아빠의 외삼촌의 통통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하러 갔다. 아이와 나는 줄을 내려서 잡는 낚시를 했는데, 보통 때는 장어를 잡을 때 쓰는 것이라고 했다. 낚시대는 남자어른들이 잡고, 아이와 나는 손으로 줄을 내려서 잡는 낚시를 하였다. 참 신기하게도 그 줄에도 물고기들이 낚여 올라왔는데, 아이가 잡은 물고기만 13마리, 그 중에서 한 마리는 갈치였다. 생선을 먹지 않는 아이라서 물고기를 손에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낚시가 끝날 때쯤엔 미끼를 손으로 잡아 낚시바늘에 끼어보려는 시도까지 하였다.


 이 책의 부록을 보면 관찰노트와 카드형 돋보기가 있다. 관찰노트의 물고기편을 보면서 참조를 하였는데, 물고기를 사진을 찍어 물고기의 구조를 알아보는 것을 응용해보았다. 자신이 직접 잡은 물고기라서 그런지, 더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었다. 간단한 통발 만들기 방법도 나와있는데, 빈 페트병으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진짜 통발을 바다에 설치해놓았다가 건져올렸다. 문어가 몇 마리 딸려 올라왔다. 계곡에서는 다른 민물고기들이 잡히겠지?


 캠핑장에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주변이 잘 정리되어 있고 잘 갖춰진 장소를 떠올리게 된다. 그곳에서 그냥 밥 해먹고 잠을 자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만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주변의 자연과 동식물을 찾아보고 관찰을 할 수 있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남은 방학을 이용하여 또 한 번 우리 주변의 동식물을 만나볼 테지만, 그때도 여전히 캠핑장은 아닐 것 같다. 그래도 산이나 들에 나간다면, 아이와 함께 찾아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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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8-03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손수 잡은 갈치라니! 사진도 찍으셨나요? 아주 놀라면서 재미있었겠어요. 그리고 `진짜 통발`에 낚은 문어는 어떤 맛일까요? @.@늘 가는 곳에 가시더라도, 아이가 더 크기 앞서 새로운 곳에도 다녀오실 수 있기를 빌어요~

하양물감 2015-08-03 17:16   좋아요 0 | URL
댓글에 사진도 등록되면 좋을텐데요. 페이퍼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