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만45세가 된다는 샘터 4월호. 그러고보니 나보다 오래된 잡지였다. 생겼다가 사라진 잡지들이 정말 많을텐데, 45년이 되도록 이어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삶을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그 긴 시간동안 사랑받아 온 것이 아닐까.


4월호에서 눈여겨 본 것은 [그곳에 가고싶다 - 부산 신창동~초장동 일대]를 다룬 글이다. 물론 내가 사는 부산이라는 것이 가장 크겠지만, 부산에서도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그 주변이 나의 어린 시절 삶과도 맞닿아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이기도 하다.


나는 가끔, 감천문화마을이나, 산복도로 르네상스 같은 곳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때 불편하다. 누군가에게는 관광지 중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삶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다닥다닥 붙은 집들, 산을 올라가는 듯한 까고막 경사길, 차도 들어가지 않는 좁은 골목길을 보면서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까? 그들에게는 그저 오래된 향수의 공간이거나, 낯선 공간일 뿐 잠시라도 살고 싶은 공간은 아닌 것이다.


행복일기 중에 [삶도 농악도 푸지게] 라는 글도 꽤 인상적으로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대학생 때 필봉농악을 배우러 간 적이 있다. 정월대보름에 했던 임실필봉굿 축제는 나에게도 꽤 의미있는 시간으로 기억된다.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하고 또 그것을 계승하여 발전시켜나가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함을 느낀다.


한국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동흔 선생의 글도 여전히 나의 눈길을 끈다. 2006년에 채집했다는 구전설화를 읽으며 아직도 많은 이야기들이 살아있음을 본다. 궁핍하여 굶어죽을 게 뻔하던 소년의 관상이 나중에는 좋은 상으로 바뀐다. 인생이 정해져있다면, 처음부터 이렇게 살 팔자라고 정해져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관상도 인생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그냐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변하기 때문에 우리가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다. 요즘 같은 때에는 사실, 미래가 암울하여 노력도 애도 쓰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일쑤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일이 어디 그런건가? 체념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 법이다. 우리가 지금의 세상을, 지금의 정치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특집으로 다룬 담배 이야기를 읽었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금연의 의지를 불태우는 글이 있는가하면, 담배가 사람의 추억을, 현실의 허함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기도 하는 글이 있고, 비흡연가의 고충도 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계몽(?)을 위한 글만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아이에겐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글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엄마로서, 워킹맘으로서 많은 부분에 공감하였다. 소득에 따라 매겨진 높은 세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제도이지만,  자신이 낸 세금이 건강하게 사용되지 않는다면, 국가가 모두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선별적'이라는 단어를 무슨 대단한 혜택인양 이야기하는 요즘 같은 때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샘터 물방울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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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3-30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5세되었다고 지난번에 다른 이웃님께 들었지만 들을때마다 놀라운거 같아요 요즘같은 시기엔 더욱^~^ 이번호 샘터는 꼭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하양물감 2015-03-31 06:47   좋아요 0 | URL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때, 샘터 사이즈 정도의 책이 좋은 것 같아요.