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 - 수업론 :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 아우름 5
우치다 타츠루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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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론 : 난관을 돌파하는 몸과 마음의 자세 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가 [修業論]인데, 번역하면서 이런 제목이 붙은 것 같다. 아우름 시리즈의 앞 책들을 의미 있게 읽었기때문에 기대가 커서였을까? 일단은 이 책은 조금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었던 것 같다. 저자인 우치다 타츠루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상가, 교육가, 문화평론가라는 소개글을 읽었는데, 이 책은 무도, 즉 합기도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알고 느낀 것을 修業이라는 과정으로 보고 풀어놓았다.


수업이라는 한글만 놓고 보자면, 대부분이 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일 즉, 授業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수업은 授業이 아니고, 修業이다. 저자는 수업을 무엇을 배울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가르쳐 줄지 모르는 사람에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0장, 초보수업자를 위한 안내서를 보면, [수업이란 어떤 것이고, 어떤 목적을 위해 정비된 시스템인지, 어떤 실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수업'을 알지 못하는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 설명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p.15)으로 썼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지만, 설명이 조금 어렵다.


일단, 나는 합기도를 비롯한 무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몸의 균형을 잡고 사용하지 않는 신체기관 곳곳에 피를 돌게 하고 움직임을 주어 피로를 풀어보려는 생각에 선무도를 시작했던 적은 있으나, 무도에 대해 알고자 했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무도에 대해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저자는 무도를 배움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나를 강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반대로 자신의 '약함'에 초점을 두었다. 무도에서의 '약함'을 철학에서의'무지'와 같은 구조를 가진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무지란 무엇인가? [무지란 배우려는 것을 방해하는 힘이다](p.85) 저자의 이야기를 조금 더 살펴보자.


대다수 사람들은 학생들의 무지를 두고 지식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에게는 '배음'에 대한 근원적인 충동이 존재한다고 한다. 무지란, 배움을 저지하고 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학교교육에서 달성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무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높이려는 노력과 상대의 능력을 끌어래리려는 노력 중 후자에 더 쉽게 매료된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은 어렵고 노고와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무언가를 부수는 것은 쉬울 뿐 아니라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상대의 노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내가 이겼다는 생각을 가지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무지'가 아닌가, 배우려는 것을 방해하는 그 힘!


1장까지는 어떻게든 붙잡아보려고 이렇게 이해하면서 왔는데, 2장과 3장에 들어가면 더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저자 자신도 자신의 책이 쉽지 않음을 이야기했고, 한번이 아니라 어려번 곱씹으면서 의미를 알아가야 함을 이야기했으니,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아우름 시리즈가 쉽고 명확하게 주제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면, 솔직히 이 책은 그런 면은 많이 부족하다.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라는 제목과 책의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 것은 나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이 책은 샘터물방울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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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5-06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번역이 제대로 안 되었기 때문에
알아듣기 어려울 듯합니다.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는 책이름부터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어리석어야 잘 배운다˝처럼 적어야 번역인데, `어리석다`라는 말마디는
이 자리에 안 어울린다고 느껴요.

˝몰라야 잘 배운다˝나 ˝바보라야 잘 배운다˝고 해야 한달까요?
`어리석다`와 `모르다`는 뜻 테두리가 아주 다릅니다.

`모르는` 사람이라야 배울 수 있지만, `모르는 줄 모르`면 배우지 못하고,
`모르는 줄 알` 때에 비로소 배워요.

이 얼거리 하나만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면 ˝가르치고 배우는 길˝이 무엇인가를
슬기롭게 살필 수 있습니다...

하양물감 2015-05-06 09: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