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괜찮아요 -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서천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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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처와 같은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와 나의 직접적인 관계도 그렇지만 아이를 둘러싼 다른 환경과도 늘 부딪치기 마련이다. 다행인지 나는 그다지 예민한 성격이 아니어서 그런 말에 많이 휘둘리지 않은 편이고, 엄마의 성격을 닮아서인지 아이도 무난한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육아가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누구나 겪는 일들을 나도 한번 씩은 거쳤다.


우리 아이 괜찮아요.

참 제목이 좋다.

서천석 선생님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괜찮습니다"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인 전제는 바로 저 문장에 답이 있다. 내가 하나 더 부가한다면, 부모가 혹은 주양육자가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해 똑바로 인식을 하고 있을 때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데도 막무가내로 남탓을 하거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육아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낳아놓으면 저절로 큰다"는 것도 무책임한 말이다. 저절로 클 수 있었던 사회적환경 - 또래 아이들과 놀이의 시간이 많다든가, 형제자매를 비롯한 가족들이 주변에 늘 있다든가 - 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 온통 육아 아니면 요리 프로그램이다. 그 중에서도 육아프로그램은 그 아이와 부모의 행동, 그리고 문제에 대처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공개된 육아가 육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고 봐야 할 것이다. 저 집 아이들은 저렇게 하니까 되는데, 우리집 아이는 왜 안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아이들은 절대 똑같지 않다. 우리집 아이가, 남들보다 조금 빠른 게 있다면, 남들보다 느린 것도 있다. 저 집 아이에게서는 일어나지 않는 문제가 우리집 아이에게는 나타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문제상황과 대처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든 일이 어디 한두가지일까? 부모가 힘들다면, 그 아이는 몇 배로 더 힘들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길어지면 부모도 제 자식이지만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책을 통해 도움을 받아보자.

 

우리집 아이는 초등3학년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도 학습이라든가, 문제행동 부분을 골라읽게 되었다. '공부에 점점 흥미를 잃어가요'는 그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있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렇지 않나? 어쨌든 우리 사회가 공부 잘하는 사람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테고, 그러다보니 다들 공부, 공부 하기 마련이다. 서천석은 "공부도 하나의 재능"(p.416)이며 "공부재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p.418)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공부하지 않는 아이를 바라보는 일은 쉽지가 않다.

 "부모의 마음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아이에게도 자신에게 맞는 길이 분명히 있다고 믿어주고, 천천히 함께 찾아가세요. 비록 그 길이 남에게 자랑할 만한 길이 아니더라도 부모는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자기 삶을 사랑하며 열정을 갖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열정이 있어야 자기 일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p.420)

스마트폰.

결론은 "자기통제력이 생긴 다음에 사줘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휴대전화를 아이에게 줘야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을 했었다. 직장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방과 후 아이의 상황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능이 적은 전화기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집에 안쓰는 스마트폰 단말기가 있어서 그것을 개통해주었다. 처음에는 별 문제 없었는데, 점점 휴대전화가 아이의 생활 속에 파고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솔직히 후회한다.


 

스마트폰은 기기 사용에 대한 자기 통제력이 어느 정도 생긴 다음에 사주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중학교 이상 연령이 되었을 때 사 주고, 그때도 아이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규칙을 정확히 한 후 사주는 것이 좋습니다.(p.569~670)

위의 조언은 스마트폰을 사주기 전에 들어야 할 조언이다. 나처럼 스마트폰을 이미 사 주었고, 아이가 스마트폰의 재미에 푹 빠져있는 상태라면, 조금 더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하다. 게임중독이 되지 않게 하려면 아이가 어떤 게임을 하는지, 전체이용가인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충분한 놀이와 시간을 주면 컴퓨터 게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우리 아이도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 때는 휴대전화를 찾지 않는다. 나는 게임중독보다 더 무서운 것이 SNS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SNS를 통해 채팅하는 재미, 그리고 야한 사진과 동영상을 접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느 날부터 자신의 전화기를 내가 옮기기 위해 손을 대기만 해도 깜짝 놀라고 뭔가 숨기는 듯한 태도를 보여 따지고 알아보았더니 채팅방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과 야한 채팅을 하거나, 그런 종류의 사진을 다운받아 저장해두고 있었다. 

 아이가 야동을 본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부모가 그 사실을 알고 있음을 명확히 알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과 느낌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P.590)

아이의 호기심 자체는 인정해주세요. 다만 음란물을 접하는 것은 마약을 접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부모로서 절대 반대한다는 것을 말해주세요. (P.591)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이를 키울 때는 부모로서의 주관과 소신을 갖고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들다. 자식이 잘못되면 사회는 1차적으로 부모와 가정의 문제에 주목한다. 그러니 부모로서는 당연히 '내가 잘못했구나'하는 죄책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부모의 죄책감은 아이에게 전달되고, 아이는 또 스스로 자신을 잘 할 줄 모르는 아이, 남보다 뒤쳐진 아이, 해서는 안 될 일은 한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악순환이다. 이 책은 읽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렇게 나쁜 엄마는 아니구나, 내 아이의 문제도 문제라기보다는 성장과정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몰라서 하지 못했던 것이니 이제는 알았으니 조금씩이라도 따라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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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7-0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도 어버이도 늘 새롭게 배우고
스스로 기쁘게 바라보면서 살아가면 되지 싶어요.
잘 하고 못 하고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누리는 하루이니까요

하양물감 2015-07-05 09:47   좋아요 0 | URL
아이가 자라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에 부딪칠 때 당황스럽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